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는 시기가 되면 40여년 전의 생각나는 대형사고가 기억회로를 돌려서 그때의 에피소드로 미소 짓게 한다. 봄부터 무성하게 자란 묘지 풀과 묘지의 주변정리를 하기 위해서 병원과는 거리가 있는 조상님들의 묘지에 추석을 앞두고는 도시에서 남성들이 온다. 만약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응급상항에 대비한 준비는 없이 작업 할 도구만 가지고 온다. 이 때문에 일어나는 응급상항에 대비하여 응급실 등의 경력이 일정기간 있는 간호사를 24주간의 교육 후 보건진료소장이란 별정직 명찰을 달고 근무하고 있었다. 현재는 일반직급으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다. 그날도 식도암으로 미음도 못 넘기는 50대 후반의 환자가 있는 가정에 방문하여 수액 제를 정맥주사 하고 보건진료소로 가는 길이었다. 어디선가 “소장님 땅벌에 쏘였는데 숨 안 쉬어요!.” 다급한 소리가 청신경을 자극 했다. “ 오줌 싸요!” 순간 뇌가 지시를 내렸다. 소변엔 ‘암모니아’가 있고 벌독을 해독시키는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아들과 대화중의 내용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는 산으로 내달렸다. 풀을 배든 예추기는 바닥네 나딩굴고 낮선 남성이 얼굴이 홍당무가 된 상태로 쭈그리고 앉아있다. 벌을 ㅆ인상태로 10분정도 예추기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이 멈췄다는 것이다. 우선은 V/S(Vital Sign 활력징후)부터 체크 한 후 왕진가방 속에서 푸라콩 1엠풀을 주사 후 그가 타고 온 차로 경과를 기록한 의뢰서와 함께 읍내의 G병원으로 가도록 했다. 급한 상항에서 내지시에 따라 수행 해 준 지역민에게 칭찬과 소변성분 중의 암모니아가 벌독의 해독력. 벌에 쏘여서 후두에 두드러기가 기도를 막아서 질식하게 되는 등의 ‘길거리 보건교육‘을 했다. 그 후로는 가을일하러 들에 나갈 때는 내가 근무하는 지역주민들은 아이들의 소변을 병에 담아서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그해늦가을 아직은 벼 타작이 마무리단계인 시기에 낯선 사람이 부녀회장(마을건강원) 가족과 방문했다. 처음 만나는 남성의 해맑은 표정은 장난꾸러기로 보일 정도였다. 들고 온 상자를 내밀면서 “고마웠다.”고 인사를 했다. 그때에야 ’벌 쏘인 사람‘임을 알았다. 그 꾸러미는 함께 온 초등학교 1학년인 부녀회장의 손자에게 건네면서 “인사는 내가 할게. 집에 가서 풀러 봐.” 했더니 화장품 세트라고 한다. ’화장과는 거리가 먼 소장’이라고 하여 한바탕 웃음으로 보건진료소의 건물이 들썩였다. 그리고는 한마디 더 했다. “저 소장은 뇌물이라고 하면서 어떤 것도 거절쟁이 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