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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여자가 된 엄마
W.
먼날개
!!!.
불펌, 도용, 스크랩금지
한번쯤은 꿈을 꾸고 싶고, 한번쯤은 편히 쉬고 싶고, 한번쯤은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고
싶은…,
엄마도
나와 같은 여자…였습니다.
* *
*
“엄마
갔다 올게.”
“응.”
‘쾅…!’하는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집안 구석구석을 진동하듯
울렸다.
우리엄마 이름이다.
오늘도
‘엄마 갔다 올게’라는 말만을 남겨두고 찬바람 윙윙거리는 현관 밖으로 몸을
내민다.
그러면 나는 집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다.
이제는 쓸쓸함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어느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나
해야지, 모.”
혼자 중얼거리기.
쓸쓸함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된 후로 생긴 버릇 중
하나다.
내
말에 답해줄 누군가가 있는 게 아닌데도 항상 누군가에게 보고하듯 내 행동하나하나를
중얼거린다.
내 이름 세글자, 윤재인.
평생을 무슨 수를 쓰더라도 돌아올 수 없는 곳에 가계신, 하나뿐인 우리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다.
뜻? 맑은 사람, 즉 정직하고 참된 사람이 되라고 지으신 것이라나
뭐라나?
이름의
뜻과 나는 정반대이지만, 그래도 나는 이 이름이 꽤 맘에 드는 중이다.
“바디바디를
키고”
‘타다다닥…’거리는
자판을 치는 소리가 조용한 정적이 가득 메운 내 방을 가득 울린다.
“엔터!”
마지막으로 ‘탁…!’하는 소리와 함께 접속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접속 후 20초가 지났는데도 쪽지 하나 날아오지 않는 것이 내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결국은
‘아후……’하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서는, 머리를 한번 긁적이고, 마우스 위에 검은색
메니큐어가 예쁘게 발려진 손을
올린다.
마우스를 움직여 전체 쪽지 보내기를
클릭한다.
“안뇽,
애들아…왜…”
‘타다타타…’
자판 소리가 한번 더 내 방을 짧게
울린다.
다시
마우스를 움직여 보내기를 클릭하자, ‘띵디’하고 쪽지를 보내는 소리가 울리고…,
그럼 나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도록 모니터와 스피커를
꺼버린다.
이 방법으로 말하자면 좀 더 긴장감,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는 나만의
방법이다.
“푸푸푸푸…”
버릇 2호.
심심하거나,
난처하거나 등등 그럴 때 마다 물 풍선처럼 볼에 바람을 가득 구겨 넣고는 ‘푸푸…’
거리는 소리를 내며 조금씩 바람을 빼는 그냥 그런
버릇이다.
이
버릇 때문에 학교에서 수업을 방해했다고 혼나거나, 등등 나 자신이 피해를 봤지만, 그래서
이 버릇을 고치려고도 해봤지만,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푸푸…’거리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이 ‘푸푸…’거림이 나와 함께할 운명이려니 하고
지낸다.
“두구두구…”
대망의
1등을 발표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입으로 북 치는 소리를 나름대로 흉내 내고, 내 손은
천천히 스피커의 소리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는 모니터 전원 버튼을
누른다.
‘깔딱’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눈에 들어온다.
“…이년아, 한번만 더 보내면
죽어?!
체!
너나 죽어라! 이게 친구냐!”
대부분 온 내용들이 ‘심심하냐?’, ‘꺼져’, ‘ㅡㅡ’등등 좋지만은 않은 말들이
왔다.
그래도
그 중 3~4명 정도는 ‘ㅇ’, ‘안뇽’등등 성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인사를 씹지만은
않았다.
그
후로는 오는 쪽지가 아무리 기다려도 한 통도 없었기에 모니터 버튼으로 손을 가져가 ‘깔딱’
하는 소리와 함께 모니터를 끄고는, 컴퓨터 바로 옆에 위치한 폭신폭신한 침대위로 몸을
날렸다.
