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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26호 은평문학 8부 평론부문 - p.370~ 385/
공무원문학 평론 외 김경수 평론부문에서 발췌
신앙의 모태에서 피어난 사랑, 그 역사의 길항(拮抗)의식
-이삭빛 시집 <우분트(UBUNTU)>를 읽고
金 京 秀 (詩人 ․ 文學評論家)
. 시인의 눈
매화 가지에 꽃망울이 터졌다.
올봄은 기온 이상으로 보름 정도나 앞서 꽃들이 만개했다. 생태계가 온통 혼란스럽다 보니 현재를 사는 모든 사람 또한 적응하기 여간 곤란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연이 보여주는 위대함보다 우리 인간들이 파괴해 놓은 현실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빛의 속도 만큼 빠르게 다시금 부메랑 되어 되돌아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새봄은 왔다. 목적지 없이 그냥 무작정 떠나도 좋을, 눈길 닿는 풍경만 보아도 배가 부를 그런 봄기운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자연의 위대함과 오묘함이 싱그러운 생명체를 잉태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인의 눈은 눈부시다.
인간이 저지르는 죄악의 껍질을 벗겨 내고자 이 따사로운 봄날 시인은 기도한다. 현실을 극복하고 인간 내면의 나약함을 이겨내기 위한 한계 앞에 서서 비로소 인간은인간다워지는 존재가 아니던가―
내 인생은
어둠의 뿌리에서
씨앗으로
이어진 미로를
더듬거려 올라가는 것
숨 막히는 터널을 뿌리로
잘라내듯 걸러내는
오로지,
적막함만이 주어진
내 평생을
좁은 길로 무사히
네게 걸어가는 것
말하지 못할 죄악의 껍질을
가슴 끝에서 벗겨내고
빛을 향해
싹틔우는 것
가장 겸손할 때
가장 크게 쓰임 받는
아픔을 이겨 낸
고귀한 이름
따뜻한 미소로 부활하는 기도
-「봄」전문
자연과 공존하는 경이로움에 봄을 통해 바라보는 자아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화자는 위 시에서 “ 좁은 길로 무사히/네게 걸어가는 것” 이라 한다. 이는 화자의 내면에 의식화되어 있는 신앙적 사상이 시인의 삶 속에서 빛을 향해 싹을 틔우고 그 아픔을 이겨낸 고귀한 이름이 범사에 감사함이기에 가능하리라 보는 것이다. 또한 봄은 순수한 진리를 깨치고 성찰의 경지를 향해 기도하는 좁은 문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좁은 문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도 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파드닥 날갯짓하는 소리에
그대의 첫날임을 알았습니다
가만히
아주 조용히 하늘을
여는 소리에
내 눈도 그대의 눈 속에
가닿은 것을 알았습니다.
아! 오묘한 그대의 떨림이
온몸으로
따뜻해집니다.
태초에 대지가 울리듯
나 또한 당신으로 인해
첫 생을 열 듯
아름다움으로
살고 싶습니다.
빛이 내려앉은
당신의 뜻깊은 자리가 오늘부터
모든 이의 가슴속에도
축복입니다.
-「진달래」 전문
인간의 원초적 기다림은 늘, 우리들 가슴속에 삶의 불꽃을 피우는 외로움이자 떨림으로 다가오는 축복인 것이다. “태초에 대지가 울리듯” 이란 창조의 원초적 모습으로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시인의 기도로 보아도 무방치 않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원초적 사랑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화자의 모호한 갈등과 그 갈등의 해소라는 모순의 통합이 감동적 경험으로 진달래를 보면서 깨달음을 얻는 존재의 영적 생명력의 노래라 아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땅 아래에서 흘린 눈물이
달이 되었다
달이 보낸 편지는
어젯밤 기도가 되었다
오늘은 어떤 내용이
실려 있을까?
네 모든 게 내 속에 있는데
궁금해지고 보고 싶다.
-「달」 전문
예술은 인간을 위로하는 데서 위대함을 발휘한다면, 시는 진실에서 얼굴을 보인다고 할 것이다. 인용한 시에서 “땅 아래에서 흘린 눈물이/ 달이 되었다.” 다함은 자신을 말하는 고백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공간적 이미지로의 달이다.
