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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화) '배신의 정치' 등장… 차기권력 급부상?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에 대항하는 경쟁 주자들이 일제히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꺼내들고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한동훈 후보가 '채 상병 특검'을 수용, 본인을 정치 무대로 이끌어준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주장이다.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했던 발언이다. 당 핵심 지지층에겐 '탄핵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처리 이후 유승민 원내대표가 탈당했기 때문에 '보수 분열'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동훈 당 대표=보수 분열'을 전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우려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조기 대선 정국에서 분열됐던 당시 여권은 정권을 내준 바 있다. 박근혜·윤석열 정부의 '배신자' 표현은 공교롭게도 '집권 3년차'라는 비슷한 시점에 등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사뭇 다르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보다 못하다며 '배신의 정치'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그렇다. 같은 맥락에서 오히려 한동훈 후보가 '반윤'(反윤석열) 기조를 통해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취해 차기 권력으로 급부상하려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 元‧羅‧尹 '배신의 정치' 공세… 韓 "공포마케팅, 협박의 정치"
6월 30일 원희룡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 30분간 한동훈 후보를 향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인간관계를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당원들을 배신하고, 당정관계를 충돌하면서 어떤 신뢰를 얘기할 수 있다는 건가"라며 "2017년의 자중지란, 당정충돌, 당과 대통령의 충돌로 우리가 대통령을 코너로 몰고 우리가 대통령을 먼저 공격함으로써 공멸했던 그 경험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은 2015년 나온 반면, 탄핵에 이은 정권 교체는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에 이뤄졌다. 원희룡 후보의 지적은 결국 박근혜 정부 실패의 상황을 소환한 발언이다.
원희룡 후보는 "차별화와 배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대통령의 임기가 2년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차기 (대권)를 향한 섣부르고 때 이른 차별화를 해선 안 된다"며 "소통과 신뢰가 없으면 출발은 배신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국민 모두를 공멸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후보도 "절윤(絶尹)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나경원 후보 캠프에서도 이날 논평을 통해 "당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내쳤던 장면을 잊지 못했다. 보수는 갈라지고 분열됐다"며 "채수근 해병 특검의 칼끝은 명백히 대통령을 향해 있다. 특검의 칼 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면서도 특검 수용을 주장한다면, 사익을 위해 정의에 눈 감은 정치꾼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한동훈 후보를 저격했다.
그러자 한동훈 후보 역시 즉각 반격에 나섰다. '친한' 핵심이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 한동훈 후보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뛰고 있는 장동혁 후보는 "지금 드러난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있나. 한동훈 후보나 저, 박정훈 후보, 진종오 후보 그 누구도 탄핵을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며 "'공포 마케팅'을 하기 위해 탄핵을 입에 올리고 있는데, 탄핵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런 일은 누구보다 저희 넷이 나서서 막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동훈 후보 또한 이날 직접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총선에서)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전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윤상현 후보는 인천선대위원장으로 저와 함께 선거 지휘를 맡았다"며 "저도 진심을 다해 이 세 분 당선을 위해 뛰었었다.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인신공격과 마타도어(흑색선전)가 아니라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그것을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서 바라신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 노림수는 당원들의 '朴탄핵 트라우마'…효과 있을진 불투명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하면서 등장했던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국무회의에서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이후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유승민 전 의원이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 공약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펼쳐진 정국에서 정반대로 흘러가게 된 것을 겨냥한 말이었다. 당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평소 지론을 밝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부딪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박근혜 청와대에서 강력히 반대했던 국회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면서 둘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당시의 당정 갈등이 '보수 분열'의 전조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씌워 당원들에게 당시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한동훈 후보의 '채수근 상병 특검 찬성'은 공격하기 좋은 포인트인 셈이다.
◆ 실제 효과는 '미지수'… 보수 분열 vs 차기 권력
하지만 해당 전략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기준 시점에서 두 대통령의 위상이 크게 다르다. '배신의 정치'를 꺼냈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50%에 육박했다. 반면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약 25%에 불과하다. 대통령과의 관계가 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더군다나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엔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회법 개정안', '증세·복지 논쟁' 등 정책적 노선이 갈려 촉발한 갈등이었던 데 반해, 한동훈 후보의 경우엔 단순 사적 친분 관계 이외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무엇을 배신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모두 당 외부에서 갑자기 들어온 인물들로 '정치적 동지'와 같은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박근혜-유승민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당시만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가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은 그 정도의 기반이 없다"라고 분석했다.
