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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2011년 3월 21일 하나의 의미 있는 기사를 내보냈다. Katy Steinmetz 기자가 쓴 ‘동물영웅 톱10(Top 10 Heroic Animals)’이 그것이다. 이 기사에서 맨 처음 1번으로 꼽힌 영웅적 동물은 토고(Togo)라는 이름의 썰매개였다. 토고가 영웅적 동물 중에서도 가장 윗자리에 올리게 된 배경을 기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화이트아웃(white-out) 폭풍 속을 264마일(425㎞)이나 내달린 그의 여정은 가장 길었고 위험한 사운드해협을 가로지르는 험로도 포함했다. 그곳에서 그는 얼음물 위를 용감하게 헤엄쳐 다니며 팀과 운전자를 구했다. 토고, 경의를 표한다.”라고. /> 토고는 1925년 1월 알래스카에 몰아친 전염병 디프테리아의 혈청을 눈폭풍과 결빙으로 고립된 '놈'이라는 소도시로 수송해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시베리안 허스키’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12살로 고령이었다. 과학자들이 인간의 나이에 대비시켜 만들어놓은 표에 따르면, 인간의 나이로는 69세~77세에 해당하는 노인인 셈이다. 놈(Nome)은 알래스카의 서쪽 베링해에 인접한 작은 마을로 북극권(Arctic Circle)에서 2도만큼 남쪽에 위치해 있었다. 당시 놈에는 455명의 알래스카 원주민과 975명의 유럽 정착민들이 살고 있었다. 토고는 이곳에 살던 노르웨이 출신의 레온하르트 세펄라(Leonhard Seppala)의 썰매견 대장이었다. |
월트 디즈니의 영화 <토고(Togo, 2019)>는 바로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스크린에 옮긴 감동 모험영화다. 에릭슨 코어(Ericson Core) 감독의 연출과 윌렘 데포(Willem Dafoe)가 주연한 이 영화는 토고가 어린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를 비추면서 1925년의 영웅적인 혈청 수송과정을 알래스카의 겨울이라는 모진 환경을 배경으로 스펙터클하게 보여준다. 다른 형제들보다 훨씬 약골로 태어난 토고는 그 때문에 주인의 눈 밖에 나지만, 타고난 생존본능과 붙임성을 발휘해 꿋꿋하게 살아남는다. 토고는 크림색, 검정색, 회색 무늬가 있는 짙은 갈색이었고 얼음처럼 푸른 눈을 가졌다. 조금씩 몸집이 커감에 따라 쇠약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말썽꾸러기가 되어 갔다. 세펄라는 이런 토고를 못마땅하게 여겨 두 번이나 다른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지만 토고는 주인에게로 되돌아온다. 토고는 세펄라와 그의 썰매견 팀들과 헤어지는 것을 거부했고, 헛간에 가두어 놓거나 입양 보내졌을 때조차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탈출을 감행했다. 골치 아픈 장난꾸러기 토고는 세펄라가 팀을 꾸려 훈련을 할 때마다 팀을 괴롭혔다. 세펄라는 토고를 진정시키기 위해 썰매견 맨 뒷자리에 묶었다. 결국 얼마 안 가 토고는 루스키라는 이름의 개와 선두 자리를 나눠 가졌고, 곧이어 그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썰매개의 자질이 없다고 여겨지던 토고가 사실은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과 통찰력, 지능과 체력, 충성심 등을 두루 갖춘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 된 세펄라는 그때부터 토고를 맨 앞자리에 세워 썰매견 전체를 이끄는 대장으로 삼는다. |
