나카사키현은 본토 왼쪽의 고토열도 뿐만 아니라 이키섬과 대마도도 포괄하는 비교적 큰 영역의 현이다. 그런데 주된 육지는 마치 가운데 오무라만을 중앙에 두고 바람개비가 연상이 되는 4개의 날개가 시계방향으로 도는 모습으로 나뉘어져 있다. 오무라만은 북쪽의 사카이바시 아래로 연결된 좁은 바닷길이 아니라면 육지안의 큰 호수처럼 보인다. 게다가 산지가 대부분이어서 매우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그 중 나가사키항은 카미노시마(지금은 섬이 아님)와 고야기 마치가 긴 만을 감싸듯 보호하고 있어 천혜의 항구가 될 만한 지형이었다. 그러나 나가사키가 지금같은 중요항구도시가 된 배경에는 지형적인 영향보다는 이 지역의 옛 지명인 오무라번의 번주였던 오무라 스미타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것 같다.
일본 최초의 그리스도교 세례를 받은 다이묘로서 포르투갈과의 교류와 무역 및 가톨릭의 적극 수용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로 오무라번 소속이었던 나가사키를 예수회에 장기간 사용하도록 허가해 준것이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이러한 연유로 오무라번이었던 규슈 서북쪽은 그리스도교의 교세가 가장 강한 곳으로 지금까지 남게 되었고포르투갈에 이어 네덜란드에 이르기까지 서양과의 교류를 독점하는 항구가 되었다. 대포와 조총이 들어오고 난학이 유행하게된 오무라번은 이를 토대로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막부와는 조금 의견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