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메밀 / 月福
전에 살던 집은 하얀 메밀밭이었지요
봉평장터에서
호미와 낫을 사고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곤
당나귀를 타고 푸른 달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죠
봉평장터의 예스러움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메밀꽃 필 무렵 그즈음에
달빛에 젖은 메밀밭이 제일 푸르렀고
하얀 메밀꽃이 으뜸이었지요
몇 해 전 우리는
붉은 메밀밭으로 이사를 했어요
그곳은 맑은 물이 흐르는 동강 변이었지요
밤이슬에 붉은 메밀이 젖고
별이 빛나는 밤에 붉은 메밀이 반짝이고
아침 햇살에 붉은 메밀이 찬란히 빛났죠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어보였는데
한 해 두 해 지난 후
익숙해지고 친해져서 받아들임이 자연스러워졌죠
메밀 하면 떠오르는 생각 하나
붉은메밀
동강 변에 자라나
우아하고 고상해 보이는 것은
동강이라는 상징성과
무게 있는 존재감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들을 붉은 메밀이라 부르죠
생각을 바꾸면 새로움이 보이고
새로움은 또 다른 도전과 성취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가는 힘입니다
일상의 다름은 큰 것에 있지 않고
작은 변화의 실천과 도전에 있음을
붉은 메밀에서 배우죠
모든이에게 축복을♡
♡月福 詩人💕
카페 게시글
박월복 詩人
붉은 메밀
박월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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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1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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