“역시
날 곱게 받아주는 것은 침대밖에 없어.”
라며 잠시 눈을 감았다. 아무 생각이 없다. 머릿속이 텅텅 비어버린 것처럼
공허하다.
이
텅텅 빈 것 같은 공허함이 싫어서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내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셋이서 다정하게,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우리의
가족사진이다.
저 가족사진만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한다.
한
생각이 떠오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르고…
그렇게 하다가 어느 날은 1시간을 홀딱 넘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띵디딩디’
“쪽지
왔다!”
쪽지가
오는 알림 소리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모니터 버튼은 재빠르게 눌렀다. ‘깔딱’하는
소리가 날 반기고, 쪽지 하나가
보인다.
꽤 긴 내용을 담은 쪽지.
나는 그걸 천천히 따라 읽는다.
“재인아,
안뇽…나 집에 오는 길에 너희 엄마 봤다. 어떤 잘생긴 아저씨랑 다정하게 있던데
너희 엄마 남친 생기셨냐?
…엄마가?”
어느새 내 얼굴은 마구마구 아무렇게나 구겨놓은 종이처럼 찌푸려져
있었다.
엄마가? 다른 남자와? 그럴 리가
없다.
나는
흥분한 탓에 반박을 하기 위해 답장을 클릭하고 ‘타다다다타닥…’거리는 조급한 소리를
내며 반박의 글을 쓰고는, 보내기를
클릭하였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왜 이렇게 흥분을 하고 그래. 나 옆모습을 봐서 잘못 봤을 수도 있어. 흥분하지
마라.
무섭…후…다행이…다?”
왜…내가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라고 하는
거지?
아빠가 없으니까 엄마도 충분히 남자를 만나고, 그럴 수 있는데…머릿속은 이해가
완벽히!
퍼펙트!하게 이해가 된다.
근데…정작
눈을 감고 그 장면을 떠올리자…
“싫어!”
연재.
여자가 된 엄마
W.
먼날개
!!!.
불펌, 도용, 스크랩금지
한번쯤은 꿈을 꾸고 싶고, 한번쯤은 편히 쉬고 싶고, 한번쯤은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고
싶은…,
엄마도
나와 같은 여자…였습니다.
* *
*
“싫어!”
하는 강한 부정의 소리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정말
머리로는 ‘엄마도 여자이니까, 이제 아빠가 없으니까 이해할 수 있어’라고 받아들이는데
정작 내 마음은 전혀 그렇지만은 않은가
보다.
“진정하자,
갑자기 왜이래!”
자꾸만, 자꾸만 불안한 예감이
든다.
그 덕에 멀쩡히 작동을 하며 켜져 있던 컴퓨터까지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코드를 획
빼버렸다.
나는, 왜…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걸까?
나도 모르게 자꾸만 시계와 우리의 마지막 가족사진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
있다.
“엄만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엄마가 나간 지 겨우 40분쯤이 지났을 뿐인데, 그냥 엄마를 생각하자 불안하고 짜증이
난다.
온갖
잡생각이 머리를 태풍처럼 쓸고 지나가는 것 같다.
의자에서 일어서 침대로 몸을
날렸다.
아까의 그 공허함이 다시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잡념을 정리해주면
좋겠다.
“까악!!!!!!!!”
이불에 대고 소리를 질러본다.
그래도 잡념은 계속, 계속 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닌다.
요즘 따라 옷 입는 거나, 화장이나 예전과는 다르게 신경을 쓰는
엄마.
생머리가
제일이라며 아빠와의 결혼 16년 내내 생머리를 유지해오던 엄마가 한달 전, 머리에
웨이브 파마를 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은 아빠와의 10살차이를 극복한 엄마의 젊은 나이이다.
“믿자…엄마를.”
이라는 말을 굳게 다짐하고선
내뱉었다.
그러자
순간 떠돌았던 잡념들이 하나 둘씩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잡념들이
조금씩 모습을 감추자, 커피 향처럼 점점 퍼져가는 편안함에 그만 잠이 들었다.