세펄라는 이런 토고를 못마땅하게 여겨 두 번이나 다른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지만 토고는 주인에게로 되돌아온다. 토고는 세펄라와 그의 썰매견 팀들과 헤어지는 것을 거부했고, 헛간에 가두어 놓거나 입양 보내졌을 때조차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탈출을 감행했다. 골치 아픈 장난꾸러기 토고는 세펄라가 팀을 꾸려 훈련을 할 때마다 팀을 괴롭혔다. 세펄라는 토고를 진정시키기 위해 썰매견 맨 뒷자리에 묶었다. 결국 얼마 안 가 토고는 루스키라는 이름의 개와 선두 자리를 나눠 가졌고, 곧이어 그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썰매개의 자질이 없다고 여겨지던 토고가 사실은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과 통찰력, 지능과 체력, 충성심 등을 두루 갖춘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 된 세펄라는 그때부터 토고를 맨 앞자리에 세워 썰매견 전체를 이끄는 대장으로 삼는다. 베링 해의 시워드반도 남쪽 해안에 있는 놈은 겨울이면 바다도 얼어붙어 배로는 접근이 불가능했다. 또 엄청난 눈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비행기의 접근도 어려웠다. 이 기간 동안 나머지 지역과의 유일한 연결고리는 시워드항에서 놈에 이르는 938마일(1,500㎞)의 이디타로드 트레일(Iditarod Trail)뿐이었다. 비행기나 배가 이 고립된 마을에 도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위험한 땅을 가로질러 혈청을 운반하기 위해 여러 팀의 썰매개들을 이용하기로 결정되었다. 알래스카 중부에 있는 네나나(Nenana)에서부터 릴레이식으로 놈까지 혈청을 운송하는 것이었다. 놈 마을에서는 최고의 썰매팀이었던 세펄라가 가기로 했다. 1월 27일 아침 일찍 놈을 출발한 세펄라와 토고는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1월 31일 샥툴릭(Shaktoolik) 외곽에서 헨리 이바노프(Henry Ivanoff)와 접선에 성공해 혈청을 건네받았다. |
돌아오는 길은 더 험하고 위험했다. 폭풍은 더 거세졌고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노령인 토고의 체력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파도로 얼음이 깨져 위험천만한 사운드해협을 건넜다. 다시 화이트아웃 폭풍에 휘말려 앞을 볼 수 없게 된 세펄라는 모든 것을 토고에게 맡긴다. 결국 토고는 해안가에 있는 로드하우스로 팀원들을 이끌어 죽음을 막았다. 이로 인해 토고도 탈진해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른다. 혈청은 다른 썰매팀에게 넘겨졌고 무사히 마을까지 도착한다. 마을에 혈청을 전달한 마지막 주자는 군나르 카센(Gunnar Kaasen)과 대장견 발토(Balto)였다. 마을에 있던 신문기자는 이들을 영웅시하는 기사를 미국 전역으로 보내면서 세펄라와 토고의 영웅담은 묻히고 만다.
이 기사로 발토는 뉴욕 센트럴파크에 동상까지 세워졌다. 2011년 타임지가 “결국 마을을 구한 것으로 인정받는 개는 발토지만, 그는 우연히 마지막 55마일을 달렸을 뿐이다. 그 일의 가장 큰 몫을 한 썰매 개는 토고였다.”고 정정하기까지는 무려 86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미국 본토만 몰랐을 뿐이지 알래스카의 썰매꾼들은 토고가 마지막으로 남긴 새끼들을 서로 입양해가려고 다투었다. 1925년의 영웅적 활동을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925년 디프테리아 혈청을 전달하기 위해 20개의 썰매 팀이 참여했는데, 19개 팀은 평균 31마일의 거리를 달렸다. 오직 세펄라와 토고의 1개 팀만이 264마일의 거리를 달린 것이다. 동상까지 세워진 발토가 달린 거리는 다른 팀들의 평균보다는 조금 높았지만 토고의 여정에 비하면 1/5 수준에 불과했다. |
▲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주인공 세펄라와 토고
[출처] 영화 [토고(Togo, 2019)] ; 썰매 개와 인간의 숭고한 휴머니티|작성자 레오베베
https://awriter.blog.me/221753582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