교육 덕에 흥한 한국… "교육 탓에 망할 판"
# 6월 수능 모의평가가 끝난 공립 일반고 3학년 교실. 학생 25명 중 수업 중인 교사에게 귀를 기울이는 학생은 9명뿐이다. 다른 16명 중 절반은 교실에 없다. 오전 수업만 받고 조퇴했거나 체험학습 계획서를 제출하고 등교하지 않은 경우로, 대부분 학원이나 '인강(인터넷 강의)'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를 하고 있다. 교실에 있는 남은 8명 가운데 서너 명은 대놓고 잠을 자거나 잡담으로 수업을 방해한다. 조용히 깨어있는 나머지는 유튜브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관련 영상을 보는 등 딴짓을 하거나 그저 멍하니 앉아있다.
현장 교사들 설명과 수업 파행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종합해 가상으로 그려본 고3 교실 풍경이다. 한쪽엔 수능 준비에 '올인'하려고 학교 수업 대신 사교육을 택한 학생들이 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학교에 나와야 잠을 자거나 딴짓이라도 할 텐데 요즘 아이들은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며 "학교가 입시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한쪽엔 유명 대학에 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열심히 해봤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줄인 말로 효율을 뜻함)가 떨어진다며 학교 공부를 포기한 학생들이 있다. 29년 경력의 조만기 경기 다산고 교사는 "성적 중하위권을 중심으로 대학을 꼭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학비로) 최소 1억 원을 들여 대학 4년을 다니고서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게 맞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 '잠든' 고등학교 교실
좋은교사운동이 2022년 일반고 고3 담당 교사 261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교사들은 학급당 25명 기준 수업 미참여 학생 수를 16~20명(36%), 11~15명(21%), 21~25명(17%), 6~10명(16%), 0~5명(10%) 순으로 많이 꼽았다. 평균을 내면 한 반 25명 중 16명이 수업을 듣지 않거나 아예 교실에 없는 셈이다. 수업 미참여 행태(복수응답)로는 수업과 무관한 학습하기(57%), 가정학습 등 미등교(48%), 수업 중 잠자기(33%), 일부 교시만 출석 후 조퇴하기(28%)가 많았다. 이런 상황이 만연한 근본 원인으로 교사 절대다수는 '학교 수업을 듣지 않아도 입시에 별 어려움이 없는 현행 입시제도'(93.5%)를 지목했다.
'잠든 교실'에 관한 교육부의 정책 연구도 있었다. 지난해 고교 1, 2학년생 4,3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토대인데, 이 조사에서 '우리 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다'라는 문항에 27.3%가 동의했다.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교실 붕괴' 풍경은 우리 교육의 문제적 상황, 특히 교육이 입시에 매몰돼 본래 목적과 기능을 잃은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학생에게 학교가 진학하려면 마지못해 다녀야 할 곳, 친구가 한정된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경쟁자로 여겨지는 현실에서는 전인교육도, 자아실현도, 사회혁신 및 통합도 발붙일 곳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구조 급변에 직면했다. 입시 경쟁에 붙들려 옴짝달싹 못한 채로 대전환기에 직면한, 그야말로 한국 교육의 '이중위기'다. "교육 덕에 흥했던 우리나라가 이제 교육 탓에 망하게 생겼다"(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는 탄식이 절로 흘러나오는 난국이다.
◆ 대입이라는 교육개혁 블랙홀… 30년간 '미세조정'만 반복
역대 정부는 대입 제도를 교육 문제의 핵심으로 보고 끊임없이 바꿔왔지만, 공교육이 총체적인 문제에 봉착하는 걸 막지 못했다. 단순 암기에만 치중하는 대입 학력고사의 폐단을 막기 위해 1993년 수능이 도입됐고,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교육개혁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제도가 도입됐다. 이렇게 '수능 중심 정시'와 '학생부 기반 수시'라는 대입의 큰 틀이 설정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과도한 입시 경쟁을 줄이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며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낸다는 본래 목표는 여전히 요원하다.