*
“으음…
눈꺼풀을 들어올려 시계를 보니, 벌써
“아아…”
몸을
일으키려 하자, 순간 머리가 지끈 아려온다.
관자놀이를 마사지하듯 누르며 진정을 시켰더니 이제야 좀 괜찮아진 걸
느낀다.
“아…목말라.”
깊은 바다에 빠진 것 같은
목소리다.
침대에서 아직 잠에서 덜 깬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나가 냉장고로
향했다.
‘벌컥벌컥벌컥…’
“하…이제
좀 났네.”
컵도
없이 물통 입구에 입을 대고 정신 없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밑에
물방울들이 하나 둘씩 모여 작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지만, 걸레가 보이지 않자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다.
이제야 잠긴 목소리가 좀 풀리는 듯
싶다.
그렇게 돌아서 아무 생각 없는 발걸음을 내 방으로 옮기려던 차에, 내 눈에 들어오는
신발장.
“아직도
안…왔나?”
엄마의 신발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보고, 보고, 또 봐도 엄마의 신발이
없다.
순간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게 속에서 갑자기 짜증이 치밀고, 욱하는 느낌이 밀려온다.
설마, 설마 하며 조심스레 엄마의 방 문고리를 손에
쥐었다.
“제발…”
엄마가 평소대로 방에서 곤히 자고 있기를 바라며, 손에 쥔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돌렸다.
마음 속에서 제발이라는 두 단어를 끝없이 외치고
있었다.
‘탕…!’
“하……,
엄마…어디 간 거야, 도대체.”
‘탕’하는 소리를 내며 쥐고 있던 문고리를 단 한끝의 망설임도 없이
놓아버렸다.
그리고 말끔히 정리되어 있는 엄마의 빈 침대가 내 눈에 고스라니
박혀왔다.
엄마의 텅 빈 침대를 보는 순간…, 내 마음속에선 어느 한 나라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쿵쿵…’
그대로 쿵쿵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내 방으로
들어갔다.
성질이 잔뜩 나 있던 날 대변이라도 해주는 것처럼 ‘쾅…!’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아악!!!
싫어! 싫다구!!”
그
날밤은 그렇게 내 상상 속에 잠긴 채, 괴성을 내지르고 베개를 던지다가 제풀에 못 이겨
그만 잠들어버렸다.
제발 내 예감이 상상이기를 진정으로 원하면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
내 몸에 좀 작을 만큼 줄여놓은 교복을 입은 내가 거울 앞에
서있다.
어제 머리를 감지 않고 그냥 자 버려서 파마끼 있는 긴 머리를 위로 높이 묶어
버렸다.
그리고 내 방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보이는 사람…
“재인아,
밥 먹어.”
우리 엄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하는 엄마가 평소 같으면 좋았을 텐데, 오늘은
밉다.
‘끼익’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았다.
묵묵히 밥을 먹다, 분주하게 움직이며 뭔가 챙기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내 눈에
클로즈업된다.
“엄마.
뭐 하는 거야?”
젓가락 질을 멈추며 엄마의 뒤에 있는 도시락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는 머리를 한번 긁적이더니, 어색한 웃음을 나에게 선사하며
말한다.
“하하…,
엄마 회사 사람들하고 같이 먹으려구.”
거짓말이다.
아니,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엄마가 당황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는
있다.
당황했을 때 엄마의 버릇…, 괜한 머리를
긁적인다.
엄마는 내가 엄마를 계속 쳐다보자, 다시 한번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는
엄마가 모르게 살짝 표정을 굳히고는 다시 젓가락 질을 시작하려다가…
“엄마.
어제 몇 시에 들어왔어?”
갑자기 스쳐가는 어제의 기억에 엄마에게 바로
물었다.
역시나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또 어색한 웃음을 선사하시고는 입을
연다.
“
“……”
엄마는 웃으며 하던 일을 했지만, 나 혼자만은 차가운 얼음처럼
굳어있었다.
