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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는 것도 습관이다
오카다 다카시 지음 | 정미애 옮김
카시오페아
2016년 06월 30일 출간
헤르만 헤세, 애거서 크리스티, 헤밍웨이, 차이콥스키…
그들의 삶을 완성한 것도, 파괴한 것도 모두 연인이었다!
애착과 성격의 심리학으로 보는 연애라는 메커니즘의 본질
유부녀에 나이까지 많았던 요노 요코는 어떻게 세계적인 스타 존 레넌의 연인이 되었을까? 헤르만 헤세가 세 번째 결혼에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은 이유는?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츠제럴드의 인생을 건 사랑이 비참하게 막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눈앞의 함정을 못 보거나 봐도 못 본 척해버린다. 결국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며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인생을 크게 좌우하는 연애라는 행위에 과학적인 논거를 바탕으로 한 예측은 불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오늘날의 정신과학, 심리학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27년이라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인격 유형에 따라 연애 방식이나 배우자 선택에 일정한 경향이 있다는 걸 밝혀냈다. 사람들이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하면 ‘운명’이라 부르는 것이 실은 하늘의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 편중과 불안정한 애착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언제나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항상 상처받거나 연애를 오래 하지 못하는 것도 인격과 애착이 만들어낸 일종의 습관이라는 것이다. 이 점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법을 배운다면 역술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거나 팔자라며 한탄하는 일 없이 자기 자신과 상대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도쿄대에서 철학을 공부했지만 중퇴하고 교토대 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정신과 의사가 된 특이한 경력의 저자는 이 책 속에는 방대한 심리학, 철학 지식을 켜켜이 쌓아놓았다. 또한 헤르만 헤세, 애거서 크리스티,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와 존 레논과 오노 요코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유명인들의 숨겨진 비화와 그들의 심리 분석은 한 편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독자들은 여러 사람들의 사례 속에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개인적인 틀을 넘어서 연애 메커니즘을 통찰하는 더욱 넓은 시야를 얻게 되는 것은 물론, 인간관계 전반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나는 왜 항상 비슷한 사람만 좋아할까?
언제나 똑같은 연애에 상처받는 당신을 위한 맞춤형 관계처방전
나에게 맞는 사람을 선택해 행복한 관계로 한 발 내딛기 위해서는 나와 상대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검토할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이 연애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치와 위험을 예측해야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30~40대가 되도록 연애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시작되고 진행되는지에 대해 단편적으로 아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저 운명에 맡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새롭게 한 걸음을 내디딘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성격의 절반정도는 타고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나머지는 후천적으로 생겨난 성격이고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성격 형성의 토대가 되는 것은 ‘애착’이다. 애착 스타일은 생활의 모든 면을 지배하게 되는데 특히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 연애나 결혼, 육아 영역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연애에서 서로의 성격유형과 애착 스타일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의 행동이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두 인격간의 관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일어나기 쉬운 문제를 방지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다.
이 책은 각 성격 유형별 특징을 9가지로 나누어 성격이 형성되는 배경을 설명하고 그 유형의 사람들이 연애를 하면서 일어날 상황과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설명한다. 각 챕터마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있어 자신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 사람인지 알아볼 수 있다. 4장에서는 앞에서 살펴본 성격 유형들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유형의 남녀로 구분하고 성격 유형별로도 구분해 조합을 만들어 유명인의 사례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시작이다
나를 이해하면서 더 풍요로운 관계로 이끄는 관계의 심리학
상대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면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어 상대방을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성격과 상대의 성격을 파악하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알 수 있게 된다.
