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23:1]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 목장의 양 무리를 멸하며 흩는 목자에게 화 있으리라....."
목자에게(르임) - 다른 곳에서도 이 말이 자주 쓰이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유다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한글 개역 성경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원문상 복수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은 왕을 포함하여 그의 주변에서 불의와 패역의 길로 인도하는 조언이나 정책을 제시했던 정치, 종교 지도자들을 포함하는 말이다.
한편 히브리어 본문에는 '화 있으리라'는 말이 문두에 놓여 있는데, 이 말은 왕을 비롯한 지도층의 죄악에 대한 단순한 단죄와 비난의 정도를 넘어서는 심판 선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예레미야는 지금까지 유다의 마지막 네왕의 죄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절의 목자들에는 이스라엘 양무리를 흩어지게 하는 일차적 책임이 있는 이들 왕들이 우선적으로 포함될 것이다.
[렘 23:2]
그러므로 이스라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내 백성을 기르는 목자에게 이같이 말하노라 너희가 내 양 무리를 흩으며 그것을 몰아내고 돌아보지 아니하였도다 보라 내가 너희의 악행을 인하여 너희에게 보응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너희가 내 양무리를 흩으며 - 우리는 여기서 교회와 국가의 우두머리들이 범죄했을 때 그 악한 영향력이 백성들에게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왕들과 선지자들, 그리고 제사장들과 귀족들의 범죄와 우상 숭배로 인하여 민족 전체가 파국을 맞게 되었으며 전 국토가 황폐화되었던 것이다. 돌아보지 아니하였도다 -
이 말의 히브리어는 '파카드'인데, 본 어구에서 번역된 바와 같이 '돌보아주다', '보살피다'란 뜻이 제일차적 의미이다. 그러나 이말이 언어 유희에 의해 본절 후반부에서 다시 한번 쓰이고 있다. 한글 개역 성경은 이를 '보응하리라'고 번역하였다.
두 번째 의미는 '책임을 묻다', '처벌하다'란 뜻이다(Bright). 원래 목자의 임무는 양떼를 지키고 돌보는 것인데, 이들 이스라엘 자도자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오히려 흩어지게 하고 몰아내는 일을 하였던 것이다.
[렘 23:3]
내가 내 양 무리의 남은 자를 그 몰려갔던 모든 지방에서 모아내어 다시 그 우리로 돌아오게 하리니 그들의 생육이 번성할 것이며...."
남은 자를 그 몰려갔던 모든 지방에서 번성할 것이며 - 여기서는 흩어진 양떼를 다시 모으는 장면이 등장한다. 1절과는 대조적으로 여기서 여호와께서는 양떼를 모으는 일을 하는자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임을 천명하신다. 그 백성은 그릇된 목자들의 길을 좇음으로써 언약을 거부하였고 범민족적으로 반역을 시도하였기 때문에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지만,
그들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로 인해 귀환의 은혜에 참여케 되는 것이다. 어떤 주석가들은 이 구절이 포로기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이 구절은 포로기의 신명기 사상을 가진 저자의 작품이 되고 만다. 그러나 추방과 포로라고 하는 말이 언급되었다고 해서 무턱대고 이 단락이 포로기에 쓰여진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포로 이후의 결실과 번영에 대한 내용은 포로기에도 있었지만 포로기 이전에도 흔히 등장한다(호 2:21-23;암 9:11 등). 또한 이곳에는 '남은 자'에 대한 언급이 발견된다(24장;40-44장). 이 주제 역시 포로기 이전의 선지자들의 글에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상과 같은 사실들은 본 단락이 포로기 이후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무모성을 보여준다.
[렘 23:4]
내가 그들을 기르는 목자들을 그들 위에 세우리니 그들이 다시는 두려워 하거나 놀라거나 축이 나지 아니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들이 다시는 축이 나지 아니하리라 - 여기서 '축이 나다'는 말은 2절에서 언급되었던 히브리어 동사 '파카드'(돌아보다)에 대한 언어 유희적 관계에 있는 말로서 '잃어버리지 아니할 것이다'라고도 번역될 수 있다 양떼는 보살핌을 받고 일일이 계수되어질 것이기 때문에 축이 나지 아니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회복에 대해서 어떤 이들은 포로 이전과 동일한 상황으로 되어질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나 이는 적절치 못하다.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여호와로 부터 임명받은 목자들이 그들을 충실하게 돌보아줄 것이고 또 그 땅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다 제거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예언은 1차적으로 포로 귀환 이후의 상황을 겨냥하지만 나아가 메시야 시대를 아울러 함축하고 있다.
[렘 23:5]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때가 이르리니 내가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킬 것이라 그가 왕이 되어 지혜롭게 행사하며 세상에서 공평과 정의를 행할 것이며....."
내가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킬 것이라 - 이 구절은 다윗 혈통의 이상적인 왕 메시야가 와서 이스라엘의 모든 소망을 실현하게 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예레미야의 직접적인 언급으로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메시야에 관한 기사 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의로운 가지'라고 하는 말은 훗날에 가서는 대망의 앙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가 되었다.
정확한 어구는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 사상은 사 11:1의 내용과 동일하다. 그리고 '의로운 가지'(체마흐 차디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의 음가는 현재 왕위에 있는 시드기야란 이름과 언어 유희적 관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레미야가 이 예언을 시드기야 통치 초기에 했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때가 이르리니'란 말은 엄숙한 선언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방법으로 쓰였다(Fein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