손에 집고 있던 젓가락을 아예 식탁에 가지런히 올려두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물도 마시지 않고, 그대로 신발장으로 향해 신발을
신었다.
“더
먹지! 그냥 가게?”
“……”
말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를 무시한 것 채 한쪽 신발을 마저 구겨 신고는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럼,
엄마가 저녁에 맛있는…”
“거짓말.”
엄마의
모습은 단 한번도 보지 않은 채 그대로 현관문을 빠져 나와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엄마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거짓말을 하는 걸 보니까, 꼭 엄마 입으로 ‘바람 핀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제껏
단 한번도 엄마와 떨어져있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내가, 지금은 잠시…
“떠나고
싶어…”
연재.
여자가 된 엄마
W.
먼날개
!!!.
불펌, 도용, 스크랩금지
한번쯤은 꿈을 꾸고 싶고, 한번쯤은 편히 쉬고 싶고, 한번쯤은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고
싶은…,
엄마도
나와 같은 여자…였습니다.
* *
*
“개새야,
너네 엄마한테 계속 전화 오잖아!”
사람이 북적북적거리는 거리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아름이와 걷고
있다.
내가 제일 믿고,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
친구다.
항상 입에 욕을 달고 살긴 해도, 알고 보면 정 많고, 재미있고…, 어쨌든 나와 잘 맞는
애다.
“무시해버려.”
아까부터 계속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라면 들어올 시간이 한참 넘어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전화했으리라.
‘♪♬♩♬♩’
아름이의 핸드폰 벨소리가 또 한번 내 귀를 자극하고, 아름이는 날 죽일 듯이
째려본다.
내 핸드폰은 꺼버렸기 때문에, 질기기도 질긴 엄마는 아름이 폰으로 전화를 한
것이다.
내가 엄마 전화를 무시하고,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반항하는 이유는 엄마도 알
것이다.
아니, 안다고 해도 모른 척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에게 계속 평소대로 전화를 해댈 수는 없을
테니까.
“미친년,
갑자기 왠 지지리 궁상인데!”
“……”
나와
같이 폰을 꺼버린 아름이가 짜증난다는 듯이 날 향해 큰 소리로 말한다.
그 덕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아름이는 전혀 의식하지
않지만.
그냥 속 시원하게 아름이에게 다 털어놓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말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고민샘을 만들어 놓는다.
“말
안함, 디져.”
“……”
머릿속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복잡하게
엉킨다.
“너
아침부터 존나 우울해 보이잖어! 폐암 걸려 디질라고, 담배 조따 많이 펴대…”
“울
엄마……, 남자친구 생긴 거 같아.”
*
‘쾅…!’
바람에 못이긴 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힘차게
닫혔다.
오늘은 엄마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걸 보니, 집에 있는
모양이다.
“아,
하…”
아침에 그렇게 화가 나놓고서, 엄마가 집에 있다는 이유로 화 덩어리가 점점 풀어져
버린다.
나도 모르게, 슬슬.
그리고 여태까지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것들이 차곡차곡 사라지는
느낌이다.
“엄마.”
“……”
엄마의 대답이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대답을 하지
않는다.
어제의 작은 충격을 떠올리며, 굳게 닫혀있는 엄마의 방문을 조심스레
연다.
엄마가…없다?
‘쏴아아아…쏴아아…’
아니다.
엄마 방에 딸려있는 화장실에서 샤워기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샤워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엄마에게
쌓였던 것들이 풀어져버린 채로, 방에서 나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아.”
침대 위에 포근하게 누워있는 엄마의 핸드폰이 순간적으로 눈에 빨려들 듯이
들어왔다.
핸드폰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망설임 짙은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믿어야 한다.’라고 머리가 강하게 외치다, 점점 그 외침이
잦아든다.
그리고 발이 서서히 침대 쪽으로 가더니, 손이 핸드폰을 손에
쥔다.
