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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직 대부업체 직원입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대부업체에 대해서 많은 궁금한 점들 저에게 쪽지로 댓글로 많이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그분들에겐 제가 아는 모든 것을 다 알려드렸습니다. 전직자가 알면 뭘 알겠냐 그러시는 분도 있겠지만 적어도 카더라 통신보단 정확할 거라 생각합니다^^
대부업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부업체=사채, 네 사실 맞습니다. 이 등식은 성립합니다. 사채라는게 사실 법제화 되어 있거든요. 매스컴에 떠도는 많은 불법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터라 사채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인식이 짙습니다. 사채업을 법제화 시킨 것의 정식 명칭이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맞는지^^)입니다. 2002년도에 제정이 되었습니다. 법정 최고금리를 정해놓고 이 금리를 초과하여 받는 부분에 대해선 처벌이 가해지는 그런 법률입니다. 초창기 법정 최고금리는 연66% 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7년 9월에 연49%로 내려갔고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으나 또다시 현재의 연44%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인하될 공산이
큽니다. 이 대목에서 지금도 살인적인 고금리인데 큰 폭으로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크나큰 오산입니다. 대부업체도 돈장사이다 보니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서 끌어올 수 있는 여건은 못되고 그렇다고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려니 정부 눈치 보느라 잘 안해주고 해서 2금융권(저축은행, 캐피탈)에서 융자 받아서 끌어옵니다. 일본계 대부업체는 사무라이 펀드를 끌어온다고 하던데 그부분까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드러난 부분은 그렇습니다. 연 조달금리가 10%에서 많게는 20%까지 됩니다. 그런 상황헤서 금리를 계속적으로 낮춘다고 가정한다면 수익성은 점점 열악해 질 것이고 사업환경 또한 어려워 집니다. 또한 무담보 무보증으로 오직 사람 하나 보고 대출이 나가는 것이기에 회수에 대한 위험이 상당히 큽니다. 그러한 위험 프리미엄과 뒤에 있을 대손상각을 대비해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해야 합니다. 이런 사실을 통해 현재의 법정 상한금리가 책정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 근거 없이 책정하진 않겠죠? 따라서 그러한 조치가 대부업체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어느 한 부분만 생각하다가 다른 하나를 잃게 되고 그것이 사회 구조적인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결과가 발생하죠. 물론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만 어느 정도 업계 충격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낮춰야지 무턱대고 확 낮춰버리면 안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대부업이 없어도 상관없지 않느냐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제도권 금융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것입니다. 네 그 부분도 설명을 드리죠. 최고금리를 계속적으로 낮추게 되면 대부업체는 수익성 떨어지는 등록대부업을 포기한 채 불법사채업자로 전환하게 될 것입니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부류 중에 신용등급 턱 없이 낮고 담보물이나 보증인도 없어 제도권 금융에선 발조차 들이지 못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자 같은 건 늦지 않고 꼬박꼬박 잘 내는 사람들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렇게 전락한 사람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이 연100%를 훨씬 웃도는 불법사채시장에 뛰어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사람들에겐 마지막 보루인 그 곳으로 가기 전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필터링이 간절히 필요할 것입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등록대부업체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겐 대부업체는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제도권 금융회사가 이 역할을 하기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뒤에 넋두리에 몇자 끄적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광고 카피가 생각이 나는군요. 500원 동전이 떼굴떼굴 굴러가면서 어떤 이에겐 애물단지 돈이 되지만 어떤 이에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는 돈이라고... 맞습니다. 대부업체의 주 고객층은 그런 사람들이죠. 물론 채무개념 없고 이자 내는거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업체에서도 일부 거릅니다. 장사도 손해보는 장사는 하면 안되기에...
