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로라는 오명이 붙은 거가대교 통행료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부산시가 내년부터 거가대교 통행료를 휴일에 한해 20% 할인하기로 한 데 이어 정부도 거가대로를 고속국도로 승격해 통행요금을 낮추기 위한 용역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부산시·경남도, 승용차 통행료 20%인하
부산시와 경남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소형차(승용차)와 중형차 거가대교 통행료를 각각 20% 할인하는 시범운영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할인으로 승용차는 1만원에서 8000원, 중형차는 1만5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통행료가 각각 낮아진다. 다만 통행료 할인은 평일(하루 평균 1만9000대)보다 차량 운행이 많은 토·일·공휴일 등 휴일(하루 평균 약 3만대)에만 적용된다.
이미 할인을 받는 경차(5000원)·대형차(2만 원)·특대형차(2만5000원)는 제외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거가대교 운영사측과 협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거가대교를 포함한 거가대로를 고속국도로 승격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하기 위한 용역비 3억원이 반영됐다.
거가대로, 고속국도 승격 검토 용역 착수
“거가대교를 포함한 거가대로 고속국도 승격을 위한 용역비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최종 반영됐다”고 27일 밝혔다.
한번 지날 때마다 승용차 기준으로 1만원을 내야 하는 민자 도로인 거가대교 통행요금을 국도로 승격해 5분의 1수준인 2000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이 용역의 목적이다.
“그동안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요구가 계속됐는데 이번에 정부 예산에 관련 용역비 3억원이 편성되면서 앞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체계적인 연구용역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련 용역을 거쳐 거가대로가 고속국도로 승격되면 통행료는 재정도로 수준인 2000원 이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가대교, 전국서 통행료 가장 비싼 다리
거가대교는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 8.2㎞의 왕복 4차로다.
2010년 12월 14일 민간자본 1조4397억원과 국비와 지방비 등 8788억원 등 총 2조3185억원을 들여 개통했다. 다리를 개통하면서 부산~거제 운행구간이 140㎞에서 60㎞로 줄고, 통행 시간도 통영을 경유하지 않아도 되면서 승용차 기준으로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줄었다.
그래서 개통 초기만 해도 기름값 등 물류비 절감 효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전국에서 가장 비싼 통행료 때문에 운전자 부담이 커지면서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거가대교는 승용차 기준 1만원을 내야 하는데 1㎞당 1220원꼴로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국 유료도로를 통틀어 가장 비싸다. 국내 재정고속도로 평균 통행료의 7.7배, 민자로 건설된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9.5배 수준이다.
2019년 초부터 화물차는 한 달에 평균 200만~300만 원대 통행료를 내는 것이 알려지면서 ‘통행료 반값 인하’ 운동이 일었다. 그 결과 2020년 1월 1일부터 거가대교 대형 화물차 통행료가 2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특대형 차종 통행료도 3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5000원이 내렸다. 하지만 소형차와 중형차 통행료 부담이 여전해 인하 요구는 계속됐다.
장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