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5년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시어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하셨다.
이날 교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의미를 묵상하고,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며,
생태계를 보호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만을 고집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위선과 형식주의를 질타하신다.
손만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씻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르 7,1-8.14-15.21-23).
오늘 복음은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의 논쟁을 전하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어야 했습니다.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율법을 어긴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당연히 속죄 행위를 거쳐야 경건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음식을 그냥 먹어선 안 된다는 의미가
이렇게 발전한 것입니다.
그들은 이 규정을 완벽하게 지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꾸짖으십니다.
‘손만 열심히 씻으면 뭐 하느냐?
중요한 것은 마음을 씻는 일이 아니냐?’라며 질책하십니다.
유다인들은 떨떠름해합니다.
하지만 손 씻는 행위는 율법과 무관합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마음을 씻는 방법의 하나일 뿐입니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얼마나 장쾌한 말씀인지요?
예수님이셨기에 이 말씀을 하실 수 있었습니다.
손을 씻지 않는다고 불결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이 불결합니다.
참다운 깨끗함이란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에 옮기는 것입니다.
참다운 순결은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의 요청에
기꺼이 응답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앎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확인됩니다.
불쌍한 이들을 보살피고 가난한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때
신앙의 형식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누가 주님의 장막에 머물 수 있을까?
주님의 계명을 듣고 지키고 실천하는 사람이 주님의 장막에 머물 수 있다.
그러면 그는 지혜롭고 슬기롭고 위대한 백성이 된다.
주님의 장막이 뭘까?
모세 시대에는 성막이요, 구약에는 성전이며, 신약에는 예수님이요,
오늘날에는 교회이며, 종말에는 하느님 나라이다.
그럼 누가 하느님 나라의 주인이 될까?
교회 안에 머무는 사람이 천국의 주인이 된다.
그렇다면 교회에만 머물면 다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아니다, 몸으로 머물고 마음으로 실천해야 천국에 갈 수 있다.
바리사이들은 늘 성전에 머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율법을 글자 그대로 실천한 사람들이었다.
조상들의 전통을 철저히 지킨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은 나쁜 생각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예수님께 따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의 전통을 따르는 것보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하느님의 계명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사랑은 잘못을 말하기 전에 잘못을 어떻게 고칠까를 생각한다.
거기에서 지혜가 나온다.
그래서 무턱대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못을 깨닫게 할까를 고민해야한다.
그래야 잘못을 고칠 수 있다.
자기 잘못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기도이다.
또 기도를 하면 사랑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온갖 좋은 선물과 은사는 위에서 오고,
빛은 하늘에서만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분의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 말씀에는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분의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돌보아 주어야한다.
그래야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을 지키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