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과 서구 거대기업 독점 문제 해결 위해 "특정 국가·기업 점유율 25% 초과 말아야" (라나 포루하르 FT 칼럼니스트)
O 중국의 국가 주도적 중상주의 정책, 미국 및 유럽 기업의 탐욕적 사업 운영, ‘너무 거대해서 망할 수 없는’ 미국의 빅테크와 거대 은행들은 권력의 지나친 집중이 만들어낸 문제임. 시장 회복탄력성 강화, 혁신 제고, 안보 향상 등을 위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이 필요함.
- 미국과 유럽은 중국이 중상주의적 정책을 통해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독점적 지위를 굳히는 것을 우려하고 있음. 중국은 지금까지 임금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환경 문제와 WTO 규칙을 무시하면서 세계 시장에 자국 상품이 넘쳐나게 만들어 왔으며, 독보적인 규모의 경제 덕분에 세계 최대 전기차 수출국으로 등극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음. 이러한 상황은 불가피하게 새로운 무역분쟁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임.
- 2022년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Commission)의 검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페니실린 수입 물량의 41.6%, 전 세계 배터리 셀 제조 능력의 76%, 영구 자석의 73.6%, 미국 희토류 화합물 수입의 78%를 공급하는 등 주요 공급망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차지함. 미국은 특정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중국의 보조금 덕분에 일부 미국 국내 기업은 생산을 중단했음.
- 중국은 일부 주요 분야에서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일부 주요 전 세계 공급망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분명히 밝혀 왔다는 점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다른 국가들의 무역 경쟁력과 안보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우려가 심화되고 있음. 실제로 중요한 의약품이나 상품의 공급망 독점과 불안정성으로 인해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을 희망하는 국가는 없을 것임.
- 사실을 논하자면, 중국이 다른 국가에서 생산, 투자, 일자리를 “훔쳐” 간 것은 아님. 중국은 수십 년간 현지화를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토지 할인, 생산업체 세금 감면 혜택 등의 유인책을 펼쳐 온 결과 서구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오늘날의 경제적 입지를 쌓은 것임.
- 그러나 독점은 결코 중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님.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도 규제 완화와 반독점법 집행의 약화로 인해 극심한 기업 집중이 이루어지게 되었음. 월마트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 전체 식료품의 절반 이상을 판매하고 있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를 장악했으며, 소수 기업이 식량 공급을 통제하고, 단일 철도 기업(BNSF)이 전체 곡물 운송량의 절반을 독점하고 있음.
- 중국의 국가 주도 중상주의, 미국 및 유럽 기업의 가격 폭리,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과 대마불사(大馬不死) 은행들은 모두 권력이 너무 많이 한 곳에 몰려 만들어진 문제임. 이로 인해 시장 취약성 심화, 혁신 감소, 안보 우려 심화, 방어적 정책이 야기됨.
-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워싱턴 D.C. 소재의 반독점 싱크탱크인 오픈 마켓인스티튜트(Open Markets Institute)가 제안하는 ‘4의 규칙(Rule of Four)’을 새로운 시장 정책으로 도입할 수 있음. 이 규칙에 따르면 특정 국가나 개별 기업은 식품, 연료, 가전제품, 핵심광물, 의약품 등 주요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1/4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세계 각국은 이 규칙을 자국과 해외 모두에 대해 적용해야 함.
- 이렇게 하면 세계 각국이 자유무역을 지지하면서도 회복탄력성을 지닌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으며, 값싼 자본이 가장 값싼 노동력과 가장 낮은 환경 기준을 가진 곳으로 끊임없이 유입되는 경쟁 논리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음.
- 이것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문제에 대한 관심의 초점을 무역 전쟁, 냉전, 계급 전쟁에서 이 모든 악의 축인 ‘독점’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임.
출처: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