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菖蒲歌1(창포가1: 창포 노래)
- 謝枋得(사방득 1226-1289) 字는 君直. 號는 疊山(첩산). 南宋 弋陽(익양) 사람.
宋末 文天祥과 함께 進士가 되어, 江東提刑 등을 거쳐 江西招諭使知信州가 되었다.
信州까지 元兵에게 陷落되자 妻子는 모두 元兵에게 잡혀 갔고 자신은 이름을 바꾸어
福建 일대에 숨어 지냈다.
뒤에 元나라 世宗에게 잡혀 벼슬을 강요당하게 되자 스스로 음식을 끊고 죽었다.
文人들이 文節이라 私諡하였다.
그는 陸象山 系列의 學者로, 여러 가지 學術的인 著書도 남겼다.
그의 詩에는 옛날을 생각하며 現在를 슬퍼하는 沈痛한 것들이 많으며,
[疊山集] 5권이 있다.
菖蒲歌: 창포 노래. 菖蒲는 물가에 나는 풀로 泥菖蒲(이창포), 水菖蒲, 石菖蒲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읊고 있는 것은 石菖蒲임. 石菖蒲는 水石 사이에 자라는 名品임.
有石奇峭天琢成(유석기초천탁성)이오,
기이하게 솟아난 돌 있는데 하늘이 쪼아 만들어 놓은 것이요,
奇峭: 기이하게 솟아난 것. 峭는 산이나 바위가 솟아 있는 것. 석창포 곁의 돌과 바위를 형용한 말임.
有草夭夭冬夏靑(유초요요동하청)이라.
싱싱한 풀 있는데 겨울이고 여름이고 푸르르네.
夭夭: 싱싱한 모양.
人言菖蒲非一種(인언창포비일종)이니,
사람들이 말하기를 창포는 한 가지만이 아니라 하며,
上品九節通仙靈(상품구절통선령)이라.
상급의 것은 줄기 한 치 사이에 아홉 미디 있고 신선에 통달케 한다네.
上品九節: 上級의 品種은 줄기 한 치 사이에 아홉 개의 마디가 있다.
晉 嵇含(혜함)의 [南方草木狀]에 ‘菖蒲는 番禹(번우: 廣東省 縣 이름) 동쪽에 계곡 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난다.
모두 한 치에 아홉 개의 마디가 있다.
安期生이 이를 복용하여 神仙이 되어 가버리고, 옥신발만 남겼다 한다’ 하였다.
通仙靈: 신선과 신령에게 통하게 되다. 신선이 되게 하다.
異根不帶塵埃氣(이근부대진애기)하고,
특이한 뿌리는 먼지나 티끌 기운 띠지 않고,
孤操愛結泉石盟(고조애결천석맹)이라.
외로이 지키는 절조는 샘과 돌 곁에 자랄 약속 맺기 좋아한다네.
孤操: 외로운 절조. 고고한 지조.
泉石盟: 샘물과 돌과 맹약을 맺다. 석창포가 물과 돌 옆에 잘 자람을 뜻함.
明窓淨几有宿契(명창정궤유숙계)라,
밝은 창 앞 깨끗한 책상과는 옛 부터 인연이 있으나,
明窓淨几: 밝은 창 앞의 깨끗한 책상.
宿契: 오래된 약속. 오래된 인연.
花林草砌無交情(화림초체무교정)이라.
꽃 피는 숲속이나 풀 우거지는 섬돌 가에는 가까이 할 정 없다네.
草砌: 풀 우거진 섬돌.
無交情: 사귈 정이 없다. 가까이 하고픈 심정이 없다.
夜深不嫌淸露重(야심불혐청로중)하고,
밤 깊어 맑은 이슬 되어 내리는 것 싫어하지 않고,
晨光疑有白雲生(신광의유백운생)이라.
아침햇살 비치면 휜 구름 피어나는 듯 느껴진다네.
嫩如秦時童女登蓬瀛(눈여진시동녀등봉영)에,
부드럽기는 秦始皇 때 숫처녀가 蓬萊 瀛州 오를 적에,
嫩: 부드러운 것. 여리고 싱싱한 것.
