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함 가운데에서도 그 고즈넉함에 취하였던 행복한 단상
경포벚꽃잔치 강릉바우길 걷기 행사가 열리는 남항진 해변광장으로 가기위해
조금 일찍 번잡함을 피해 안목으로 걸음을 옮겼지요.
바람도 잠시 쉬어가는 솔바람다리.
그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다 멈추어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먼 산을 올려다보았지요.
산위에는 아직 잔설이 보입니다. 곧 벚꽃잔지 행사가 열리는 데도 말입니다.
눈과 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이곳이 그래서 전 참 좋습니다.
행사장에는 한 시간 전인데도 벌써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이네요.
하지만 쪼금 여유를 부려봅니다.
바다는
쏟아지는 아침햇살로 은빛 비늘 옷을 지어입고 마냥 좋은지 저 혼자 모래톱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바람은 먼 산위의 잔설에도 아랑곳없이 순하게만 붑니다.
그들의 몸짓에 편승해 걸음을 멈추고 솔바람 다리 한 가운데 드러누워
순한 바람 속에 잠깐 몸을 풀어놓아 봅니다.
쌓였던 피로가 올올이 풀려나가 흔적도 없네요.
행사장으로 갑니다.
회원님들을 그리고 행사과정을 담아보고 싶지만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사진을 찍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바우길 안내지도와 생수를 나누어주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조금 먼저 출발해 제가 오늘 안내를 해
야 할 교산다리로 이동했습니다.
조류관찰을 할 수 있는 경포 호 주변의 벚꽃이 참 곱게 피었습니다.
급하게 이동하느라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담지 못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뒤늦게 멀리서나마 한 장 담아봅니다.
경포대의 벚꽃은 호수주변보다 더 활짝 피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관노가면극을 포함한 갖가지 공연들이 펼쳐져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
하고 있었지요. 벚꽃잔치 기간 동안 공연은 계속된답니다.
행사 안내를 끝내고 장터에 마련된 부녀회 봉사센터에서 흥을 돋우는 각설이 공연을 보며 몇몇 자원
봉사자들과 동동주에 파전. 그리고 잔치국수로 뒤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물론 바보는 얻어먹었답니다.ㅎㅎ
다시 올라온 경포대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보니 바람이 오래 전 기억 몇 가닥을 끌고
호수로 뛰어듭니다.
어쩌면 호수 밑에서 부새우가 그 기억들을 잘게잘게 잘라먹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기억들은 벚꽃 잎에 매달렸다 예전 그 어느 날처럼
누군가의 품 안으로 뛰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짬을 내어 허난설헌 유적공원에 있는 허난설헌 생가 뒤안으로 갔답니다.
흐드러지게 핀 꽃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크고 작은 독.
그 위에 안다미로 쏟아지는 4월의 햇살.
장작더미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이고도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돌아서 나오는데
열어놓은 대문으로 보이지 않는 바람 같은 억 겁의 시간이 넘나들었음을 보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 어디쯤엔 내 유년의 기억 몇 자락도 끼워져 있음을...
혼잡함 가운데에서도 그 고즈넉함에 취하였던 행복한 단상을
삶의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무늬로 남겨두며..
2014.4.14 /js
첫댓글 대문으로 보이지 않는 바람같은 억겁의 시간이 넘나든다는 표현.... 입니다. 진센님 ^^어릴적 허난설헌님을 두고 한장짜리 꿈을 써 본적이 있습니다. 난설헌님이 되어...울어 보고..경포엔 고옥이 들과 어우러져 더 멋스럽습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행복한 단상 잘 읽고 보았습니다. ^^*
저 고옥 안으로 들어가면 왠지 편안해 진답니다.감수성 많은 에스더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늘 든든하게, 차분하게 바우길에서 묵묵히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스런 에스더님^^
고맙습니다. 부지런하고 착하고 이쁘신 진센님 ^^*~~~
그 와중에 사진까지..수고 많았습니다. 진센님!^^
몇 장 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겨를이 없어서...나무님의 수고에 어찌 제가 비교가 되겠는지요. 정말 애쓰셨습니다.^^*
포근함이 느껴지는 글과 그림 잘 봤습니다^^
애교만점 가야님. 덕분에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진센님 1인 5역을 맡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많이웃고,많이걷고,많이보고,많이먹고,멋진하루였습니다....
바쁜시간 쪼개어 먼걸음 하여 주셔서 감사해요.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진센님의 글을 읽노라면 옛..제인이가 수첩하나 펜한자루 달랑들고 마냥 낮선길을 걸었을때가 겹쳐지네여...다시는 그 수첩.. 들지 않으려 했는데 바우길을 걷다보니 다시 꺼내들고 싶은 충동... ㅎㅎㅎㅎ..에혀... 이젠~ 그만~..살기도 바쁜 지금...생각뿐 .. 많은것을 접으며 그렇게 사는게 정답인듯 합니다..헤에~~
때로는 접기도하고 때로는 열기도 하면서 사는게 아닌지요. 저 또한 많은 것들을 접고 산답니다.ㅎㅎ
첫댓글 대문으로 보이지 않는 바람같은 억겁의 시간이 넘나든다는 표현.... 입니다. 진센님 ^^들과 어우러져 더 멋스럽습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행복한 단상 잘 읽고 보았습니다. ^^*
어릴적 허난설헌님을 두고 한장짜리 꿈을 써 본적이 있습니다. 난설헌님이 되어...울어 보고..
경포엔 고옥이
저 고옥 안으로 들어가면 왠지 편안해 진답니다.
감수성 많은 에스더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늘 든든하게, 차분하게 바우길에서 묵묵히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스런 에스더님^^
고맙습니다. 부지런하고 착하고 이쁘신 진센님 ^^*~~~
그 와중에 사진까지..
수고 많았습니다. 진센님!^^
몇 장 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겨를이 없어서...
나무님의 수고에 어찌 제가 비교가 되겠는지요.
정말 애쓰셨습니다.^^*
포근함이 느껴지는 글과 그림 잘 봤습니다^^
애교만점 가야님. 덕분에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진센님 1인 5역을 맡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많이웃고,많이걷고,많이보고,많이먹고,멋진하루였습니다....
바쁜시간 쪼개어 먼걸음 하여 주셔서 감사해요.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진센님의 글을 읽노라면 옛..제인이가 수첩하나 펜한자루 달랑들고 마냥 낮선길을 걸었을때가 겹쳐지네여...
다시는 그 수첩.. 들지 않으려 했는데 바우길을 걷다보니 다시 꺼내들고 싶은 충동...
ㅎㅎㅎㅎ..에혀... 이젠~ 그만~..
살기도 바쁜 지금...생각뿐 .. 많은것을 접으며 그렇게 사는게 정답인듯 합니다..헤에~~
때로는 접기도하고 때로는 열기도 하면서 사는게 아닌지요. 저 또한 많은 것들을 접고 산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