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의 시
- 이해인 수녀(1945 ~ ) -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북을 쏟아 내는 오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되게 하십시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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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 - 이해인
걸음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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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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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젊은시절 수녀님의 수필집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수필집에 나오는 좋은 글 공유 해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