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머리 스타일은 변화무쌍 하였다.
18살 남들 빡빡 머리일때, 보컬인가 그룹인가 한다고 비틀즈 흉내를 낸 더벅머리였다.
당시 더벅머리는 가히 획기적이었다.
일반인들 스타일은 지금의 북한사람처럼 밑둥 훤한... 그리고 포마드 바른 하이칼라가 유행일 때니까.
내 머리를 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곱지않았다. 누구든 한마디씩 했다.
(머리가 그게 뭐냐, 이발 좀 해라)
(이거.. 이발 한건데요.)
(아니, 돈만주고 머리도 안깎고 온거야?)
왜들 그리 더벅머리를 혐오 하는지....왜 어른들은 비틀즈 스타일을 모르는지...
그로부터 수년후... 급기야 더벅머리는 유행이되었고 박대통령의 단발령(단속)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때 나는 입대를 하여 오랜시간 군에서 짧은머리로 보내고 전역을 하여 40 채 안된 나이에 다시 머리를
길렀다. 예전처럼 더벅머리로 기른것이 아니라 뽀글뽀글 퍼머 머리였다.
맥주로 머리를 감아 약간 갈색빛이 도는 퍼머 머리....일명 사자머리였다.
그러다가 퍼머도 귀찮아 이발도 안하고 내버려 두었더니 이외수님 스타일이 되어버렸다.
그때 별명이 도사....등 까지 내려온 묶은 머리는 말꼬리가 되었고 수염은 산신령이었다.
젊은 나이에 머리도 희끗희끗하니 사람들은 도저히 내나이를 짐작하지 못했다.
그땐 부친이 생존해 계실때라, 부친 친구분들이 우리집에 놀러오시면 아버지께 묻곤 하였다.
(아랫방에 있는 저 노인네는 누구여?)
아버지는 껄껄껄 웃으시며 (내 아들일세) 하셨다.
해서, 아버지와 마주 식사하기도 미안하고.... 말총머리에서 염소똥머리로 바뀌었고 수염도 다듬어 콧수염만
남겨 조금은 단정해진 모습으로 변했다.
점점 나이가 들어 그 스타일도 시들해져 콧셤만 남기고 머리는 빡빡 밀어버렸다.
그야말로 빛나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머리통이 이뻐서 빡빡머리도 괜찮네)하였다.
또 한동안 내버려두면 길고 길면 또 자르고..... 우여곡절 돌고돌아 평범한 대머리에 콧셤 남자가 되었지만
참으로 내 머리 스타일은 시련을 많이 거쳤다. ㅎㅎㅎ
요즘, 날씨도 갑자기 더워지고 이발하는것도 귀찮아 다시 빡빡으로 밀었는데 동네사람들은 나를보고 "스님"이라고
놀린다. 생긴생김이 스님상이라나.....
머리감기 편하고 관리하기도 수월하니 당분간 스님머리를 고수 하련다.
그래도 콧셤은 미련이 남아 밀지못하고 머리만 율 브린너 스타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