수능은 '공정한 성적 변별 도구'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에 수시로 개편됐다. 시행 첫해 연 2회였던 시험 횟수는 난이도 조절 실패로 비판받자 이듬해 곧바로 연 1회로 바뀌었다. 언어·수리·탐구·외국어 4개 통합교과로 단순화한 시험 구조는 사회·과학 탐구영역 및 제2외국어 선택과목이 추가되며 복잡해졌다. 1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으려는 과도한 경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적을 등급으로만 산출하려던 시도가 2008학년도에 있었으나 형평성 논란에 1년 만에 폐지됐다. 쉬운 수능과 어려운 수능(A, B형) 두 가지 선택지를 줬던 2014학년도 실험도 3년을 넘기지 못했다.
학력고사에 비해 과목을 크게 줄이고 지식의 양이 아닌 사고력을 측정하려 했던 수능 도입 취지는 개편이 거듭될수록 퇴색하고 있다. 급기야 성적 상위 1% 이내 우등생마저 서열화하려 초고난도 문제인 '킬러문항'이 등장했고, 이번 정부 들어 대통령이 직접 단속에 앞장섰지만 유명 입시학원 출신이 '전국 1등'을 꿰차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수능 점수로 수험생을 '한 줄로 세우는' 폐단을 막으려 도입된 전형 요소 역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역대 정부는 학교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두고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김영삼 정부는 5·31교육개혁으로 당시 상대평가였던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김대중 정부는 두 평가 방식을 병행하되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 적용하게 했다. 하지만 대학이 특목고 학생을 뽑을 셈속으로 내신 절대평가를 대입에 반영하자 고교에서는 '내신 부풀리기'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노무현 정부에서 내신은 9등급 상대평가로 회귀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한 정부가 절대평가 도입을 준비하면 다음 정부가 철회하는 일이 반복됐다.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항목은 대학 선발권 중시 기조 속에 크게 늘어났다가 각종 입시 비리가 터지며 다시 축소됐다. 김대중 정부 당시 비교과활동 기재가 확대되고, 이명박 정부에선 입학사정관제가 적극 권장되며 토익 성적 같은 학교 밖 활동까지 대학이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학 재량권 확대가 부정입학, 고액 수시 사교육 등 부작용을 낳자 박근혜 정부에서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변경됐고, 이후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어학 성적이나 외부 수상 실적 기재 금지, 교사추천서·자기소개서 폐지 등 학생부 기재 범위가 축소됐다.
◆ 5·31교육개혁으로 계층 양극화 심화
김영삼 정부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가 1995년 5월 31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발표한 교육 정책 패키지다. 초등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전 영역에 걸친 교육 제도를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등의 목표에 맞게 정비한다는 목표하에 120개 정책 과제를 마련했다. 학교생활기록부, 학교운영위원회, 초등학교 영어교육, 자사고 도입, 교육재정 확대, 전문대학원 도입, 교육법령 정비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포괄적 관점으로 지난 30년간 한국 교육정책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영미권의 신자유주의 교육 제도를 수입해 교육 영역에서도 계층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따른다.
◆ '가성비' 낮은 교육제도… 학생·교사 불행, 사교육비는 폭증
정부가 대입 제도의 '정답'을 찾지 못한 채 헤매는 동안 공교육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사교육 의존은 심해졌다. 저출생에 학생이 줄어드는데 사교육비는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이유다. 2007년 773만 명이던 초중고생 수가 지난해 521만 명으로 줄었지만, 이 기간 사교육비 총액은 20조 원에서 27조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학부모는 사교육비 부담에, 학생은 공부 압박에 불행하다.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2021년 기준)였다. 교육의 무게중심이 사교육으로 옮겨가면서 교직 불만족도 극에 달해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는 교사의 비율은 19.7%(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올해 스승의날 설문)로 역대 최저였다.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만큼 학생들의 기초 학력은 세계 수위를 다투지만,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우리 교육이 혁신을 이끌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에는 의문이 따른다.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선진국 기술을 빨리 배워 적용하는 게 중요하던 시기에는 지식을 빨리 암기하는 능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며 "초중고 12년을 입시 교육만 시키니, 아이들에게 새로운 걸 생각하라고 하면 멍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 입시 경쟁은 지위 경쟁… 기회는 수능 한 번뿐
대입 제도만 땜질한다고 과잉 경쟁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어떤 대학에 입학하느냐가 인생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여겨지는 한국의 특수한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 안전망은 부실하고, 노동시장은 소수의 안정된 정규직과 다수의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양극화됐으며, 대학 서열은 1등부터 꼴등까지 매겨진 현실에서 대입 경쟁 과열은 필연적이라는 것.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30년의 과잉 대입 경쟁,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은 일자리 양극화 문제가 교육을 통해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양극화한 사회구조에서 대입은 경쟁 압력의 결정체다. 그래서 이른바 명문대 진학에 실패하면 편입, 대학원, 평생교육기관 등 다른 교육 통로를 활용하기보다는 수능에 몇 번이고 재도전해 상위 사회 입장권을 쟁취하려 든다. 지난해 수능 응시자의 31.7%는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이었다. 오 전 총장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 삼수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밖에 없다. 엄청난 시간 낭비"라며 "미국은 편입이 일반화돼서 대학 1, 2학년 때 더 좋은 대학으로 옮긴다. 대학 공부를 하면서 옮겨가는 것"이라고 했다.
