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6EX6a3l4_Ws성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에스라의 나무 강단이 제공하는 성경의 어휘 연구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중요한 어휘를 하나 가지고 공부를 하겠습니다. 오늘 197번째 강의로서 연구할 것은 '디아스포라'라고 하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목사님들이나 신학생들은 많이 들었겠지만, 일반 성도님들께서는 처음 듣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 말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원래 헬라어입니다. 디아스포라의 뜻은 분산, 혹은 흩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디아스포라라는 단어는 방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헬라어 '디아스포라(διασπορά)'에서 유래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를 예전에는 헬라라고 불렀습니다. 한국 사람이 한국을 한국이라 하지만 외국에서는 코리아라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디아스포라를 로마자로 옮기면 'Diaspora'가 되며, 뜻은 흩어짐, 분산입니다. 영어로는 'Dispersion'에 해당합니다. 이 단어는 '디아스페이로(διασπείρω)'라는 동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디아(dia)'는 영어의 'through'처럼 '여기저기', '스페이로(speiro)'는 '흩다', '심다', '씨를 뿌리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디아스페이로는 '흩뿌리다', '심다', 영어로는 'disperse', 'plant'와 같은 뜻을 가진 동사이며, 여기서 파생된 명사가 디아스포라입니다.
이 단어가 성경에 딱 세 번 나옵니다. 근본 의미는 같지만 오늘날 우리가 디아스포라라고 할 때의 의미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요한복음 7장 35절에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하여 오해 섞인 이야기를 합니다.
"이에 유대인들이 서로 묻되 이 사람이 어디로 가기에 우리가 그를 만나지 못하리요 헬라인 중에 흩어져 사는 자들에게로 가서 헬라인을 가르칠 터인가"
예수님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가 오지 못한다고 하시니, 사람들이 이 사람이 어디로 가기에 만나지 못하느냐며 "헬라인 중에 흩어져 사는 자들"에게로 가겠느냐고 말한 것입니다. 여기서 '흩어져 사는 자들'이 바로 디아스포라입니다.
또 한 번은 야고보서 1장 1절입니다.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야고보는 흩어져 있는 열두 지파에게 문안하노라"
온 세상에 흩어져 있는 열두 지파를 가리킬 때 썼습니다.
베드로전서 1장 1절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에게 편지하노니"
여기서도 '흩어진'이라는 표현에 디아스포라가 사용되었습니다. 성경에 이렇게 세 번 나옵니다. 근본적인 의미는 민족이 여러 곳에 흩어져 분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사학이나 사회학에서 디아스포라라고 할 때는 본국을 떠나 외지나 타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집단, 혹은 그러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특히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땅을 떠나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살고 있을 때 디아스포라라고 부릅니다. 일차적으로는 흩어져 있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보통 디아스포라라고 하면 뒤에 유대인을 붙이지 않더라도 '흩어져 사는 유대인'이라는 뜻 통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디아스포라는 유목 생활이나 일시적인 거주지 이동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가축을 먹이려고 옮겨 다니는 사람이나 잠시 이동했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을 디아스포라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전쟁이나 재해를 만나 고국을 떠난 난민(Refugees, 보트 피플 등)이나 강제 이주(Deportation), 혹은 사민(徙民) 정책 등으로 인해 영구적 또는 반영구적으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히브리 민족이 역사상 맨 처음 디아스포라를 경험한 것은 기근으로 인해 애굽으로 이주했을 때입니다. 창세기 후반에 요셉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팔려 애굽으로 가 감옥에 갇혔다가 바로의 꿈을 해몽해 주면서 총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가나안에 기근이 들자 요셉의 형들과 아버지 야고보의 온 가족이 애굽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잠시 방문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이주한 것입니다. 야곱은 거기서 죽었고, 그 후손들은 430년 동안 애굽에서 살았습니다. 고국을 떠나 정착해 살게 된 최초의 디아스포라 경험이었습니다. 그들은 430년간 살다가 출애굽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모세의 인도로 홍해를 건너고 광야를 지나 본토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는 디아스포라를 겪지 않도록, 하나님께 순종하라고 모세를 통해 당부하셨습니다.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 모세가 마지막으로 행한 신명기 28장의 설교는 복과 저주를 선포하는 장입니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의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하지 아니하면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를 것이니" (신 28:15)
이어 25절에는 이렇게 경고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네 적군 앞에서 너를 패하게 하시리니 네가 그들을 치러 한 길로 나가서 그들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할 것이며 네가 또 땅의 모든 나라 중에 흩어지고"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면 뿔뿔이 흩어져 땅의 모든 나라 중에 디아스포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디아스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은 백성들이 당하는 징벌이었습니다.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행자지(自行自止), 즉 제멋대로 행했습니다. 누적된 불순종과 반역의 결과로 이방 민족의 지배를 받으며 유수(幽囚) 생활, 즉 포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포로는 잡아간 입장의 용어이고, 유수는 잡혀간 입장의 용어입니다.
불순종의 결과로 BC 722년 북방 이스라엘은 앗수르에 멸망하여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앗수르 왕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앗수르의 할라와 하볼과 메대 사람의 고을들로 강제 이주(Deportation)시켰고, 비어 있는 사마리아에는 바벨론과 구다 등지에서 이방 사람들을 데려와 채웠습니다. 쫓겨난 이들과 새로 들어온 이방인들이 섞이면서 사마리아는 복잡한 혼혈과 문화적 혼착을 겪게 되었습니다.
