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0번째 생일을 맞은 BMW M이 특별한 모델을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프랑크 반 밀(Frank Van Meel) BMW M 사장이 자신의 SNS에 위장 랩을 뒤집어쓴 3.0 CSL 오마주 모델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M4 CSL을 밑바탕 삼은 모델로, 지난 2015년 등장한 CSL 오마주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일부 반영할 예정이다.
앞모습에서는 키드니 그릴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기존 M4 CSL과 달리 위아래 길이를 줄이고 좌우 폭을 살짝 넓혔다. 그릴 안쪽에는 무광 블랙으로 마감한 메시 패턴을 넣었다. 앞 범퍼는 기존 M4 CSL보다 부드럽게 다듬었다. 범퍼 좌우엔 동그란 공기 통로를 뚫었다.
뒷모습은 CSL 오마주 콘셉트카의 특징을 물려받았다. 뒤 범퍼로 자리를 옮긴 번호판과 사다리꼴 모양 리어 디퓨저가 좋은 예다. 원형 3.0 CSL처럼, 지붕과 트렁크 위에는 고정식 리어 윙을 달았다. 범퍼 아래 양쪽엔 배기구 네 개가 자리한다.
차체 곳곳에는 BMW M의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 트렁크와 앞 펜더엔 6단 수동변속기를 암시하는 ‘6MT FTW’를 적었다. 뒷 범퍼와 펜더, 도어에는 ‘Insanely Epic(미친 듯이 치명적)’, ‘Too Powerful(너무 강력해)’, ‘Are you bold enough(당신은 충분히 대담한가요)’, ‘I like it rare(희귀한 게 좋아)’라는 메시지를 붙였다. 위장 랩엔 그동안 BMW M이 선보인 모델의 사진을 담았다.
구체적인 제원 성능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씨넷>은 ‘오마주 모델은 M4 CSL의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들어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참고로 M4 CSL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543마력, 66.2㎏·m다. 최고속도는 시속 307㎞, 0→시속 100㎞까지 3.6초 만에 가속을 마친다.
BMW는 3.0 CSL 오마주 모델을 11월부터 단 50대 한정 생산할 예정이다. 정확한 이름과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 오토리티>는 ‘3.0 CSL 오마주 모델은 75만 유로(약 9억9,518만 원)로 나올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BMW 3.0 CSL은 어떤 차?
BMW 3.0 CSL은 지난 1972년 등장했다. M 브랜드 최초의 모델로 1968년 출시한 E9을 밑바탕 삼았다. 태어난 이유는 하나. ‘유러피언 투어링카 챔피언십(European Touring Car Championship, 이후 ETCC)’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3.0 CSL의 핵심은 ‘경량화’. 가뿐한 몸놀림을 위해 차체를 얇은 강철로 빚었다. 도어와 보닛, 트렁크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었다. 창문이 있던 자리에는 투명 아크릴을 끼웠다. 그 결과 공차중량 1,150㎏으로, 무려 200㎏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초창기 3.0 CSL의 보닛 아래에는 180마력을 내는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갔다. 이듬해엔 3L 이상 클래스에 참가하면서 배기량을 3.2L로 높였다. 여기에 4단 수동변속기를 짝지어 최고출력 206마력, 최대토크 29.7㎏·m를 냈다. 최고속도는 시속 220㎞, 0→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6.9초였다.
현역 시절, BMW 3.0 CSL은 당대 레이스 바닥을 휩쓸고 다녔다. 1973년부터 1979년까지 ETCC에서 여섯 차례 우승했다. 더불어 1973년부터 4년 동안 르망 24시, 세브링 12시, 데이토나 24시 등 각종 내구레이스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1970년대 가장 성공적인 투어링카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