금가루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핸드폰 폴더를 열고는, 문자 메시지가 있는 곳으로 버튼을 깊게
눌렀다.
“받은
문자…메시지”
로
향하려는 버튼을 계속 되는 망설임을 뿌리치고 누르려는데…
‘♩♬♪♬♩♪’
“헙!”
엄마의 핸드폰 벨소리가 아찔한 정적을 깨고
울렸다.
깜짝 놀란 나는 벨소리가 엄마에게 들리지 않도록 벨소리가 나는 입구를 손으로
막았다.
그리고
액정을 들여다 보니…
“기원…씨?”
라는 세 글자가 보인다.
왠지 불안한 예감에 인상을 약간 찌푸리고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핸드폰을 조심스레 귀에
대었다.
“여보세…”
“정희씨, 오늘은 정말 미안했어요. 내가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정말
미안합니다.
화
푸세요. 정희씨. 그래도 당신만 사랑하는거…”
‘탁’
핸드폰을…닫아버렸다.
왠지 익숙하지 않은 젊은 남자의 목소리와, 그 남자에게서 흘러나온 말을 듣는 순간부터 몸이
굳어버렸다.
뭔가…, 뭔가…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
엄마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싫어졌다.
‘쏴아아.’
샤워기 소리가 끊겼다.
나는 핸드폰을 제자리에 놓고는 그대로 방문을 열고 나가, 내 방으로
들어갔다.
‘티딕’
굳게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났다.
엄마를
향한 내 마음의 문과 함께…
연재.
여자가 된 엄마
W.
먼날개
!!!.
불펌, 도용, 스크랩금지
한번쯤은 꿈을 꾸고 싶고, 한번쯤은 편히 쉬고 싶고, 한번쯤은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고
싶은…,
엄마도
나와 같은 여자…였습니다.
* *
*
‘똑똑똑…똑똑’
“재인아,
문 좀 열어봐.”
‘똑똑…똑똑똑똑…’
정말 끈질기게도 계속 들려오는
노크소리.
침대 위에 올라 앉아,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두 눈에 독기를 품고, 뚫어버릴 기세로 문만
노려본다.
‘똑똑똑…’
“재인아,
문 열고 엄마랑 얘기 좀 하자.”
‘따닥따닥따닥…’
벌써 35분째 엄마는 엄마대로, 나는 나대로 버티는
중이다.
계속
‘똑똑…’거리는 노크소리와 ‘따닥…’거리는 잠긴 문을 열어보려는 소리가 반복되어 방안을 울린다.
“재수없어.”
이제는 엄마가 하는 행동과, 엄마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미워지려고
한다.
겨우 화를 녹였는데…, 내가 엄마의 핸드폰에 손대는 것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아니다.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분명 이 모든 것 모두, 나와 엄마의 관계를 이렇게 만든 것 모두의
책임은 엄마다.
엄마가 잘못한 것이다.
아빠가 죽은 지 1년밖에 되질 않았는데, 그새 남자에게 넘어간 엄마가 100%, 200% 잘못한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건…, 모두 엄마가…잘못한……것이다.
‘똑똑…’
“재인아…,
제발.”
‘똑똑똑…똑똑.’
약 40분 동안 날 질리게 만들었던 노크소리가 드디어 모습을
감췄다.
귀를 막았던 두 손을 힘없이
떨궜다.
독기를 품었던 눈에서 힘을 빼자, 피로가 파도 치듯 한번에
몰려온다.
뭔가 힘든 노동이라도 한 것처럼, 온 몸이 갑자기 피곤함으로 물들어버릴 것만
같다.
“하…”
피곤함을 잊으려는 듯 깊은 한숨을 뱉어내며, 그대로 몸을 뒤로 젖히며
누워버렸다.
그대로
눈을 감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오늘의 일을 잊어버리려는 것처럼…, 평소보다 빠르게 잠에 빠져버렸다.
*
‘쾅…!’
오늘도 어제와 다를 것 없이, 시내에서 농땡이를 치다가 일부러 늦게
들어왔다.
