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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자전거길을 자전거로 이용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
4대강 자전거길이 안전하다? 천만의 말씀!
안정성도 문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몸소 자전거길을 달리며 안정성과 효용성을 언급했지만
교통안전공단의 진단 결과는 다르다.
8일 윤후덕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10월(한강)과
2013년 5∼6월(낙동강·금강·영산강)까지 4대강 자전거 도로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의 경우 136㎞의 자전거 도로에서 안전과 관련해 123개의 문제점과 130개의 권고사항이
지적됐다. 30~40%만 점검을 한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도 마찬가지였다. 낙동강은 47개
문제점과 58개 권고사항, 금강은 23개 문제점과 24개 권고사항, 영산강은 18개 문제점과
22개 권고사항이 각각 지적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강의 경우, 자전거도로 바로 옆에 도로 표지판이 설치돼 사고가
우려되는 곳, 배수 불량으로 비가 올 경우 침수가 우려되는 곳, 차도와의 교차로에서
신호가 불명확해 사고가 우려되는 곳 등이 발견됐다.
자전거 도로 폭이 1m도 되지 않아 설계 기준이 미흡한 곳도 있었고, 위험 구간에 방호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추락사고가 우려됐고, 급한 내리막길 안내 시설 등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낙동강은 자동차와 교차 또는 함께 주행하는 구간이 많은데 대부분 지역에 관련 시설이나
정보가 부족해 자동차와의 사고 위험성 우려되고 있었다. 조명이 없는 급한 곡선 반경으로
야간 주행 시 도로 이탈 사고 위험이 있는 곳도 있었고, 안내표지 및 노면표지 부족으로 주행
시 혼란이 있을 만한 곳도 지적됐다. 도로 포장면 훼손으로 노면 요철에 의한 사고 위험이
있는 곳도 많았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현재 조사의 중간 단계로 30∼40%만 집계된 상황이지만, 지금까지도
문제점이 상당해 최종보고서에서는 문제점과 권고사항 지적이 2∼3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시간당 자전거 1대 다니는 4대강 자전거길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감사원은 7일 '세출구조조정 및 주요 재정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안전행정부와 기획재정부가 2009년부터 추진해 온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이
사업추진 방식의 불합리와 활용률 저조, 지방비 미확보 등으로 계속 추진할 타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은 2009년부터 총사업비 8008억 원(잔여 사업비 4184억 원)을 들여
주요 해안 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5820km 규모의 사업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는 사업비
가운데 절반인 4000여억 원을 국비로 충당키로 했지만 실제로는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업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는 '해안선일주 자전거도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B/C(비용 편익 분석) 결과는 0.09로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해당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 감사원은 "사업추진 방식의 불합리, 활용률 저조, 지방비
미확보 등으로 계속 추진의 타당성이 결여됐다"고 밝혔다. 생활형 교통수단인 자전거는 주로
단거리 이용이 많은데도 장거리 지역 연계형 비중이 과다 설계(잔여 노선의 57%)됐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에 구축된 14개 구간의 교통량 표본조사 결과, 10개 구간의 시간당 교통량은 10대
이하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2개 구간은 겨우 0.5~1대에 그칠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사업은 지방이양사업으로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있지만 일부 지방자치
단체의 경우, 사업 추진을 위한 지방비를 확보하지 못해 보조금이 장기간 사장될 우려도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