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바다로 간 노인, 58회,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선장님이 망원경으로 확인 했던것이 보조 모야를 물개 사나이가 풀르는 광경을 목격 했던것이다.
물개 사나이는 우리들<27명>목숨을 헌 신짝처럼 패랭이를 친 것이다.
변명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지쳐 있었다.
허리<어깨쭉지>에 동여맨 보조줄을 몇백미터나 험한 파도를 해엄처서 끌고 간다는
것은 물개 사나이가 아니고는 보통 사람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아마도 물개 사나이는 더 이상 버텨 내지 못할 것 같은 극심한 피로가 까므러치기 직전에서
최선의 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바다는 어둠처럼 까메졌다.
고려 72호는 구조을 포기하고 몇번이고 뱃고동을 울리면서 우리배를 두고 선회하다가
끝내 멀어져 간다.
동료 선원들은 아마도 고려 72호의 선원들을 내심 부러워 할 것이다.
그들의 금의 환양을... 또,운명대로 길게 살 수 있는 삶이 보장 되어 있으니까,.....
지금 고향은 한참 추운 겨울 일 것이다.
움츠려 들게 하는 계절, 긴 겨울이 끝남과 함께 봄은 분명 만물이 소생하는 환희의 계절일 것이고,
푸르른 산천초목과 함께 인간들도 그리한 기쁨을 만끽하고자 나름대로 축제를 벌일 것이다.
삶이 지속되는 한 그 사람에게는 봄은 언제나 제철에 어김없이 찾아 올 것이고 환희로 맞을 것이다.
내봄은 진정 여기서 끝이려나,
잠깐의 망연자실은 존재의 소중함을 일께워주고 실망과 좌절을 느껴지게 한다.
밤은 죽음의 공포를 더 중폭 시킨다.
그러나 일주일째 맞이하는 밤이기에 이력이 아직도 남아 나서인가,
생각외로 동료 선원들은 담담하다.
조기장등 서너명의 선원을 제외 하고는, ...
~~"자,자,...편안한 맘으로 듣거래이, 낼,은 배를 탈출 할 계획인 께, 잠,을 푹 자둬야 한데이,
고려 72호는 연료 부족으로 사모아 기지로 가쁘렀 고,
지금 우리배는 최악의 조건에 처해 있는기라,
사방 팔방이 산호 암초라서 구조선이 온다 손 치더라도 이런 악 조건에서는 구조되긴 틀린기라,
불침번은 두명씩이다.
구명 조끼는 벗지말구,
여차하면 도람통을 탄다.
꼭,자기 도람통을 타야 한데이,
죽으면 않된데이,
만약에 한놈이라도 죽은 놈이 있으믄 가만 안둘끼라,"~~
"난,죽을락 카는데, 갑판장님도 죽을 랍니 꺼?"
"임마야! 내가 와 죽노?"
"그람! 나 따라서...안 죽으면, 워케? 날,혼내 줍니꺼?"
"임마야! 그러니께 죽지 말라꼬! 혼나기 싫으면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치 사람속은 모른다고,
말,이 많고 똑똑한 것 처럼 행세하던 조기장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수가 적고 무뚝뚝 하던
경상도 포항인가? 강氏는 농담 따 먹기를 한다.
사람들의 심리는 이상했다.
슈쿠루가 모야에 감기고 조짐이 예삿일이 아니라고 느꼇을 때,
선원들은 말,들이 많았다.
~"왜? 하루를 땡겨...출항해서 이 지랄이 여,
또, 낼,쯤에 작업을 했으면 이런일이 안될런지도..."~
불평 불만의 소리는 끝이 없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가고 일주일이 간 지금은 아무도 그 누구도 불평 불만은 커녕 말을 꺼내기도
싫어한다.
위기의 죽음을 앞두고 슬픔과 비애 공포가 좌책감 상실로...
고독과 절규가 한데 어우러진 침묵일까?
죽음의 공포를 이기려면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라고, ... 어떤 책에서 본 것을 기억한다.
잠에서 겨울 숲을 거닐고 세월의 새가 되어 봄을 꿈꾼다.
어디서 날아와서 어디로 날아 가는지,
세월의 새는 힘겨운 몸짓으로 작은 날개를 팔랑 거린다.
~"아,~아...세월도 날개가 달렸네!?
세월아! 나 좀 테워줄래? 정아가 있는 곳으로 테워다 주렴,
정아가 불쌍 해, 정아가 불쌍 해,....."~
쿵,쾅,...짜르르르,....쿵! 쾅!,......
ㅡㅡ,"배가 침몰한닷! 배가 암초에 부딧쳤닷!"ㅡㅡ
당번을 섯던 갑판장이 햇또가 고래 고래 악을쓰고 동료선원들은 지금의 사태를 감지하고 있었던 양,
갑판으로 뛴다.
대체로 질서정연한 의연한 행동 들이다.
배는 갑판위까지 물이차있고 도람통 땟목은 밧줄에 묶여서 물,이찬 갑판위에 동동 떠있다.
배는 암초에 얺처진 상태인가 쿵,쿵,소리만 있을뿐 더이상 가라앉즐 기미는 없다.
제,1 도람통 뗏목에는 선장님,통신국장,이등 항해사, 쎄라 6명,
제,2 도람통 뗏목에는 일등 항해사,햇또,기관장 쎄라 6명,
제,3 도람통 뗏목에는 갑판장,주방장,조기장,나,...외 5명,
사관과 쎄라가 골고루 분배된 도람통 뗏목은 지체없이 고려 71호를 탈출한다.
