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광 시대
원제 : The Gold Rush
1925년 미국영화(무성영화)
감독, 각본 : 찰리 채플린
출연: 찰리 채플린, 맥 스웨인, 톰 머레이,
헨리 버그만, 말콤 웨이트, 죠지아 헤일
찰리 채플린은 유성영화 시대에도 영화를 여러 편 만들었지만 '황금광 시대'는 한창
무성영화 시대였던 1925년에 만들어진 그야말로 진짜배기 채플린표 무성영화 입니다.
'황금광 시대'를 채플린의 최고 걸작으로 꼽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던 타임즈'가 '위대한 독재자'는 사실 무성영화 흉내를 내고 있지만
엄연히 유성영화 시대에 등장한 영화입니다. 그 영화들이 당시 관객들에게는
'무성영화 시대'의 추억을 제공한 영화라면 '황금광 시대'는 그 시대에 다른 무성영화
작품들과 동등하게 경쟁한 영화입니다.
전형저긴 찰리 채플린표 스토리입니다. 작고 볼품없는 떠돌이 찰리 채플린이
이런저런 고생을 하고 수모를 당하다가 어렵사리 성공하여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얻는다 뭐 이런 내용이지요.
진짜 곰일까?
배고파서 구두를 삶아 먹는 두 사람
'황금광 시대'의 무대는 북쪽 알래스카 인근이 무대입니다. 금광을 찾기 위하여
사람들이 몰려오고 찰리 채플린도 그런 떠돌이 역할입니다. 추위를 피해서
어느 오두막집에 들어서서 채플린, 빅 짐, 그리고 악당 빌리 라슨 3명이서
한 오두막에서 벌이는 내용이 초반부의 이야기로 추위와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힘겨운 투쟁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중반부는 인근 마을의 이야기로
마을 클럽의 무희인 죠지아를 만나게 된 채플린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볼품없는 자신의 행태 때문에 고생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후반부는 인생역전
스토리인데, 금광을 찾은 빅 짐이 채플린을 만나서 그와 함께 금광으로 가서
부를 나누고 부자가 된 채플린은 죠지아와 재회하여 행복하게 지낸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성영화는 원래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고 자막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인데, 음악을 넣어서 재편집된 버전은 찰리 채플린이 직접 육성해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막 처리 부분이 없어서 러닝타임이 훨씬 짧아진 것이
장점입니다. 중간 중간 자막때문에 영화가 끊기지 않으니까요.
개와 함께 춤을?
모자를 쓰고 콧수염을 기르고 통이 넓은 헐렁한 바지에 지팡이를 사용하는
전형적인 '채플린표 영화' 입니다. 그런 모습의 떠돌이로 등장하면서
여러가지 개인기와 익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성영화지만
전혀 지루함이 없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절벽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오두막집이 내부의 채플린과 빅 짐이 위치를 옮길
때마다 기울어지는 설정을 꽤 기발하고 익살스러운 장면입니다.
곰이나 노새, 개를 돌발적으로 등장시켜서 보여주는 익살도 볼만하고,
인기 무희인 죠지아에게 이루기 힘든 짝사랑을 하는 볼품없는 채플린의
모습은 동정을 사게 만들고, 서로 상이한 3명의 남자가 어색하게 오두막에서
동거하면서 고생하는 장면도 재미있습니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눈덮인
지대를 재현한 세트 촬영도 그럴싸합니다.
간단한 이야기이며 등장인물도 많지 않은 소박한 이야기입니다. 어둠이
있지만 결국 빛이 찾아올 수 있다는, 힘겨운 사람들에게 힘내라 하고 격려하는
듯한 내용의 영화입니다. '키드'와 함께 1920년대 찰리 채플린 영화의
'무성영화'다운 진면목을 보여주는 훈훈하고 익살스러운 영화입니다. 언제든
가볍게 볼 수 있는 재미난 영화입니다.
평점 : ★★★☆
ps1 : 바지가 흘러내려서 개 줄로 묶고 춤을 추다가 개가 딸려오는 장면은
사람과 개가 잘 호흡이 맞아야 하는 장면인데 이런 걸 참 자연스럽게
연출하는게 채플린의 장점이지요.
ps2 : 죠지아를 연기한 배우 이름이 실제로 죠지아 더군요.
ps3 : 채플린은 금광 찾으러 갈때도 탐험복장이 아니라 똑같은 모자 똑같은
낡은 양복이네요.
[출처] 황금광 시대(The Gold Rush 25년) 채플린 무성영화 수작|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