아무런 지침도 없이 사막을 걷다 보면 같은 곳을 계속 맴돌게 된다. 연애도 마찬지다. 지침이 없으면 몇 번이고 똑같은 연애를 반복하게 된다. 애인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나와 상대가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하나만 잘못되어도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파트너 선택! 이 책은 당신의 그 선택에 확실한 지침을 내려줄 것이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불했했던 첫 결혼과 13살이나 어린 남자와의 두 번째 결혼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첫 번째 남편은 영국군 장교 아치볼드였다. 잘생기고 자신감 넘치는 아치볼드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결혼 후 함께 살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남편은 일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애거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추리소설을 써야 했다. 그녀가 유명해지고 수입이 늘자 남편은 더욱 밖으로만 돌다 결국 다른 여자와 깊은 관계를 맺었고 돌연 이혼을 요구했다. 첫 번째 결혼이 실패로 끝나면서 깊은 상처를 받은 애거서가 2년 뒤 13살이나 어린 맬로원과 결혼하리라고는 본인도 전혀 상상하지 못하던 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위태롭게 보이는 결혼이었지만 두 사람은 무려 40년 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맬로원은 고고학, 애거서는 소설이라는 각자의 세계에 열중하며 서로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고 존중했다. (152쪽, 236쪽)
# 헤르만 헤세가 세 번째 결혼으로 안정을 찾은 이유는?
소설 《데미안》으로 유명한 독일 출신의 작가 헤르만 헤세는 그의 나이 스물여섯에 첫 번째 아내 마리아를 만났다. 헤세보다 9살 연상인 마리아는 헤세에게 어머니를 대신하는 존재였는데, 그녀의 외모와 취향이 실제로 헤세의 모친을 닮았다고 한다. 헤세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 몸이 약한 아내 병간호에 집안일과 육아까지 떠맡느라 숨 돌릴 틈조차 없었다. 결국 우울증에 시달리던 헤세는 자유를 갈망하게 되었지만 도덕적 결벽과 책임감이 강했던 그는 결국 42살이 되어서야 16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157쪽)
헤세의 두 번째 아내는 루트 벵거라는 갓 20살을 넘긴 가수 지망생이었다. 마흔을 넘긴 헤세에게 젊고 명랑한 루트는 평온한 휴식을 주는 존재라고 여겼지만 결혼 후 곧 후회하게 된다. 무엇보다 자기 인생이 우선이고 타산적인 자기애성 인간과 가치관과 취향이 뚜렷해서 타협할 줄 모르는 강박성 인간이 부부가 됐을 때, 두 사람 사이에 공유할 만한 것이 없으면 상대를 이물질로 간주해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187쪽)
소설가 헤르만 헤세가 마지막 아내 니논 돌빈을 만났을 때 그의 나이는 마흔아홉, 돌빈은 서른하나였다. 돌빈은 강한 자립심과 행동력을 갖춘 여성으로,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어떤 일을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헤세에게 그녀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쇠약해져 가는 그에게 안락함을 주었다. 만일 돌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헤세의 만년은 처절한 고독에 찌든 비참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돌빈과의 관계가 이상적이리만큼 잘 유지된 이유는 헤세의 나이도 큰 관련이 있다. 헤세가 좀 더 젊었을 때 그녀를 만났다면 둘 사이가 여전히 원만했을지는 의문이다. 헤세와 돌빈의 사례는 불안정 애착을 가진 사람끼리 안정된 애착을 키워나가는 한 사례이기도 하다. (176쪽)
#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아내 젤다의 비참한 결말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육군 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22살의 피츠제럴드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큼 매력적인 18살 아가씨 젤다를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려 만나기 시작했지만 젤다는 얌전히 남자를 섬기고 살 여자는 아니었다. 그녀는 결혼하는 조건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과 화려한 삶을 요구했다. 피츠제럴드는 젤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화려한 성공을 거둬야만 했다. 그는 소설을 써서 단숨에 인기 작가로 떠올랐고 거액의 원고료와 인세, 영화 판권료가 그의 주머니로 들어왔다. 피츠제럴드는 젤다에게 백금 시계를 선물하며 청혼했다. 이렇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시작되었고, 피츠제럴드는 젤다는 결혼해 웅장하고 화려한 저택에서는 거의 매일 밤 파티를 열었다.