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 일시: 2022년 5월 28일 (토)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남령 - 칼날봉 - 월봉산 - 수망령 - 금원산 - 동봉(왕복) - 현성산 - 문바위 - 금원산자연휴양림 주차장
o 산행거리: 19.5km (도상거리: 16.5km?)
o 소요시간: 9시간 반
o 월봉산 지명도: 블랙야크 명산100+
o 현성산 지명도: 블랙야크 명산100+
o 금원산 지명도: 산림청 '숨겨진 우리산 244', 한국의 산하 인기명산 174위
o 지역: 경남 함양, 거창
o 일행: 좋은사람들 산악회
o 트랙:
▼ 코스지도
오랜만에 무박산행을 따라 나섰습니다.
월금기현...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을 넘어 현성산까지 경남 함양과 거창에 걸쳐있는 300대 명산 4개를 넘는 코스입니다.
유명한 황거금기 종주는 해봤지만 월금기현은 처음 듣는 코스이기도 하고 ^^
출발은 남덕유산 아래 37번 국도상의 남령에서 시작합니다.
새벽 3시반... 남령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 있고...
예상은 했었지만 시작부터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입니다.
곳곳에 밧줄을 잡아야 하는 암릉구간도 있고...
칼날봉은 좌측 아래로 우회합니다.
우회하여 올라선 곳에 이정표가 있는데 칼날봉 정상은 이곳에서 100m 우측에 있는 모양입니다.
어둡기도 하고 위험하다고 하니 당연 패스~~ ㅎㅎ
칼날봉은 이름처럼 뽀족한 암봉인데, 본래 이름은 수리덤이었다고 하네요.
월봉산 산행에서 이곳 칼날봉을 백미라고 할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는 평가도 있답니다...
칼날봉 갈림길을 지나도 크고 작은 암릉은 계속됩니다.
초반인데 벌써부터 숨도 가파오고 다리도 후덜거리고ㅋ
여명이 밝아오면서 주변도 실체를 드러냅니다.
어두워 보이지 않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날이 밖으면서 눈앞으로 보이는 암릉이 사뭇 위협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세찬 바람까지 몸을 흔들어 대니...
일출시간에 맞추어 전망좋은 암릉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맛에 무박산행을 다니기도 하지요^^.
수묵화를 찍어낸 듯한 산그리메를 뚫고 솟구치는 붉은 태양...
우리 모두의 행복과 행운을 빌어봅니다.
일출을 감상한 후 사방도 함께 둘러봅니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칼날봉으로 이어지는 곳곳에 암릉구간이 보이고,
그 뒤로는 남덕유산에서 삿갓봉과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능선이 하늘에 걸여 있습니다...
월봉산까지는 다시 오르막과 조릿대 군락지를 거쳐야 합니다.
중간에 암봉이 하나 나오고 월봉산 정상은 조금 더 전진해야 하네요...
월봉산에 도착했습니다.
봉우리가 달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월봉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블랙야크 명산100+ 리스트 하나를 지웠네요^^
들머리 남령에서 월봉산까지는 3.6km의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쉽지 않은 코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월봉산을 지나면 내리막길의 큰목재능선...
도중에 대로마을 갈림길과 노상마을 갈림길을 지나갑니다.
남령에서 월봉산까지 구간과는 달리 이곳은 그냥 숲길입니다.
조릿대가 많이 보이네요...
노상마을 갈림길을 지나 조릿대길을 따라 비탈길을 올라서면 거망산과 수망령으로 이어지는 안부, 큰(살)목재에 도착합니다.
우측은 거망산과 황석산 방향이고,
좌측은 수망령과 금원산 그리고 기백산 방향입니다...
큰(살)목재에서 약 1.3km의 내리막길을 내려선 곳이 수망령입니다.
쉼터 정자도 있고, 정자에서 북쪽으로 100m 정도 가면 수망령 약수터도 있구요.
대부분 이곳 수망령에서 잠깐 휴식과 요기를 하면서 후반전을 준비한답니다.
