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상기 제목의 책을 읽었다.
여느 육상관련 책들과 중복된 내용이 많은데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 쓴 것이라고 손기정 선생에 대한 내용이 많아서 일부 소개한다.
손기정 베를린 올림픽 기록2:29:19, 100미터를 21.23초 속도로 계속 뛴 것.
당시 25km 지점에서 딱 한번 물을 마셨다. 물을 마시면 못 뛴다는 당시의 속설 때문에.
여자 1위 래드 클리프 2:15:25, 100미터 19.25초 속도.
현재 최고 기록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2:03:59, 100미터 17.63초 속도.
정말 빠르긴 빠르다. 이 친구가 하프도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단다. 58’55”.
1935 손기정이 2:26:42으로 세계기록을 세웠고, 1947 보스턴에서 서윤복이 2:25:39으로 이를 경신하며 세계기록. 이것이 52년에 깨어짐.
즉 한국선수들이 17년간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 몰랐던 사실인데 꽤 자랑스럽다.
선글라스를 쓰고 뛰는 이유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즉 포커 페이스 전략.
또 보통 같은 코스라도 밤에 달리면 기록이 좋다고 한다. 따라서 밤에 뛰는 효과를 보기 위해. 좀 우습다.
계속해서 손기정 선생 이야기.
“바르셀로나 올림픽. 관중석에서 황영조가 골인하는 것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할 말은 많은 것 같은데 머릿속이 텅 비어 아무 가닥도 잡을 수 없었다. 태극무늬를 가슴에 단 선수가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것을 본 순간 나는 두 다리에 힘이 빠져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시상식을 마치고 스탠드로 노선배를 찾아온 황영조의 손을 잡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936년 10월 8일 금의환향했지만 환영행사가 일절 금지됐다. 여의도 비행장 출입구를 봉쇄, 군중과 접촉을 막았다. 양정고보 졸업반이었는데 졸업장을 주겠으니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 손기정 마라톤제패기념체육관건립 모금운동도 중지됐다. 늘 사복형사가 따라붙었다. 숨이 막혀 더 이상 살 수 없었다. 더 이상 우승 같은 것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마라톤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보성전문에 입학했지만 형사들의 감시가 계속되자 ‘다시는 육상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메이지 대학에 갔다…” 드러운 놈들.
올림픽 역사에서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고개를 숙이고 슬픈 표정을 지은 유일한 선수 아닐까.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살 사건이 항일의식은 고양했겠지만, 사주인 김성수는 그 소식을 듣고 신문사로 황급히 와서 계단을 올라가며, “이런 바보 같은 놈들”이라고 했다지. 신문사로서는 이 사건이 대단히 자랑스러워 항시 내세우고 있지만, 그로 인해 일제를 자극하여 공연히 세계최고의 마라토너의 앞날을 막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첫댓글 좋은 글. 손선생님께서 물을 제대로 마셨으면 기록이 더 좋았을텐데...신발이나 운동환경 등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했어, 그쟈? 존경스러워.
좋은글 퍼가네^^
요즘 추워서 헬스장에서 뛰지만, 언제나 달릴 땐 자유로움을, 달린 후엔 황홀함을 느끼지
손선생님의 기록을 요즘은 아마추어가 달리는 세상이니....
쓰라린 식민지 의 과거를 지니고 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 한사람 으로서 소중한 국가관 을 다시 한번 생각 해 본다
동마 신청했니 ?
뜬금없기는. 신청했다. 몸 만드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