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지만 그보다 많은 돈을 써대며 무절제한 생활에 취해 있던 두 사람은 금세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그런 생활에 만족하기보다는 허무함을 느낀 젤다는 젊은 비행기 조종사와 열정적인 정사에 빠져 지내는가 하면 자신도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며 뒤늦게 발레를 배우기도 했다. 그러던 1929년, 대공황의 충격이 몰아닥쳤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더이상 팔리지 않았고 화려한 생활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는 하루하루 술에 빠져 살았고 젤다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다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피츠제럴드는 술을 끊고 소설가로 재기하기 위해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5장까지 완성한 12월의 어느 날 아침, 심장발작을 일으켜 세상을 떴다. 아내 젤다는 그로부터 6년 6개월 뒤 정신병원의 화재로 사망했다. 눈부시게 화려했던 두 사람의 사랑치고는 상상할 수 없는 비참한 결말이었다. (190쪽)
#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와 아내 게르다 타로
위험한 전쟁터에 뛰어들어 충격적인 전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남긴 로버트 카파는 아슬아슬한 스릴 없이는 살 수 없었다는 점에서 반사회성 인간이다. 사진작가 카파의 무명시절부터 행동을 같이하고, 그가 명성을 얻는 데 크게 기여한 게르다 타로는 빨간 머리에 체구가 작은 여자로, 그 작은 몸에는 강한 신념과 열정이 가득했다. 호색가였던 카파는 아름답고 발랄한 타로에게 금세 마음이 끌렸다. 반면 타로는 카파를 난봉꾼이라고 경계하면서도 사진을 향한 그의 열정과 카리스마만큼은 인정하며 반드시 성공할 인물이라 믿었다. 타로는 술과 도박에 정신이 팔린 카파에게 따끔한 훈계를 하며 프로 사진작가로서의 본분을 일깨워주었다. 카파는 타로를 ‘보스’라고 부르며 그녀가 하라는 대로 순순히 따랐다. 두 사람은 스페인으로 가서. 더 큰 위험을 무릅쓰고 격렬한 전투 사진을 찍은 필름을 보내기 위해 일단 카파 혼자 파리로 떠났다. 비극은 카파가 스페인에 없는 사이 벌어졌다. 공습을 피해 후퇴하던 타로가 질주하던 아군 전차와 트럭에 끼여 내장파열로 사망한 것이다. 그녀의 죽음은 카파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카파는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생 시달렸고, 갈수록 술에 빠져 더 무모한 행동을 했다. 마치 죽을 장소라도 찾아 헤매는 사람처럼. 타로가 사망한 지 17년 후, 베트남에서 전투 장면을 촬영하다 지뢰를 밟은 카파는 왼쪽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고 세상을 떴다. (200쪽)
# 오노 요코는 어떻게 존 레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전위예술가로서 어느 정도 주목을 받던 오노가 두 번째 남편과 함께 뉴욕에서 런던으로 건너갈 당시, 수중에는 돈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남편과 어린 딸까지 있던 오노가 세계적인 톱스타, 비틀스의 존 레넌을 어떻게 만나 사로잡았을까? 예술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런던에 온 그녀는 그곳에서 벌인 퍼포먼스로 런던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큰 주목을 받은 오노는 여기저기 파티에 초대를 받았고, 런던에서 가장 선진적인 인디카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 화랑에는 비틀스 멤버가 종종 찾아오곤 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레넌을 의식해서 접근했다고 한다. 레넌은 상식을 뛰어넘으면서도 재치가 번득이는 그녀의 예술에 관심을 보였다. 레넌의 얼굴을 마주한 오노는 그의 이름을 듣고도 마치 처음 듣는 이름인 양 무심하게 행동했고 그녀의 연출은 효과 만점이었다. 그날 이후 오노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우연히 화랑에서 만나 몇 마디 주고받는 정도였지만, 오노는 자신의 작품을 들고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도 하고, 전화를 걸어 새로운 작품집에 기고를 의뢰하기도 했다. 툭하면 집으로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거는가 하면 집까지 불쑥 찾아가기도 했다. 사태가 이쯤 되자 레논의 아내도 수상하게 여겼지만 레넌은 그냥 정신 나간 예술가라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레넌의 마음은 오노에게 끌리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성공과는 달리 그의 정신은 거의 질식할 지경이었다. 오노는 레넌보다 7살 연상이었고 두 사람 모두 배우자와 자식이 있었지만, 그들에게 그런 문제는 더 이상 별 의미가 없었다. 훗날 레넌은 오노를 ‘마더’라고 부르며 여신처럼 숭배했고 그녀의 지배와 통제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커플도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끼리 보기 드문 인연을 맺은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