남방 유다 역시 바벨론에 의해 3차(BC 605년, 597년, 586년)에 걸쳐 바벨론으로 유수되어 갔습니다. 수만 명이 잡혀가 디아스포라가 되었습니다. 고국을 떠나 먼 이국땅에서 살게 된 것입니다.
그 후로도 유대인들은 AD 70년 로마 제국에 의해 본토에서 완전히 추방당하면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전역으로 또다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유대 민족과 그 흩어짐의 현상을 가리키는 고유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유대인에게 적용되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다른 민족이 외지로 흩어져 사는 현상에도 이 단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근대에 들어 유대인 이외의 다른 민족들도 대규모 이주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 한국인들도 세계 곳곳에 많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베트남 등지에서 정착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치적, 경제적, 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한 민족의 다수가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일이 빈번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세계 곳곳에 형성된 중국인들의 '차이나타운' 역시 중국인 디아스포라입니다.
그 외에도 1876년 전후의 그리스 디아스포라가 있고, 인도 북부에서 기원하여 페르시아와 유럽으로 이주해 유랑한 집시(Gypsy)들도 디아스포라입니다. 19세기 중엽 감자 기근 등으로 인해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대규모 이주한 아일랜드 사람들도 디아스포라의 역사입니다. 16세기부터 노예 무역으로 인해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와 유럽 등 여러 지역으로 강제 압송되어 흩어진 아프리카인들도 일종의 거대한 디아스포라입니다. 한두 사람이 가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무리를 지어 영구적으로 이동한 사례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비록 육신으로는 고국에 살고 있을지라도, 영적으로는 본향인 하늘나라에서 추방되어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영적 디아스포라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 이후 하늘 본국을 떠나 이 지구상에서 무리 지어 살고 있는 나그네들입니다. 속히 본향으로 돌아가기를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고국을 그리는 낯선 땅의 디아스포라가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디아스포라라는 단어가 사회학적, 정치학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자,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윌리엄 사프란(William Safran, 1930~2020) 교수는 집단이 '디아스포라'로 명명되기 위해 공유해야 할 특정한 조건 여섯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성경의 용어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참고로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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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유대인 디아스포라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유대인 디아스포라는 세계 어디에 살든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합니다. 언젠가는 시온으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열망을 품고 있습니다. 2500년의 역사 동안 유대인들은 오대양 육대주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유대인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고국으로 당장 돌아갈 기회나 능력이 없어서 반영구적인 나그네로 살아가지만, 영원한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잃지 않습니다.
그들은 물리적 장소로서의 고국에 갈 수 없게 되자, 정신과 신앙의 원천으로서의 고향을 붙들었습니다. 나로 하여금 유대인 되게 하는 원동력을 타국 땅에서 구한 것입니다. 그 원천이 바로 하나님의 율법(성경)과 이를 해설한 탈무드였습니다. 장소적 고향이 아닌 율법과 탈무드를 정신적 고향으로 삼아 영구히 연구하고 실천함으로써 지리적 디아스포라의 한계를 극복해 냈습니다.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 안에는 독특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세부 그룹들이 존재합니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반도 지역에 살던 유대인들을 '세파르디(Sephardim)'라고 부르며, 독일이나 동유럽 지역에 살던 유대인들을 '아슈케나지(Ashkenazim)'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흩어진 유대인 중 가장 큰 주류 무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들 나름의 강력한 신앙적 확신과 신학적 주장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거주지에서 또다시 박해와 추방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재이동하면서 이중, 삼중의 디아스포라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당장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갈 기약이 없는 반영구적 나그네 신세였지만, 언젠가는 메시아가 나타나 자신들을 온전히 구원하고 본향으로 인도해 주시리라는 소망만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어디서 살든 히브리어 언어를 보존하고 구약 성경을 버리지 않았으며, 문화와 역사와 신앙을 자손들에게 철저하게 교육하고 전수해 왔습니다. 떠나온 본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타향에서 살아가는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신앙적 열정은 대단한 것입니다.
오늘 공부한 내용을 요약하겠습니다. 디아스포라는 본토나 고국을 떠나 타국에 흩어져 거주하는 현상과 사람들을 뜻하며, 성경에는 요한복음, 야고보서, 베드로전서에 총 세 번 등장합니다. 본래는 역사 속에서 애굽, 바벨론, 유럽 등지로 흩어진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용어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한국인, 중국인, 아일랜드인, 아프리카인 등 고향을 떠나 외지에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다양한 민족의 이주 현상에도 사용됩니다. 유대인들은 율법과 탈무드를 정신적 고향 삼아 메시아를 기다리는 신앙으로 지리적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늘 본향을 그리워하며 이 땅을 살아가는 영적 디아스포라입니다. 본향을 떠나 타향에서 살아가는 나그네의 심정을 담아 시 한 편을 읊어 드립니다.
우리는 하늘 본향을 바라보며 이 땅에 정을 붙이지 말고 나그네(길손)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흩어진 나그네들을 모두 불러들이실 주님의 재림의 날에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도록 영적인 준비를 합시다. 우리가 비록 이 땅의 디아스포라일지라도 하늘 고국을 바라보며 승리하는 백성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197번째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른 소중한 단어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핵심 요약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