그달은 시인의 시가 되고 기도가 된다. “ 네 모든 게 내 속에 있는데/궁금해지고 보고 싶다.” 화자는 달빛을 보면서 자기 삶의 모습과 치열한 생활을 영위하는 진실의 감동을 스스로 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궁금해지고 보고 싶기는 필자 또한 매한가지기에-
시인의 사랑
시인의 첫 번째 시집에서 필자가 인용한 글을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있었다. “ 마중물과도 같은 사회적 관심과 성찰에 대한 성숙미-이를테면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것이니라’라는 기독교적인 말씀”이라는 인용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목 놓아 부르던 아버지의 깨진 소리마저
그리워지는 날
술고래 왕고집 아버지는
햇볕 가득 싣고 온 신이화를 만난 후
길을 나셨지.
차디찬 박봉이 싫어서도 아니고
잔소리 왕소금 엄마 때문도 아닌데
그 앙상했던 가지에
햇살 깨지는 눈부신 소리를
얹으시고 술 한 모금까지도 끊으신
새로운 걸음.
술 마시던 그 열정보다
더 붉은 얼굴로 사랑을 쏟아내시는 아버지
잔잔한 빛이
강물처럼 길이 되는 손길로
생생한 아가의 태동을 쓰다듬으시며
아버지의 겨울 인생 한 자락 구수히 내미는
모악산에 피어날 아버지의 셋째 딸
-「신이화」전문
시인의 사랑은 시인의 영혼이면서 그의 삶의 동반자의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서 신이화란 목련꽃이 피기 전에 나오는 봉오리를 말하는데, 그 봉오리가 진정한 노동에서 얻어지는 땀의 의미를 알고 하나의 희망의 꽃으로 활짝 만개하여 불편부당한 사회와 불공정에 대한 현실을 고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즉 노동 빈곤층에 대한 시인의 사회적 관심과 성찰에 대한 성숙미가 담겨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시인의 사회적 관심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영혼이 빠져나가듯
세상의 나락으로 미끄러질 때
얼음 밑에 갇혀 있는 물을 보아라.
갇혀 있다고 다 갇혀 있더냐?
아무리 매서운 겨울도
봄을 그리는 마음 흔들림 없다면
굳센 사랑 앞에
눈 녹듯 굴복하리니.
사랑이여,
지옥까지라도 가보자
땅 끝까지라도 가보자
이 세상 너와 함께라면
온 세상이 새로운 길인 것을
온 세상이 천국인 것을.
영혼이 빠져나가듯
세상이 눈바람 속에 흔들릴 때
사랑이여, 눈치 보지 말고 춤을 추어라
흔들린다고 마음마저 흔들리더냐?
-「너와 함께라면」 전문
이삭빛의 사랑은 희망이고, 어둠을 불사르는 빛이다. 그래서 지옥까지도 함께 가보자는 정신적 흔적을 표출한 점에서 대단히 고백적이다. 갇혀 있는 얼음 밑의 물, 매서운 겨울, 지옥, 땅끝의 모습에서 체득한 시인의 의식은 어느새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우분트’ 하는 존재로 사랑을 맞이하기 위한 작심의 신념이 깊어지고 있다는 데서 시인의 사랑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큰가를 읽을 수 있다.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제목도 ‘우분트(UBUNTU)’다 참 특이하다. 이 말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적 관심과 성찰에 대한 성숙미’가 두 번째 시집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시 말해서 ‘우분트(UBUNTU)’ 란 반투족 말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이란다. 즉자적으로 풀이를 하자면 함께 행복하고 함께 슬퍼하자는 공동체를 적 삶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말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여 더 유명하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저자의 서문에 나와 있다. 그의 작품 하나를 보도록 하자.
비가 옵니다.
저 하얀 웃음이
비에 젖었습니다.
하나님도 모르는 비밀이
빗속에서 선명해집니다.
억누름으로는
감출 수 없는 사랑
봄의 우체통이
젖가슴처럼 볼록 튀어나와
사랑을 속삭입니다.
봄은 사랑입니다.
마음으로 주는
하얀 숨소리입니다.
푸른 종소리입니다.
봄비는 오늘도 사랑을
스캔 중입니다.
하나님께
붙일 우표를 몇 번이고
가슴에 품는
절대고독입니다
-「목련」 전문
하나님도 모르는 비밀이 빗속에서 선명해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순수한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눈에 보인다는, 사랑하기 위해선 절대고독이 필요하다는 화자의 인식에 하나님의 진리인 사랑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시인의 몸부림일 것이다. 시대와 사회가 어떻게 바뀐다 해도 화자의 가슴에 녹아 있는 원리는 하나님의 사랑이고 그러한 깨달음은 그의 간절한 소망으로 다가온다. 그 사랑은 분명 혼자만의 사랑이 아닌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우분트의 사랑일 것이다. 함께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누며 가는 길이 그의 신앙의 길이라면 그의 문학적 길은 그러한 사랑을 고차적으로 승화하는 길이라 생각해 본다.