◆ 설상가상 인구·산업구조 급변… '이중위기' 맞은 교육
입시 제도를 넘어 과열 경쟁의 원인까지 손보는 구조적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채, 한국 교육은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급변이라는 파고에 직면했다. 5·31교육개혁의 일환으로 대학 설립 요건이 완화돼 1995년 131개였던 4년제 대학은 190여 개로 늘어났지만, 1995년 65만 명이던 고3 학생은 39만 명으로 감소했다. 2025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은 이보다 적은 34만 명이지만, 전문대학에 가거나 대학에 가지 않는 인원을 고려하면 대학 정원이 고3 수험생 수보다 많은 미달 상태다. 2024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을 실시한 4년제 대학은 152개였다.
이런 와중에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산업 구조를 뒤흔들면서 대학 구조개혁 압박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45개국 800여 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향후 5년간 AI 기술 적용 등으로 기존 일자리의 4분의 1가량이 영향을 받고 일자리 수는 1,400만 개가 감소할 거라고 내다봤다. 한숭희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WEF는 현재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AI가 도입되면 대학에서 받은 교육이 다 소용 없어진다는 것"이라며 "대학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5·31교육개혁 이후 30년 가까이 이어진 교육 체계를 전반적으로 돌아보고 새 틀을 짤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31교육개혁에 관해서는 '교육의 신자유주의화'라는 비판과 '세계적 흐름에 발맞춘 총체적 개혁'이라는 옹호가 공존하지만, 양쪽 모두 '새로운 교육 개혁의 틀'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김용일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이사장(한국해양대 교직과 교수)은 "지난 30년간 한국은 정권과 상관없이 시장주의적 교육 정책에 경도돼 왔다"며 "계층 간 교육 불평등처럼 5·31교육개혁에서 비롯한 현실에 대해 종합적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입시만 들여다봐선 안 되고 5·31교육개혁에 버금가는 총체적 교육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연두색 번호판 효과?… 고급차 판매 줄었다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고급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8000만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7월 1일 관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테슬라 제외)는 8만8265대로 전년 동기(10만3933대) 대비 15.1% 감소했다. 수입차 1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올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만8958대, 2만3350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5%, 14.8% 감소한 수치다.
다른 브랜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볼보의 올해 국내 판매대수는 5733대로 전년 대비 19.2% 줄었고, 아우디는 2701대로 집계돼 67.4% 감소했다. 포르쉐 역시 올 들어 판매가 3296대를 기록해 작년 보다 35.6% 역성장했다. 또 벤틀리의 올 들어 국내 판매량은 100대로 전년 대비 65.8%, 롤스로이스는 75대를 기록해 32.4% 감소했다. 다만 람보르기니는 올 들어 155대가 국내에서 팔려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국산 고급차인 제네시스는 올해 1~5월 국내에서 5만5690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상승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GV80의 판매 호조세 영향이다. 작년 10월 GV80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올해 1~5월 국내 시장에서 팔린 GV80은 2만949대로 전년 대비 74.7% 급증했다. 다만 G70, G80, G90, GV60, GV70 등 나머지 차종들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최근 국내에서 고급차 판매가 주춤한 이유로 고금리 영향과 더불어 올해부터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등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전체 수입차 판매 가운데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연간 기준 40%에 달했지만, 올해는 33%까지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영향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는 금리 요인 보다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 도입이 판매 감소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송엔 버스가 공짜?… 뚜벅이 여행자가 푹 빠진 청송
'경북 청송' 하면 떠오르는 것. 대체로 사과 정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과의 특산지로만 청송을 치부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여행 친화적' 도시다. 청송은 국내 최초로 군내 버스에서 요금을 받지 않는 '뚜벅이 여행'의 성지이자 천혜의 풍경을 선사하는 주왕산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는 도시다. 뛰어난 자연환경에 청송에는 '산소카페'라는 별명도 붙었다. 소박하지만 우아한 매력을 뽐내는 '청송백자'의 고장이면서 백자가 만들어지던 조선시대를 재현한 가옥에서 '한옥스테이'까지 할 수 있는 청송을 '100배' 즐겨보자.