선장님의 도람통 뗏목을 선두로 삿대를 젖는다.
삿대는 밥솥 주걱등 각양각색의 물품을 이용했고 방향을 잡는 키는 침대 칸막이를 뜯어서
그럴싸 하게 고정 시켰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는 의리로 뗏목과 뗏목은 밧줄로 10여미터의 길이로 연결지어서
이탈된 뗏목이 없겠끔 했다.
도람통 뗏목은 지혜로운 햇또의 걸작품의 진가를 여지없이 발휘한다.
만약에 속이빈 도람통 뗏목이었다면은 중심을 잃고 뒤둥 거리다가 큰 낭페를 봤을건
뻔한 이치였을 건데,
집채만한 파도가 덮쳐도 끄덕없다.
긴박한 사투다.
배에 바다물이 차고 도람통 뗏목이 갑판위를 둥둥 떠 다닐때에는 배의 침몰은 기정사실,
시각을 다투는 다급한 상황이라서 앞뒤 가릴 여유도 없이 배를 버렸다.
탈출에 성공한 우리들은 정신을 차려서 몇번이고 뒤를 돌아보고 또 본다.
고려71호는 선체가 절반 이상이 바닷물에 침수되었고 한쪽으로 비스듬이 기울어져서
어디가 아프다는 듯이 쿵,쿵 소리를 내면서 울고 있다.
마침내 우리는 고려 71호를 난파선으로 만들어 버리고 매정하게 돌아선다.
이미 날,은 훤히 밝았고 파도는 햇살을 머금으면서 부드러워 지고있다.
지척에 있다고 느꼈던 섬들은 눈을 의심케 하는 착시 현상이었다.
섬들은 수키로 밖에서 바다물에 잠길듯 말듯 넘실 넘실 출렁 거렸고 금새라도 바다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염려가 들 정도로 낮으막한 섬들이다.
물,길이 반대쪽으로 흐르는 것인가, 삿대를 젖고 또 젖어대도 좀처럼 섬은 가까워 지지 않는다.
선원들은 사력을 다해서 삿대를 저었고 파도는 도람통 뗏목을 매정하게 밀쳐내지만
결과는 선원들의 인내가 승리를 거둔다.
섬은 예상했던대로 풀 한포기 없는 섬이다.
섬이라기 보다는 암초 바위가 서로 엉켜져서 제각각 모가나고 귀가나서 어디라고 평평 한데가 없다.
사방 2백여 미터 쯤 될까 말까 한 작은 돌 섬이다.
다행인것은 선원들 전원이 부상없이 무사히 돌 섬에 안착한 것이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섬,이라서 부상없이 섬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그러나 풀 한포기 물 한방울 없는 무인도 돌섬에서 며칠이나 견뎌낼 수 있을 런지가 관건이다.
또, 고려72호가 우리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손 치더라도 사방팔방에 널프러져 있는 수많은
돌섬들에서 우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런지,...
선장님과 통신장은 돌섬의 가장 높은<5미터>곳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Sos를 날린다.
갑판장과 주방장 햇또는 식량을 물,을 점검하고 어쩜 장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염려에서 대책을
논의 한다.
물은 50개의 도람통에 그득하다.
그렇지만 그 물을 관리하고 잘 관수해야 한다.
다행히 물을 도람통에 체울 때 햇또의 세심한 위생관이 빛을 발휘했다.
"물은 생명수 입니다, 물이 청결해야 탈이없이 무인도에 비상 착륙해도 견뎌낼 수 있어요,"
"기름을 말끔히 닦아내야 합니다, 쑤세미를 쇠꼬챙이에다가 끼워서 빡빡,문질러요,"
"물,을 도람통에 그냥,놔둬도 괞찮겠어요?"
선장님이 물 걱정에서 햇또에게 묻는다.
"네,바다에 둥둥 띄워서 놔,두면 바다물의 온도가 냉장고 같은 역할을 하고 쉼없이 출렁대니깐,
물이 상할 염려도 없구요, 고인물은 쉽게 썩는다는 원리의 반대 아닙니까,요,"
선장님은 햇또의 박식함에 어한이 벙벙한 눈치다.
"햇또,氏 어느 학교, 나왔습니까?"
"암데두, 아무 학교도 안 나왔습네 다."
금새 이북말,씨다.
철저한 자기 방어의 처세 술이였다.
햇또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처신에 관한 말은 함구 무언이었다.
~"식사요! 식사 합시다."~
설잌은 밥알은 꼬드밥이고 반찬은 무 말랭이다.
꼬두밥은 영 먹기 그르고 주먹에 꼭꼭 쥐어 주먹밥 식으로 만들어서 무 말랭이를 곁들여 씹으니,
그 또 한 별미다.
~"꼬드밥이면 어떻고,주먹밥이면,어떠 노!"
~"우리는 이 식량으로 최대한 오래 버텨야 합니다.
구조선이 언제 올지 알 수 없으니까요.
어느 것을 먼저 먹어야 할까? 제일 오래 견딜 수 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끼면서 서로 합심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은 형편이 풀려서 주먹밥의 신세가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지금 우리 처지가
그 주먹밥,신세 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는 길,이 훨씬 더 멀고 더 힘들지도 모릅니다,
물,은 생명水 니께, 아껴먹는 것은 기본이고, 지금부터는 물,은 배급제로 할 것입니다.
당번은 2명씩 직책 고하를 막론하고 선장님도 당번을 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곧 연재합니다.
글 / 우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