날아 본 기억은 없어도
매일 하늘을 향해 날고 있습니다.
소리 내 운 적은 없어도
매일 꿈을 향해 눈물 흘리는
아픔 견디어냈습니다.
바람처럼 흔들리지 않아도
포근한 눈꽃처럼 그대를
안을 수 있는 마음 갖고 있습니다.
언제나
어떤 모습으로 든
오시옵소서.
유한의 시간 저편
천년의 마음가짐으로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하늘을 담고서
그대를 향한 사모곡 정지된 듯
눈빛에 키워내겠습니다.
-「꿈꾸는 새 -솟대-」전문
시인은 하늘의 소리를 듣고자 그곳을 향한 날갯짓을 매일 시도하고 있다. 날갯짓하지 않는 새는 날 수 없듯이 시인 또한 그가 소원하고자 하는 그 길을, 속울음을 삼키며 그 고난의 길을 가고 자 하는 꿈 꾸는 새가 된다. 비록 날 수 없는 나무로 만든 솟대이지만 화자는 그 새를 자아와 동일시하는 외롭고 고독한, 사랑의 신앙적 일체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할 것이다.
꿈꾸는 새 솟대는 이삭빛 시인의 담담한 의지가 담긴 수채화 같은 정경이다. 아련한 모습으로 연상되기도 하지만 그의 확고한 날갯짓에 대한 정신은 천년의 마음가짐으로 귀결되고 있다.
역사의 길항(拮抗)의식
이삭빛의 두 번째 시집에서 만나는 역사성은 반성에서 그 근거를 제시하면서 다른 하나는 작가의식의 시대정신과 사회적 현상이라는 차원으로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작금(昨今)에 자신이 보고 느낀 역사성에 대하여 한층 높아진 성찰의 모습으로 독자들 앞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기에-
이를테면 편협한 종교적 생각에서 보편적인 길항(拮抗)의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일 터, 시인의 눈길이 머무는 곳에서 역사의식이 포착되는 것은 화자의 가슴 속에 항상 신앙의 모태 적 아름다움이 잠재되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는
봄이 오는 길목 따라
모든 이가
평화로운 자태로 걷게 하소서.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일본이 눈물로 고백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봄비 맞으며
꽃피울 준비로 분주하게 하소서.
이제는 모든 이가
봄의 향을 맡을 시간,
아베의 비틀어진 입이
봄이 오는 종소리에
피를 토하며 고백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온 세계 거리거리마다
푸른 새싹으로 돋아나게 하소서
-「독도」 전문
요즘처럼 두 나라 사이에 이상기류가 흘렀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아직도 일본은
군국주의적 야심을 버리지 못하고 우리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생떼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부터 우울해진다. 시인 또한 이러한 정신적 울분을 기도로 승화시키고 있다.
시인에게 다가오는 역사적 울분을 따스한 기도로 변용하는 숭고한 의미는 현대를 살아가는 시인에게는 진리에의 모순이고 쓸쓸한 삶의 모습일 터이다.
눈이 오지 않는가?
눈에 대해 경례를 하자
술을 마시든
그림을 그리든
사랑을 하든
기도를 하든
그냥 지나치는 일은
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오늘 넌 내게 취하고
난 네게 취하라는
하늘이 내려 준
천상의 숲 오목대,
너와 나의
눈이 내린다.
눈에 대해 경례를 하자
영혼이 쏟아지는
눈 앞에서 하얀 영혼,
그 이상을 쏟아 붓자.
-「눈 내리는 오목대에서」 전문
그의 역사성은 어떤 경우라 해도 역사의 진실은 불변이라는 시인의 길항의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주에 있는 오목대(梧木臺)는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가던 중 이곳에서 승전 잔치를 베풀었던 장소 알려져 있듯이 화자는 이곳에서 시화전 행사도 하고 시 낭송회도 한다. 그러면서 그의 역사 인식은 오목대 시인이라는 꼬리표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늘 넌 내게 취하고/난 네게 취하라는/하늘이 내려 준/천상의 숲 오목대” 이처럼 민족의 역사는 오늘과 내일의 시간 속에 분명하고 또렷하게 우리의 현실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의 서문을 잠시 보면 “ 과거의 편협한 종교 관념에 얽매여 고상한 일에만 가담하려 했다면 이제는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상처와 싸워야 한다 해도, 푸른 글 밭으로 생활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가꿔 나가려 한다.---중략, 시집을 내는 이유도 왜곡된 역사 관념을 바르게 인식하고 시를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마음의 가치를 열 것이라는 우분트의 정신으로 출간하고자 한다.”라고 대단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아름다운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역사 인식에 대한 시들을 간략하게 보도록 하자.