◆ 정말 버스가 공짜라고요?… 부담 없이 즐기는 뚜벅이 여행
청송은 시내버스 요금이 '0원'이다. 성인 1300원, 청소년 1000원을 받던 청송군의 모든 버스들은 지난해 1월부터 요금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하는 만큼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청송군의 정책이다. 청송군 주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인이나 외지 관광객일지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에 오를 수 있다. 청송군은 타 지역에서 시행 중인 교통약자 등 특정층에 한정된 교통복지 사업 대상을 전국 최초로 경제활동 인구인 청장년층과 관광객까지 전면 확대했다.
차 없이 여행하는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시내버스는 청송 군내의 주요 관광지를 모두 들르기 때문에 군내 이동을 편하게, 또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주왕산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노선만 10개가 넘고 주산지, 얼음골 등 청송에서 빠트릴 수 없는 관광지들까지도 '무료 버스'로 닿을 수 있다. 청송군 측도 무료 버스 정책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청정 도시의 이미지를 살리고 더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으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관광100선' 주왕산국립공원… '영화 속 그곳' 주산지 거닐기
주왕산국립공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024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 3대 암산으로도 꼽히는 주왕산은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와 협곡으로 유명하다. 최대 높이 720.6m, 최대 7시간 이상의 등산 코스가 있는 산이지만 아이나 어르신들도 충분히 주왕산의 기암절벽과 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주왕 계곡코스'의 상의주차장에서 용추계곡까지의 구간(약 2.2㎞)은 유모차와 휠체어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평탄한 '무장애 탐방로'로 조성돼 있다.
주왕산 자락에 있는 '주산지'를 찾아보는 것도 권한다. 주산지는 조선조 경종 재임 시절인 1720년대에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다. 입구에서 주산지로 향하는 산책로는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15분가량을 걸으면 길이 200m, 평균 수심 8m의 거대한 저수지를 만나게 된다.
수중에서 자라고 있는 고목들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주산지는 준공 이후 오랜 가뭄에도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령 150여 년에 달하는 왕버들과 아침이면 펼쳐지는 물안개는 그 신비함을 배가시킨다. 암석과, 물, 나무가 어우러진 주산지는 지난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며 가치를 인정받았고, 주왕산과 함께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됐다.
◆ "청송백자부터 사과까지"… 한옥마을 '한 바이 소노'서 즐겨볼까
청송은 예로부터 '백자'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의 백자보다 더 희고 단단한 것으로 알려진 청송백자는 16세기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생활자기'다. 주왕산관광지 도예촌에는 청송백자 주요 작품들을 모아 둔 '청송백자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청송백자가 탄생하는 과정과 청송백자 기능보유자인 고만경 옹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도예촌에는 청송백자뿐만 아니라 화려한 모습의 청송 심수관 도예, 청송군의 수석 꽃돌, 조선시대 옛 편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유교문화전시체험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새로 문을 연 소노인터내셔널의 한옥호텔&빌리지 '한 바이 소노'를 거점으로 삼는 것도 추천한다. 한 바이 소노는 지자체가 운영하던 청송 민예촌을 소노인터내셔널이 임차해 운영하는 한옥 스테이로 조선시대 가옥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조성한 숙소다.
한 바이 소노는 앞서 언급한 전시관들을 품고 있으며 주왕산국립공원까지 차로 5분, 주산지까지도 차로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청송의 특산품 사과를 활용한 체험도 가능하다. 리조트 내 조성된 과수원 '플레이그라운드 인 애플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야외 바비큐, 사과 머핀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관리하는 알파카 '청이'와 '송이'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맛비 내리는 7월 아침 단상.....!!!!!!!!!
15:45 장맛비가 그친 오후.......
단구 1차.......
설악초
서양톱풀
참나리
명륜 현대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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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샾 1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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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중앙공원에.......
배부른산 - 감박산 - 봉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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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 삼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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