수망령은 북쪽의 월성마을과 남쪽의 유동마을을 연결하고 있는데, 이곳까지 차가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금원산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수망령 해발고도가 대략 890m이고, 금원산 정상이 1353m이니 약 450m정도를 치고 올라가야 하네요.
수망령에서 금원산 정상까지는 약 2.3km인데, 초반 오르막을 제외하면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하지만 정자에서 쉰 것을 몸이 기억하는지 오히려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지네요ㅉ
금원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세상이 다시 열립니다.
건너편으로는 거망산에서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이고,
조금 고개를 돌리면 지나온 월봉산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보입니다.
저곳 백두대간 상의 남덕유산에서 남령과 월봉산을 거쳐 이곳 금원산까지는 진양기맥 구간이기도 합니다.
진양기맥은 금원산에서 기백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황매산과 한우산으로...
진양기맥 종주도 버킷리스트중 하나인데 제대로 시작을 못하고 있네요ㅠㅠ
아침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금원산 정상에는 산객 한명 보이지 않습니다.
일행들은 앞서 갔거나 뒤에 따라 오고 있을테고...
할수없이 셀카로 인증합니다.^^
[금원산 유래] 금원산의 본래 이름은 '검은 산'이었다. 옛 고현의 서쪽에 자리하여 산이 검게 보인데서 유래되었다.
이 산은 일봉(一峰), 일곡(一谷)이 모두 전설에 묶여 있는 산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옛날 황금원숭이가 매우 날뛰는 바람에 한 도승이 그를 산중턱에 있는 바위(猿巖)속에 가두었다고 하며, 그 바위는 마치 원숭이 얼굴처럼 생겨 낯바위라고 했는데, 음이 바뀌어 납바위라 부르게 되었다... (산아래 안내판)
금원산에는 유안청폭포, 자운폭포, 한수동계곡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소와 담이 많는데,
이태의 남부군에서 "5백여명의 남부군이 남녀 모두 부끄럼도 잊고 옥같은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알몸으로 목욕을 했다"는 곳이 여기이라고 한답니다...
이곳에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쭉 직진하여 기백산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좌측으로 빠져 현성산으로 갈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일단 직진하여 200m정도 떨어져 있는 금원산 동봉으로 가봅니다...
금원산 동봉에는 돌탑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가야산과 지리산 방향의 조망이 좋은데 오늘 오전은 습도가 높아서...
한동안 잠잠하던 세찬 바람이 금원산 전체를 흔들고 있구요.
만약 직진하여 기백산으로 가면 금원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한후 현성산은 다시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는 부담이 있으므로
오늘은 미답지인 현성산을 택했습니다. 기백산은 이전에 다녀오기도 했고...
현성산 방향의 등로는 금원산 정상으로 되돌아와 지재미골이라는 이정표 방향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금원산 정상에서 현성산까지 도상거리는 5km 정도, 해발고도차는 약 400m 정도 됩니다.
그래서 금원산 정상에서 수승대 갈림길까지 약 4km는 시원하게 쭉~ 내려갑니다.
등로가 있긴 한데 이곳으로 산행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모양이네요.
산죽외에는 별 볼거리도 없고, 해묵은 낙엽만 잔뜩 쌓여 있는...
두군데의 금원산자연휴양림 갈림길을 뒤로 하고 계속 직진하면 현성산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현성산이 가까워지면서 등로는 다시 바위와의 싸움이 시작되고...
금원산에서 쭉~ 내려왔으니 현성산은 다시 올라가야 겠지요.
오메 슬슬 힘들어 집니다....ㅋ
수승대 갈림길을 지나갑니다.
현성산 산행을 금원산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여 이곳에서 수승대로 빠지는 코스를 이용하는 산객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소 거친 암릉구간이 이어집니다.
좌우로 내려다 보이는 수직벽에 오금이 저리기도 하고 ㅋㅋ
발바닥이 아파오는데...
눈앞에 나타난 큰 바위가 등로를 막아 섰습니다.
