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烟鎖瑤空鶴未歸 연쇄요공학미귀 안개가 하늘을 잠가 학은 돌아오지 않는데 桂花陰裏閉珠扉 계화음리폐주비 계수나무 꽃그늘에 사립문은 닫혔구나. 溪頭盡日神靈雨 계두진일신령우 시냇가엔 종일토록 신령스런 비 내리고 滿地香雲濕不飛 만지향운습불비 온 땅에 향그런 구름 축축해 뜨지를 못하네. +++++++++++++++++++++++++++ 해설: 비운의 여인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 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시가 참 아름답습니다. 안개가 자욱하여 하늘이 잘 안 보이는 것을 안개가 하늘을 잠갔다 했습니다. 자주 보이던 학이 보이지 않으니 돌아오지 않았다 한 것 같고요. 계수나무 꽃그늘에 사립문이 닫혔다는 말도 참 멋집니다. 하루 종일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렸나 봅니다. 잔뜩 습기를 머금고 있는 안개구름이 땅으로 깔려 온 땅이 안개에 덮였습니다. 이것을 구름이 축축해 무게 때문에 위로 뜨지 못한다고 한 것 같습니다. 이 시와 같은 아름다운 시를 많이 남긴 난설헌은 27살의 나이로 요절했습니다. 곡자(哭子)라는 시를 ‘에세이설법’란 ‘허난설헌의 슬픔’ 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ㅡ지안스님 강설 ========================= 안개가 하늘을 잠가 학은 돌아오지 않는데 계수나무 꽃그늘에 사립문은 닫혔구나. 시냇가엔 종일토록 신령스런 비 내리고 온 땅에 향그런 구름 축축해 뜨지를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