문이 닫히자, 겨울의 찬 공기가 신발장을 훅하고 스쳐
지나간다.
“아,
재인이 왔니…?”
“……”
내
두 발짝 앞에 서있는 엄마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없는 사람처럼, 신발을 벗고 엄마의 옆을
태연하다는 듯이 지나, 내 방으로
들어왔다.
‘띠딕.’
내
방문을 잠그고 나서야, 비로소 집에 들어온 것처럼 편안해졌다.
교복 주머니에 손을 넣어
뒤적거린다.
담배와 라이터가 손에 붙잡힌 채로
나왔다.
‘딸칵.’
은으로 된 싸구려 라이터를 누르자, 불이 솟아
나온다.
멍하고, 공허한 눈으로 라이터 불을 담배에 붙이고, 이내 불꽃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후우…”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뱉어내자, 방안 가득 안개가 낀 것처럼 연기가
자욱하다.
“하…”
점점 더 짙어지는 담배의 뿌연
연기.
밖에서만 피웠지, 집에서는 절대 단 한번도 피지 않았었던
담배였다.
그런데,
지금은…
“하아…”
허공의 한 점에 무언가 있는 것처럼 멍하게 그곳만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손가락에 담배를 걸친 채로…, 담배가 홀로 타 들어가는 것도 모른
채.
혼자 타 들어가던 담배가 재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더니, 노란 바닥을 검게 물들여
놓는다.
어느 샌가 허공의 어느 점에서 시선을 때고 타 들어가는 바닥을
쳐다본다.
그러다 이내 손에 들려있던 담배를, 타 들어가 검게 그을려진 바닥에 그대로
지져버린다.
“아아…”
괴로운 신음 소리를 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둬버렸다.
요즘…, 나도 내가 왜 이렇게 엄마의 인생에 참견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방에 가득 차 있는 뿌연 연기처럼, 뿌연 내 마음을 걷어내 줄…, 누군가가 나타나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젠 엄마도 밉지만, 그보다 내가 더 미워지려
한다.
너무
복잡해서, 더 이상은 머리가…
“터져버릴…것
같아.”
*
‘탕…!’
굳게 잠기었던 문이 총을 발사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열린다.
“콜록콜록…”
감기가 걸린 건 아닌데, 담배 연기 속에서 자서 그런지 목이 마르고, 따끔하고,
답답하다.
몸에 깊게 베어버린 담배 냄새.
어찌나 답답했으면, 새벽 1시 30분정도가 되는 이 야밤에
일어나버렸다.
한 번 잠이 들면 잘 일어나지 않는
내가.
“하…, 콜록…”
기침이 점점 잦아들어간다.
발을 옮겨 부엌에 있는 냉장고 앞으로 밍기적, 밍기적
걸어간다.
느린 속도로 냉장고 손잡이를 잡고
당겼다.
‘디………’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가 귀에
박힌다.
“물.”
물을 손에 잡고, 뚜껑을 열고, 냉장고 문도 닫지 않은 그 자리에서 벌컥벌컥
마셨다.
“하…이제야 살겠네.”
답답하고, 따끔했던 목이 조금 괜찮아 지는 걸 느끼며 물을 제자리에
놓아두었다.
곧, 어둠을 그나마 밝히고 있었던, 냉장고의 주황
불빛이
‘푹…!’
소리와 함께 서서히 사라졌다.
그대로 발을 옮겨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흐으으…흐읍…”
흐느끼며 우는 소리가 내 귀에 빨려들 듯 들어와 내 귀를
자극했다.
자세히 귀를 기울여 보니…, 엄마 방에서 나는
소리다.
이 흐느낌 소리도, 엄마의
것이다.
…왜…, 엄마가 저렇게 가슴 아프게 흐느끼고 있는
걸까.
그것도 이 늦은 야밤에…
조심스럽게 발을 엄마의 방 쪽으로
옮겼다.