이 대목을 구직자 입장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업체가 어떤 이에겐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어떤 이에겐 참 고마운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내가 이 회사에 들어가면 서민들 피나 빨아먹는 악덕업자가 되는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고, 딱한 사람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던져줄 수 있는 보람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근데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라고 물어보는 구직자의 게시물에 열의 아홉은 가지말라고 합니다. 그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왜 구직자의 판단을 대신 해주려 하는지... 그 분 인생은 그 분이 알아서 개척해야 하는 건데 그런 말로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그 쪽 일이 괜찮고 안 괜찮고는 직접 부대껴 봐야지만 알 수 있습니다. 이건 비단 대부업체 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체 입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죠. 요즘 대부업체도 사람들 아무나 채용하진 않더군요. 그냥 지원이나 해보자는 식으로 접근했다간 예리한 면접자들의 눈에 포착이 될 겁니다. 일단은 마음 먹었다면 지원해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운이 좋아 채용이 된다면 직접 겪어 보시면 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3개월 정도 지나니 전체 업무 흐름을 알게 되더라구요. 대부업체 일은 단순합니다. 다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는 양질의 고객을 선별해 내는 작업이나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에 대해선 짬밥을 어느 정도(1년 이상)는 먹어야 하구요. 물론 개인차가 있어 하기 나름이겠지만^^ 부대껴 보시고 영 안맞다 생각되면 나오면 되고 맞으면 계속 다니면 됩니다. 급여 수준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구요. 그러나 그 분들께도 한가지 부탁의 말씀 드리자면 자신이 생각하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다른 사람도 같은 것으로 적용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 말아달라는 겁니다. 만약 대부업체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와 같은 말로 조언해 주십시오. 직접 겪어 볼 기회가 된다면 겪어봐야 자세히 알 수 있다고,,, 무턱대고 좋지 않다고 하는 건 도움을 절실히 요청하는 구직자에게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거 명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넋두리) 현 정부 들어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경감시켜 주고자 미소금융이라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은행권이나 제2금융권에 서민지원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미소금융이나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희망홀씨대출 같은건 정부에서 한푼 지원없이 은행의 휴면예금이나 아니면 기업의 자체기금 혹은 기부금으로 충당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떼이면 100%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제2금융권 대표상품 햇살론은 그나마 신용보증재단에서 85% 정도 보증을 해주니 15%만 손해보면 됩니다. 미소금융은 연4%대, 희망홀씨나 햇살론 같은건 일반신용대출 금리 수준입니다. 솔직히 그쪽에선 돈도 안되고 위험부담도 큰 그러한 상품을 취급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까요? 그럴리 없겠죠? 그저 나라에서 하라고 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그것도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좋은 면이 있지만 문제는 그런걸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상품취급에 많은 제한(까다로운 심사, 지역제한 등)을 두게 되고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기존 취지가 많이 퇴색되어 애꿎은 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지는 현실이죠. 이러한 환경이 어찌보면 대부업체에겐 크나큰 위협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진 시스템적인 문제가 많이 노출되어 있고 또 그것이 정착이 되어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대부업은 없어서는 안될 필요충분기관이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상생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어 가계경제 더 나아가 국가경제의 펀더맨털을 견고히 다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이런 글을 쓰려고 많은 생각을 가졌지만 지금에서야 쓰게 되는군요. 대부업체도 국가에서 인정하는 기업체입니다. 카더라 통신이나 매스컴 같은 것에 현혹되어 대부업을 염두해 두고 있는 구직자님들의 판단이 흐려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적은 글입니다. 제 글에 돌을 던지는 분들 있을 줄로 압니다. 네, 그 또한 제가 받아들여야 하기에 기꺼이 맞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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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대부업체에 입사한지 2개월 됐네요...님이 쓴 글 많이 와닿네요...입사전날까지 망설였는데 들어와서 겪어보니 아직까지는 괜찮네요...하지만 사회적인 인식은 아직도 부정적이죠...그게 너무 안타깝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워낙 사채에 대한 부정적으로 사람들 머리속에 각인되서
좀 안타까운 면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