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오일간의 이어진 연휴를 말로만 듣던 역귀성을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갈 걱정에 몸과 마음이 분주해진다.
장시간 승차가 불가피 하기에 승용차 뒷좌석에 요를 깔고 베개를 준비하여 옆으로 누워 가실 수 있게 하고 연휴 전날 출발 계획을 교통정체가 되면 더 힘드실 것같아 일정을 당겨서 전전날 역귀성에 나서기로 하고 준비물을 챙기며 아내의 빈지리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해마다 명절때면 포항에 내려왔던 동생들이 올해 설날 생각지도 못한 아들들과 며느리를 앞세워 동생들도 접근성이 용이한 서울근교 동생 집에서 모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역귀성 제안에 잠시 침묵 후, 좋아 그렇게 하자. 라고 기꺼이 동의를 하였다.
자식들과 동생들이 멀리 포항까지 오고 가는 것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내가 이동하는 것이 좀 더 낫겠다는 생각에서다. 떨어져 사는 형제들과 아들 며느리가 다들 교통체증 없이 쉽게 오갈 수 있는데 여러사람들의 장거리 귀성길을 내가 굳이 고집 피우고 반대할 이유가 없지않은가.
그렇게 말로만 듣고 TV뉴스에서나 듣던 역귀성이 결정되었고 그런 발상의 전환과 실천이 오히려 어른 노릇을 하는 거라는 자아도취적 자부심이 생겨났다.
다행히 교통정체 없이 한 번의 휴게소 휴식후 목적지까지 무난하게 도착할 수 가 있었다.
사흘이 지난날 오랜만에 집안 가득한 기름 냄새에 시차를 두고 도착한 아들들과 며느리 동생 가족들과 둘러 앉아 가족끼리 서로의 안부와 감사함을 나누는 대화에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IT업계에 종사하던 미국 시민권자인 조카딸이 한국에서 근무를 발령받아 이번추석에 함께 하게되어 반갑고 기쁜 마음을 나누던중 허기진 배 먼저 채우자는 조카의 성화로 미리 준비한 고기와 각종 전들이 차려지고 알콜이 들어가자 갑자기 시끌벅적 말들이 많아진다.
가족이라도 명절에 세대간에 덕담을 해주고 부담스러운 말은 삼가하는게 좋은데 간혹 명절때 모여서 듣고 싶지않은 지나친 간섭으로 서로 마음 상한 채 명절 연휴를 보내는 가족들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어본 저로서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으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명절의 연휴가 있어 가족이라는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는 기회도 주어지고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도 같아서 그것으로 만족하며 감사했습니다.
이례적인 늦더위 탓에 여름날씨 같이 더운 여름추석이란 말을 할 정도로 습하고 더운 가운데 추석날 근처 성당에서 아내와 아버지를 위한 추석 합동 위령미사 신청을 하고 그곳 성당 교우들과 위령기도를 먼저 바친 후 추석 합동 위령미사가 있었습니다. 포항에서도 지금 같은 예식이 진행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공동체 안에서 공감대가 함께 하리라는 느낌으로 미사를 마치고 돌아와 이제 하나 둘 떠나야 하는 아쉬운 작별의 손을 흔듭니다.
첫댓글 연로하신 어머님 모시고 먼 길 다녀오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것 같네요. 바쁘신 중에도 가족과의 즐거운 이야기 나눠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가족은 많은 시간동안 희노애락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을 같이하는 소중한 존재로 지켜주고 챙겨 주며 일깨워 주는 공동체라 할 수 있습니다.
착한 아들이시고 , 좋은 남편이시고 , 따뜻한 아버지시네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내리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 않을까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남편으로서 효자 성당에 효자 없고 황금 성당에 황금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저는 불효자 입니다.~
베드로님의 따뜻한 마음과 가족들의 훈훈하고 아름다운 명절 모습을 볼 수있는 예쁜글 올려주셔서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모처럼 전체 가족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부푼 기대를 갖게 하지만 따뜻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