조금 열어져 있는 문틈 사이로, 앉아있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엄마의 다리가
보였다.
이따금씩 보이는 손과 다리, 흐느낌에 슬프게 떨고
있었다.
“흐읏…기원씨…, 고마웠어요.”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듯, 엄마의 입에서 정확히 ‘기원’이라는 남자의 이름이
나왔다.
근데…, 전혀 화가 끓어 오르지
않는다.
그냥…,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내 마음 곳곳을 독가스처럼 뿜고 다니는 것
같다.
“기원씨…, 흐으읍…미안했어요. 흐으읏…기원씨…,
사랑했어요.”
“아…”
‘사랑했어요’라는 말을 듣자 마자, 내 입에서 알 수 없는 작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왜 이렇게 미안하고,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흐으…볼 것 없는 나, 내세울 것 없는 나…, 흐읍…, 사랑해줘서…, 고맙고,
미안해요.”
가슴의 한 덩어리가 떨어져나갈 것
같다.
왜 갑자기 ‘나 때문에…’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건지 알 수
없다.
“기원씨…, 기원씨…,
흐으으읍……우리…”
왜 눈물이 흐르는 걸까.
나도 모르게 울음을 참으려 입을
막아버렸다.
“우리…, 우리……”
정말 힘겹게, ‘우리’라는 말을 반복하는
엄마.
그 다음 나올 말이 뭔지, 정확히 예상할 수 있는
나.
그런데…, 기쁘지가 않다.
“그만…해요. 흐으흐읏…”
‘탁’
핸드폰 폴더가 닫히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조금씩 흘러나오던 눈물이 홍수가 난 것처럼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려고 한다.
자꾸…, ‘우리…그만…해요.’라는 엄마의 힘겨운 목소리와, 말이…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흐읍, 흐아흐으으…”
엄마의 흐느낌 소리가 내 가슴에 못질을 하는 것 같아서, 그 자리에서 걸음을 빠르게 옮겨 내
방으로 들어왔다.
문을 잠구지…않았다.
“엄마…흐으읏…,
미안…해…엄마…흐읍…”
그날은 방문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
‘쾅…!’
현관문이 찬바람에 못 이겨 닫히는 소리가 집 안을
울렸다.
“재인이…왔니?”
조심스러운 물음으로 다가오던 엄마의 모습이 점점 우릴 향해
다가오더니…,
“아…! 기원…씨.”
“반가워요, 정희씨.”
집으로 데려왔다는 것에 놀란 엄마가 입을 벌리고 말을 열지
못했다.
기원아저씨는 사람 좋게 웃으며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
엄마가 어떻게 된 거냐는 눈초리로, 그제서야 날 보면은 나도 해맑게
웃으며…,
“엄마! 우리 아빠야!”
_
하이루!
먼날개임돠!
원래 닉! 매일별이었다가 별이라는
닉네임이
엄청마나서 먼날개루 체인지!
와아~~~~드뎌 완결!
어때요, 재미있으셨어요?
코멘이 하나두 엄써서 섭섭함이
있었지만!
완결났으니까! 갠차나염*^^*
모두들 2007년 첫날 1일인 만큼 福많이
받으세요!
2007년 365일은 모두 행복해야되는거
알져?
그럼 그동안
‘여자가된엄마’봐주셨던분들!
두배로 福받으시구,
감사해요*^^*
모두 건강하시구,
좋은일생기길제가응원할게요!
첫댓글 와 ㅎㅎ 여자주인공 그래도 꽤 착하네요 잘읽구갑니다 ㅎㅎ
착한건가? 오늘드뎌....2007년1월1일첫날! 오늘부터365일동안福많이받으세요^^*
와하하하하하하하하ㅏ재미따
와~~~재밌다는말이소설쓰고처음들어바여..ㅠ.ㅠ 님두오늘부터365일동안福많이받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닮아서?......헛,뻥뻥! 1월1일이니까이런뻥은넘겨주세염~~오늘로부터365일동안福많이많이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