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가 빈약해 둘레가 줄어들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체사이즈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미용 측면에서만 쓸모 있는 게 아니다.
허리, 허벅지, 종아리 등 몸 곳곳의 둘레를 주기적으로 재면,
내가 어떤 질환에 특히 취약한지 알고 대비할 수 있다.
허벅지가 빈약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크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30~79세 약 32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허벅지 둘레가 1cm 줄어들 때마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남성에서 8.3%, 여성에서 9.6%씩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60cm 이상이면 43cm 미만인 사람보다 당뇨병 위험이 4배 낮았고,
여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57cm 이상이면 43cm 미만인 사람보다 5.4배 낮았다.
이는 허벅지에 온몸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모여 있어, 섭취한 포도당의 70%를 소모함으로써 혈당 조절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종아리 둘레로는 근감소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근감소증은 주로 노인에게 나타나는데, 노화와 운동량 감소 등으로 근육의 양과 기능이 병적으로 퇴화하는 질환이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전신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와 비례하고,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이었다.
연구팀은 키나 성별과 상관없이 65세 이상에서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인 사람은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것을 권했다.
허리 둘레로는 복부비만 여부를 알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성인 남성 90cm 이상, 성인 여성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복부비만인 사람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특히 크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높은 중성지방 수치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 등 5개 항목 중,
3개를 동시에 만족하는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지므로 다른 만성질환이 더 생기기 쉽다.
목이 굵은 사람은 심장병을 조심해야 한다.
미국심장학회(AHA)가 남녀 3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목 둘레가 3cm 증가할수록 ‘착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남성은 2.2mg/dL, 여성은 2.7mg/dL씩 감소했다.
반면, 혈당 수치는 남성에서 3.0mg/dL, 여성에서 2.1mg/dL씩 증가했다.
고밀도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고,
혈당이 높으면 혈관 벽이 손상되므로 궁극적으로는 동맥경화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