바위를 뛰어 넘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어째 등로가 보이질 않습니다.
좌측은 아예 길이 없고, 우측의 수직암벽에는 발을 걸칠 만큼의 크랙이 보이는데 설마 이것이 등로??
주변을 살펴보니 수직암벽의 우측 아래로 시그널과 등로가 보입니다.
당근 암릉을 우회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졸졸 따라 내려갔다가 이곳에서 대형 알바를 했네요ㅠㅠ
우측으로 보이는 등로를 따라 내려갔더니 어느순간 등로가 사라졌습니다.
암릉아래로 암릉구간을 통과하며 어떻게든 등로와 접속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숲속을 헤쳐나갔는데...
햐... 45도 이상되는 낙엽쌓인 비탈을 헤쳐가자니 이곳에서 심신이 탈탈 털려 버렸습니다.
되돌아 갈수도 없고, 비탈과 낙엽과 바위와 좌충우돌하며 겨우 등로와 접속했는데 서문가바위 한참 아래였습니다.
도대체 정상등로는 어떻게 이어져 있을까요?
암릉 위에서 본 좁은 크랙이 등로라면 밧줄 같은 안전장치와 안내판이 보완되기를 바래봅니다.
아무도 없는 위험지역에서 '안전제일'을 되내이며 우회길을 찾으려고 했다가 몸도 마음도 시간도 다 놓쳤답니다...ㅠ
생고생을 했는데 정작 현성산의 명물 서문가바위를 지나쳐버린 셈이라 할수없이 빽(bak)하여 서문가바위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서문가바위에 도착하고 보니 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은 커다란 바위덩어리의 일부라 괜히 힘만 뺏다는 생각이 드네요ㅎ
서문가 바위는 지재미골 농가에서 바라보면 마치 연꽃이 피어올라, 하늘을 떠 받치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바위를 마을사람들은 서문개바위 또는 생알봉, 향일봉(向日峰)이라 부른다고 하며, 또 모양새가 연꽃모습 같다 하여 최근에는 연꽃봉이라고도 하는데 높이 3~4m 가량인 우람스런 바위들이 높고 서고 앉으면서 한 곳에 모여 있는 모습입니다...
[서문가바위 전설] 옛날 서씨(西氏)라 부르는 한 남자와 문씨(門氏)라 하는 남자 두 사람이 한 여인을 데리고 현성산 향일봉에 올라 난리를 피해 살았다. 여자는 두 남자와 살면서 아이를 얻었으나 두 남자 가운데 누구의 아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의논 끝에 두 남자 성을 합친 이름 서문씨(西門氏)로 부르기로 하였다. 훗날 사람들은 이 곳을 두개의 성씨가 합쳐진 서문씨가 태어난 곳이라 하여 서문가 바위라 불렀다. (펌)
한편 지재미골은 옛날 원나라에서 온 공민왕비 노국대장 공주를 따라와서 감음현(위천면)을 식읍(食邑)으로 받아 살았던 이정공 서문기(理政公 西門記)의 유허지로 그 자손들이 공부하던 곳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펌)
알바를 하면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다리를 너무 뻗댓는지 쥐가 나려고 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이렇게 현성산 정상을 목전에 두고 제법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현성산 정상으로 가면서 뒤돌아보니 서문가바위의 형체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까이에서 봐야 좋은 것이 있는 반면 이렇게 멀찌감치 떨어져야 제대로 보이는 것도 있지요^^
현성산 정상부에 올라서니 거창 위천면 일대가 제대로 내려다 보입니다.
그 뒤로 수도산에서 가야산으로 그리고 가야산에서 비계산을 거쳐 오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쾌하게 다가오고...
현성산 정상은 뽀족한 암봉입니다.
나무데크계단을 딛고 올라서니 산성의 대문같은 정상석이 반겨줍니다.
이곳 함양과 거창을 대표하는 산들의 정상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네요.