秦時童女: 晉나라 때의 숫처녀. 秦始皇은 동해 가운데 三神山이 있다는 말을 믿고 徐市로 하여금 童男童女 數千 名을
데리고 가서 不老草를 구해 오도록 하였다.
蓬瀛: 蓬萊와 瀛州. 方丈과 함께 三神山의 이름.
手携綠玉杖徐行(수휴녹옥장서행)이라.
손에 녹옥 지팡이 들고 천천히 걸어가는 듯하네.
綠玉: 綠柱石 또는 綠寶石이라고도 하는 옥돌 이름.
瘦如天台山上賢聖僧(수여천태산상현성승)이,
마르기는 天台山 위의 성현 같은 스님이,
天台山: 浙江省 天台縣 북쪽에 있는 험하고 높은 산.
漢나라 때 劉晨과 阮肇가 약초를 캐러 갔다가 그곳에서 仙人을 만났다 하며,
隋나라 智者大師는 그 곳에서 수양을 하여 天台宗이란 佛敎의 一派를 열었다.
休糧絶粒孤鶴形(휴량절립고학형)이오.
곡기 끊고 살아가는 외로운 학 형상일세.
休糧絶粒: 양식을 멀리하고 곡식을 끊다. 곧 곡기를 끓는 것.
勁如五百義士從田橫(경여오백의사종전횡)에,
힘 있기는 5백 명의 의사들이 제나라 전형을 따를 적에,
勁:굳센 것. 힘센 것.
田橫: 秦나라 말엽 齊나라 임금 田榮의 아우. 項羽와 劉邦을 상대로 싸우며 제나라를 지탱하다 齊王이 됨.
漢나라가 楚를 멸하자 田橫은 부하 5백여 명을 이끌고 바다 속 섬으로 들어가,
漢高祖가 불러도 응하지 않다가 마침내는 모두 자살하였다 한다.
英氣凜凜摩靑冥(영기름름마청명)이오.
영기 름름하여 푸른 하늘에 닿을 듯할 적 같네.
凜凜: 싸늘한 모양. 위엄 있고 대단한 모양.
摩靑冥: 푸른 하늘을 어루만지다. 푸른 하늘에 닿다.
淸如三千弟子入孔庭(청여삼천제자입공정)에,
맑기는 3천명의 제자들이 공자님 집 뜰에 서있을 적에,
孔庭: 공자의 집 마당.
回琴點瑟天機鳴(회금점슬천기명)이라.
顔回의 琴과 曾點의 瑟이 天理를 따라 자연스럽게 울리는 듯하네.
回琴點瑟: 공자의 제자인 안회가 타는 금과 증점이 타는 슬.
[논어] 선진 편에 증점이 슬을 타는 애기가 보이나, 안회가 금을 타는 애기는 [장자]에 보일뿐이다.
天機鳴: 하늘의 이치가 움직임대로 울리다.
堂前不入紅粉意(당전불입홍분의)요,
창포가 있는 집 앞에는 여자의 붉은 연지와 흰 분 기미가 묻어들지 않고,
紅粉意: 붉은 연지와 흰 분을 바른 여자의 氣味.
席上嘗聽時書聲(석상상청시서성)이라.
창포 있는 자리에선 [詩經] [書經] 읽는 소리 들리는 게 보통이네.
怪石篠簜皆充貢(괴석조탕개충공)이니,
괴상한 돌과 가는 대 굵은 대로 모두 공물에 충당되었으니,
怪石篠簜: 淸州에서 나는 옥 비슷한 특이한 돌과 揚州에서 나는 가는 대(화살대)와 굵은 대.
篠: 조릿대 조, 簜: 왕대 탕
充貢: 貢物에 충당되다. 공물은 각 지방에서 조정에 바치던 그곳의 특산물.
此物舜廊當共登(차물순랑당공등)이라.
이 석창포도 순 임금 궁정엔 당연히 공물로 함께 올랐었으리라.
