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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국경 구획 과정에서 수자원 문제 불거져
◦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정부, 국경 구획 합의
-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1,300km에 달하는 국경 구획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다가 2022년 11월에야 양 정부 간 부처 수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 당시 양국 외교부 장관들은 키르기스스탄 내 켐피르-아바드(Kempir-Abad) 저수지와 우즈베키스탄의 토지 1만 9,000헥타아르(ha)를 교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이후 2023년 1월 27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Bishkek)을 방문하여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회담하여 국경 구획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양국 간 국경 구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양국은 실무자 수준에서 국경 획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 이번 국경 구획에서 켐피르-아바드 저수지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켐피르-아바드 저수지는 1983년 키르기즈 소비에트 공화국에 건설된 저수지로, 우즈벡 소비에트 공화국이 목화 생산을 위한 수자원 확보 용도로 건설하였다. 소련 당시에는 각 소련 내 공화국들이 분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소련이 붕괴한 이후 저수지는 키르기스스탄 소유, 저수지와 연결된 관개 시설은 우즈베키스탄 소유가 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켐피르-아바드 저수지를 우즈베키스탄에 양도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였으며, 영토의 한 치도 우즈베키스탄에 양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즈베키스탄 측으로부터 추가 영토를 확보하였다고 주장했다.
◦ 키르기스스탄 활동가들, 정부의 국경 구획 합의안에 반대... 정부, 활동가들 구금
- 정부 간 국경 구획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부터 키르기스스탄 시민사회와 야권 정치인들은 켐피르-아바드 저수지를 우즈베키스탄에 양도하겠다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입장에 반대하며 위원회를 조직하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켐피르-아바드 저수지가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접경하는 페르가나 계곡(Ferghana valley)의 핵심 수원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양도 결정을 비난했다. 또한 시위 참가자들은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간 국경 구획 합의에 관한 승인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승인 전 공개 토론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편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이들 시위에 강압적으로 대응했다. 지난 2022년 10월 23~27일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국경 구획 합의 반대 시위에 참석한 활동가, 전 정치인, 야권 의원 등을 구금했다. 활동가 27명 중 여성 6명, 어린이 1명이 구금되었으며,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이번 시위 참가자들을 소요 사태 조직 혐의로 기소했다.
☐ 키르기스스탄 정부, 기소된 활동가에 혐의 추가... 인권단체와 언론들, 우려 표명
◦ 키르기스스탄 정부, 활동가에 추가 기소... 야권도 비난
- 키르기스스탄 검찰은 구금된 활동가들에 내란죄를 추가하여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2일 쿠르만쿨 줄루셰프(Kurmankul Zulushev) 키르기스스탄 검찰총장은 의회에 참석하여 의원들에게 구금된 활동가들이 소요 사태 조직으로 기소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또한 줄루셰프 총장은 ‘켐피르-아바드’와 관련된 사건으로 기소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으로 사건이 불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 줄루셰프 총장의 발언 이후 의회 내 소수 정당인 통합키르기스스탄당(Butun Kyrgyzstan) 소속 아다한 마두마로프(Adakhan Madumarov) 의원은 위 사건을 여전히 ‘켐피르-아바드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두마로프 의원은 구금된 활동가들이 켐피르-아바드 보호 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마두마로프 의원은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와의 국경 구획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인사들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비슈케크 방문 전 구금하였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마두마로프 의원의 주장처럼, 언론과 의회 토론에서는 여전히 켐피르-아바드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 국제인권단체와 언론들,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추가 기소에 우려 표명
- 지난 2023년 3월 3일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에 국경 구획 합의에 반대로 구금된 시민운동가, 블로거, 언론인, 정치인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 측은 이들 시위 참가자들이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이행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 블로거, 시민 기자가 주축으로 활동하는 글로벌 보이스(Global Voice)도 키르기스스탄 내 소셜미디어 검열과 정보 조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글로벌 보이스는 자파로프 대통령 취임 이후 키르기스스탄 내에서 검열, 정보 조작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켐피르-아바드 사건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글로벌 보이스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친정부 단체를 활용하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친정부적인 내용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켐피르-아바드 저수지 양도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키르기스스탄 전역에서 소규모로 자파로프 대통령 지지 시위가 조직되었다고 글로벌 보이스는 전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Frontline Defenders, Aggravated charges for representatives of the Committee to protect Kempir-Abad
Global Voice, Social media censorship and information manipulation after Sadyr Zhaparov's rise in Kyrgyzstan, 2023.05.03.
The Diplomat, New Charges in Kyrgyzstan’s Kempir-Abad Case, 2023.04.27.
Human Rights Watch, Kyrgyzstan: Free the 22 ‘Kempir-Abad’ Protest Detainees, 2023.03.20.
Institute for War & Peace Reporting, Kyrgyzstan Seals Border Deal, Dissenters Remain in Jail, 2023.02.09.
24.kg, Kyrgyzstan and Uzbekistan start negotiations on border demarcation, 2023.02.08.
Gazeta.uz, Узбекистан и Кыргызстан начали переговоры по демаркации границы, 2023.02.07.
eurasianet, Upgrade in Uzbekistan, Kyrgyzstan ties holds promise of trade bonanza , 2023.02.06.
RadioFreeEuorpe/RadioLiberty, For Kyrgyzstan And Uzbekistan, 'No Other Path' But Deeper Cooperation, 2023.01.31.
eurasiaent, Kyrgyzstan, Uzbekistan complete border delimitation process, 2023.01.27.
RadioFreeEurope/RadioLiberty, Kyrgyzstan, Uzbekistan Sign Accord On Joint Management Of Disputed Water Reservoir, 2022.11.03.
The Diplomat, Kyrgyzstan, Uzbekistan Foreign Ministers Sign Water, Border Agreements, 2022.11.03.
[관련 정보]
1. 키르기스스탄 검찰,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국경 조약에 반대한 인사 추가 기소 (2023. 4. 28)
2. 키르기스스탄와 우즈베키스탄, 국경 획정에 대한 본격적 논의 시작 (2023. 2. 10)
3.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국경 획정 합의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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