그 아래에 아담한 예전 정상석도 보이구요^^
현성산(玄城山)은 검은색 화강암반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검고 성스럽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거무시'라고도 한다. 산아래 기재미골에서 바라보는 정상은 아름답게 핀 연꽃송이에 비한다. (정상석 뒷쪽 안내판)
검다는 의미에서 현성산은 감뫼, 검산, 검무성, 거무시 등으로도 불린다.
좁은 공간이지만 현성산 정상도 독차지입니다.
독방의 여유를 즐기며 사방을 둘러봅니다.
조금 전 생고생했던 서문가바위 뒷편의 암릉도 눈여겨보고
금원산과 남덕유산도 짚어보고
오늘 오르지 못한 기백산도 둘러보고...
현성산 정상에서 직진하면 미폭방향이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문바위 방향입니다.
오늘은 문바위를 구경해야겠습니다^^
현성산 정상에서 문바위까지는 약 1.5km의 거리입니다.
가파르게 미끄러져 내려가면 산 중턱 곳곳에 엄청난 크기의 암석들이 여러개 보입니다.
여러개의 바위들이 뭉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된 통바위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네요.
이곳만의 특이한 자연생태 같습니다...
등로 끝까지 내려가니 우측에 작은 기와집이 보이는데 그 뒷편으로 약 50m 올라가면 가섭암지 삼존마애불상이 있습니다.
등로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여차하면 놓치기 십상입니다.
삼존마애불상은 커다란 바위굴 속에 자리잡고 있구요...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 금원산 북쪽 골짜기 큰 바위굴에 새겨진 마애불이 잇다. 가섭사지 뒤의 돌계단을 오르면 바위굴이 있고 안쪽 남향 방향에 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삼존불의 부분을 삼각선으로 그어 구획하고, 가운데는 보주형으로 다듬어 세분의 부처를 새겼다.... (중략)... 아래의 가섭암 자리는 1770년대까지 절이 있었는데, 지금도 당시의 것으로 보이는 몇개의 석재가 남아 있다... (안내판)
삼존마애불상관리시설인 기왓집 아래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가 문바위입니다.
아래로 내려와 바라보니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네요...
문바위는 신라시대의 고찰이었던 가섭사의 입구에 있다하여 '가섭암'이라고도 하며
고려말의 충신인 달암 이원달 선생이 망국의 한을 달랬던 바위라 하여 '순절암', '두문암' 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문바위는 마고할멈의 전설을 가지고 있고, 단일암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바위라고 합니다. (안내판)
문바위에서 금원산자연휴양림까지는 도로가 이어져 있습니다.
대형버스 주차장은 제일 아래에 있네요...
금수산자연휴양림속에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지만 출입금지 지역입니다.
허락이 된다면 저곳 선녀담에 당장이라고 뛰어들고 싶은데....^^
[선녀담 전설] 아득한 옛날 천상의 세 선녀가 금원산에 목욕을 하러 내려왔다. 물은 맑고 고왔다. 주변의 경치도 아름다왔다. 차고 시원스런 물속에 잠기고 보니 오랜만에 해방된 기분이었다. 바삐 천상으로 돌아갈 시간마저 잊고 목욕을 즐겼다. 마침내 ㅅ 선녀는 하을로 올라갈 시간을 놓친 것이다. 할수없이 선녀담 바위속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영원히 바위가 되어버렸다. 선녀담의 세 선녀바위는 나무꾼과 선녀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지며, 여자가 이곳에 목욕을 하고 소원을 빌면 아기를 낳게 된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안내판)
이렇게 미답지였던 명산100+ 월봉산과 현성산 두군데를 접수했습니다.
도상거리는 약 16~17km인데, 구경하고 사진찍고 또 알바로 왔다갔다는 했지만 실제거리가 19.5km나 나오다니...
때이른 무더위에도 월금기현을 종주한 산우님들 대단하십니다.
나는 무리하지 않겠다고 기백산을 빼먹었는데 현성산에서 오히려 크게 덜미를 잡혔으니...
이 또한 추억이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