“바다의 장군은 이순신요 육지의 장군은 황진이라/세종임금 시절/청백리요 영의정을 지닌 황희 정승 5대손, 황진 장군”-<왜란 구국의 명장-황진 장군 1연 1~3행>이 시는 1592년 임진왜란 이치 전쟁 당시 전주성을 침공하려 했던 왜장 고바야가와 다가가게를 물리친 황진 장군의 이야기를 역사성에 근거하여 노래하고 있다.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등잔불과도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주성을 지켜 낸 역사의 장을 뒤돌아보는 시인의 간절함이 묻어나고 있다. 다음 시에서도 화자는 자신의 고향을 지 지켜낸 장수들이 아직도 공신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역사적 편향이 갖는 흐름을 마냥 맡겨두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스스로 위안으로 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들아, 사랑하는 나의 조선의 아들 승서야/꽃길만이 꽃길이더냐?/국운이 불행하여 적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은/신하 된 몸으로 촛불을 밝히는 것/나의 죽음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니/이 아비의 시신은 빛이 되어 걸으리라/이 아비의 시신은 물이 되어 흐리리라/이 아비의 시신은 영원히 피가 되어 끓어오르리라 -<정담 장군의 마지막 편지 2연 후반부>
위 인용 시 또한 역사 인식에 맞춰진 글로써 임진왜란 당시 웅치 싸움을 주도하고 정신적 대승을 거둔 정담 장군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으로 나라를 구하는 의지를 다지는 내용이다. 이삭빛 시인이 참고로 보내준 자료에 의하면-
“권율(權慄) 장군께서 말씀하시길 “세상 사람들이 내가 주도한 행주(幸州)싸움이 공(功)이 크다고 하나 사실은 전라도(全羅道) 웅치(熊치)싸움을 주도한 정담(鄭湛)의 공(功)이 가장 크고, 다음이 행주싸움이다. 그가 1000명도 안 되는 약한 군사를 이끌고 10배가 넘는 대적을 맞아 잘 싸우다 죽었고, 그러므로 조선이 보전되었으니 어찌 그 공이 적다 하겠는가? ”라고 하셨다”
라는 잘 알려지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역사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시인의 의지가 서려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삭빛 시인이 시집 서문에서 말한 “과거의 편협한 종교 관념에 얽매여 고상한 일에만 가담하려 했다면 이제는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상처와 싸워야 한다. 라는 시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 -조선무과-’, ‘이애미 주 논개’ 등의 시를 통해 시인의 역사성이 어디 있는지를 가름하기에 충분했다.
나가면서
그렇다면 왜 이리도 이삭빛 시인이 역사적 인식에 대하여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울분일 수도 있고,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인의 역사의식이 저변에 강하게 작용하고, 진행되는 것에 대한 재발 방지 차원의 의식적 고양(高揚)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무심코 간과했던 그늘에 가려졌던 역사와 보고 듣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던 사실들에 대한 국가나 사회가 진실을 밝히고 드러냄으로써 진정한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는 현실임을 강하게 상기시킨 시집 ‘우분트(UBUNTU)’ 가 출간되는 날은 저러한 역사의식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여름보다 더 뜨겁게 이삭빛 시인의 가슴을 먼저 데울 것이다.
김경수 프로필
시인, 문학 평론가
종합문예지 『착각의 시학』 발행인 겸 주간. 한국착각의사학작가회 대표
사) 한국시인협회이사. 사)한국문인협회 이사, 감사, 위원장 역임.
사)한국통일문인협회사무총장 역임. 사)국제PEN한국본부 문화정책,기획위원, 이사 역임.
시민예술대학문예창작반 지도교수. 詩끌리오창작아카데미 지도시인. 김기림문학상 운영위원,
저서: 시집 <기수역의 탈선>외 8권 외 평론 <상상의 결이 청바지를 입다>등
수상: 한국농민문학상, 제6회 한국문협작가상, 대한충효대상(문학부분)/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