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제국의 패전이 유력해지던 1944년 10월 31일, 중국 국민당 외교부는 한국의 독립방안에 관한 회의를 소집했다.
◆ 국민당군을 사열하는 장제스
이들은 자칫 소련이 대일전에 참전하기라도 한다면 한반도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소련과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소련이 한국문제에 관여하는 것만큼은 막고자 했고 그 대응방책으로 동아시아를 침략하려는 야심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미국이 전후 한국의 독립문제를 주도적으로 책임지길 원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소련이 참전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일본의 패망 이후 한국의 독립을 보장할 한반도 분할안이 제출되었다.
쑨빙치엔(孫秉乾)이라는 외교관료는 영국, 미군, 중국군으로 구성된 연합군이 한반도에 진주할 때 주된 책임은 미군이 담당하며 각 군이 차지하는 지역은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영국군: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미군: 함경북도, 함경남도, 강원도, 경기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남도
중국군: 평안남도, 평안북도, 황해도
이 분할안을 실제 38선과 비교하면 미군이 담당해야 할 영역이 훨씬 증가하고 지정학적 측면으로도 다소 비대칭적인 형태가 되지만 가급적이면 소련의 남하를 저지하고자 했던 쑨빙치엔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반면 린딩핑(林定平)이라는 외교관료는 다음과 같은 분할안을 제시하였다.
영국군: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미군: 황해도,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중국군: 함경남도, 함경북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지도를 보면 린딩핑의 제시안은 쑨빙치엔의 안과 비교하면 서로의 관할영역이 훨씬 간단명료하게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외교관료는 만일 제시된 한반도 분할안이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에 주둔하는 외국 군대는 5년 안에 철군해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통일 한국정부를 수립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만약 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을 경우 영국군과 미군이 관할하던 지역은 궁극적으로 한국 정부에 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군이 주둔한 지역의 경우 한반도에 친중정부가 들어서길 원했던 국민당 정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점령지를 쉽게 내어주지 않고 한국 정부와 대립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아예 한반도가 열강에 의해 3등분이 된 상황이 불씨가 되어 현 남북관계처럼 새로운 분단정부의 탄생을 야기시킬 가능성 역시 충분히 존재한다.
참고자료:
김지훈, "1945년 광복 전후 중국국민당정부의 한반도 구상과 한국," 군사 제69호, 2015.
첫댓글 전범국 일본을 분할해야지 왜 한반도를 분할해서...
개자석들 아주 지들 맘대로 찢어 놓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