舜廊: 옛 舜임금의 궁전. 廊은 宮殿의 곁채를 가리킴.
神農知已入本草(신농지이입본초)나,
신농은 이를 잘 알아 일찍이 [본초] 속에 넣었으나,
神農: 태곳적 三皇중의 한 사람. 처음으로 모든 풀을 맛보고 醫藥을 마련했다 한다.
本草: 神農이 지었다는 [本草經] 3권. 藥材에 관한 가장 오래된 책이라 한다.
靈均蔽賢遺騷經(영균폐현유소경)이라,
굴원은 현명함이 가리워져 이소에서 읊는 것을 빠뜨렸네.
靈均: [楚辭] 離騷의 작자인 屈原의 字.
遺騷經: 離騷에서는 언급을 빠드리다.
騷經은 離騷經의 생략. 屈原은 이소에서 모든 香草를 동원하여 聖人君子에 비유했는데,
菖蒲는 한 번도 인용하지 않았다.
幽人耽翫發仙興(유인탐완발선흥)하고,
숨어사는 사람이 석창포에 빠져 즐기게 되면 신선의 흥취를 말하게 되고,
耽翫: 지나치게 좋아하며 즐기는 것.
方士服餌延脩齡(방사복이연수령)이라.
방사들이 이를 복용하면 길게 수명 연장 시킨다네.
方士: 方述, 곧 仙道를 닦는 사람.
脩齡: 긴 壽命. 長壽.
彩鸞紫鳳琪花苑(채란자봉기화원)이오,
석창포는 여러 채색의 鸞새와 자줏빛 鳳새가 노는 琪花瑤草의 정원 같기도 하고,
彩鸞紫鳳: 채색의 난새{봉황새의 일종)와 자주빛 봉새. 창포꽃의 아름다움을 비유한 것.
琪花苑: 琪花瑤草로 가득한 庭園.
赤虬玉麟芙蓉城(적규옥린부용성)이라.
붉은 虬龍과 玉 麒麟이 노는 芙蓉城 같기도 하네.
赤虬玉麟: 붉은 규룡과 옥빛 기린. 창포의 줄기와 뿌리의 아름다움을 비유한 것.
芙蓉城: 연곷이 많은 신선이 산다는 성 이름.
上界眞人好淸淨(상계진인호청정)하니,
하늘 위 세상의 선인들은 맑고 깨끗함 좋아하니.
見此靈苗當大驚(견차령묘당대경)이라.
이 신령스런 석창포 싹 본다면 당연히 크게 놀라리라.
靈苗: 신령스런 풀 싹. 석창포를 가리킴.
我欲携之朝太淸(아욕휴지조태청)하니,
나는 이를 갖고 太淸宮을 찾아가려 하노니,
太淸: 道家의 三千境 중의 하나인 太淸宮.
瑤草不敢專芳馨(요초불감전방형)이라.
瑤草란 향기로운 향기를 자기 혼자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네.
玉皇一笑留香案(옥황일소유향안)하고,
玉皇上帝께서 웃으시며 향기로운 책상 위에 두었다가,
玉皇: 여러 神仙을 다스리는 玉皇上帝.
錫與有道者長生(석여유도자장생)이라.
올바른 도 닦은 이에게 내려주어 不老長生케 하리라.
錫: 주는 것. 賜와 같은 뜻.
人間千花萬草儘榮艶(인간천화만초진영염)이나,
인간세상의 천 가지 만 가지 화초 아무리 아름답고 곱다 해도,
儘: 다할 진
榮艶: 꽃 피고 고운 것.
未必敢與此草爭高名(미필감여차초쟁고명)이라.
반드시 감히 이 풀과는 고상한 이름을 다투지는 못하리라,
解說:
여기에서 읊은 石菖蒲는 ‘겨울이나 여름이나 푸르다’ 했으니 南方植物임에 틀림없고, 언제나 水石 곁에 자라는 蘭 비슷한 풀인 듯하다. 石菖蒲의 特性이나 빼어난 모습이 잘 描寫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