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기성전에서 단 두 명뿐인 우승자 간의 대결. 3연패를 노리는 2ㆍ3기 대회 우승자 최정 9단(왼쪽)이 1기 대회 우승자 김다영 3단을 꺾고 4기 대회 결승에 올랐다.
제4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준결승
최정, 김다영 상대로 162수 불계승
연말의 국내 여자바둑계는 '최정 시즌'이다. 11월 초에 프로여자국수전 사상 최초로 4연패를 달성했고, 중순에는 중국여자을조리그에서 4년 연속 '퍼펙트'와 함께 자신의 기록을 32연승으로 연장했다.
지난달 29일 바둑리그에서 신민준 9단에게 패하기 전까지 한 달 넘게 16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가장 아쉬웟던 성적은 현재 중국 기사 간의 결승3번기를 앞두고 있는 오청원배 세계여자대회의 16강전에서 일본의 우에노 아사미 3단에게 일격을 당한 것.
여자국수전 4연패에 빛나는 최정 9단이 여자기성전 3연패를 향한 도전에 박차를 가했다. 12월 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준결승에서 김다영 3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2시간 30분, 162수 만의 불계승.
▲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 올해 50승째(23패)를 올리면서 64승(7패)의 신진서 9단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다.
출발은 김다영 3단이 좋았다. 적극적인 작전을 펼치면서 최정 9단을 공격했다. 바둑TV 송태곤 해설자는 "준비한 작전이 중후반까지 맞아떨어졌으나 골인하는 길을 가지 못했다"면서 "딱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고 평했다.
"작전, 포석. 판의 운영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하변과 우하귀의 계산력에서 큰 착오가 나왔다"는 것. 국후 최정 9단도 수긍하면서 "초반 상대 진영에 들어간 다음에 흑이 두터워지고 백대마가 몰리면서 나빠졌다. 나중에 중앙을 먼저 두게 되어서는 만만치 않아졌다고 봤다"는 감상을 전했다.
김다영은 여자기성전의 초대 챔프. 당시 최정을 8강에서 누르고 우승까지 내달렸다. 최정은 그때 패한 후 김다영에게 4연승을 거뒀지만 여자리그 3승과 여자국수전 1승. 여자기성전에서는 2017년 11월에 당했던 8강전 패배를 3년 만에 설욕한 것이다.
▲ 여자랭킹 11위 김다영 3단. 국내 최초 '친자매 동반 4강'을 이뤘던 김채영-김다영의 결승전은 무산됐다.
결승전을 벌일 상대는 김채영-조혜연의 승자. 84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최정 9단은 3위 김채영 6단에게 15승4패(2연패 중)로, 9위 조혜연 9단에게 5승2패로 앞서 있다. 결승전은 14일부터 3번기로 진행한다.
누구를 만나고 싶느냐는 중계석 질문에 "진부한 대답을 드릴 수밖에 없다"는 최정 9단은 "조혜연 사범님과는 결승에서 붙어본 기억이 없어서 재미있을 것 같고, 김채영 선수와는 결승을 많이 두었지만 둘 때마다 재미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43명이 참가한 예선전, 시드 4명이 가세한 16강 본선토너먼트, 결승3번기의 단계로 진행하는 제4기 여자기성전의 우승상금은 국내 여자개인전 사상 가장 많은 3000만원이다.
▲ 3연패에 도전 중인 최정 9단의 여자기성전 총 전적은 13승1패.
▲ 김다영 3단은 1기 우승, 2기 8강, 3기 8강, 4기 4강 성적을 남겼다.
▲ "결승에 올라갈 때마다 좋고 이번 대회는 본선 첫 판부터 우역곡절이 많았기 때문에 뭔가 기쁘다. 결승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