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금), 새벽에 일어나 숙소 앞의 해변으로 나갔다. 이윤희 씨와 정상희 씨가 먼저 나와 동해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5시 4분에 수평선으로 붉은 해가 솟아오른다. 10여분 모래사장 이쪽저쪽을 오가며 여러 차례 일출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은 후 숙소로 돌아와 거실에서 다시 수평선 위로 한창 떠오른 해를 바라보며 희열에 젖는다.
오늘 걷기 코스는 해파랑길 고성구간 47~48코스. 오전 8시, 삼포 해변의 숙소를 출발하여 차도를 따라 잠시 걸으니 큰 호수가 나타난다. 고성8경의 하나로 알려진 송지호, 주변을 돌아 한참 걸어가는 소나무 숲길이 운치 있다.

고성8경의 하나인 송지호 숲길을 걷는 일행
송지호를 벗어나 북쪽으로 500미터쯤 올라가니 아늑하고 평화로운 한옥마을이 나온다. 국가지정중요민속자료 235호 왕곡마을, 마을 안으로 들어가 중심부의 광장에서 30여분 휴식하는 동안 일부는 고즈넉한 마을을 배경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기도. 공동화장실이 우아하고 정결하여 마을의 품격을 높여준다.

품위 있고 아늑한 정취가 느껴지는 왕곡마을
해안으로 나와 공현진 해변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쉬었다가 가진항을 지나니 점심장소(가진항물회식당), 물회에 국수를 말아먹는 맛이 일품이다. 2년 전 동해안 걷기하며 몇 차례 물회음식을 들었는데 그때는 별로라고 느낀 것과 달리 별미다. 땀 흘린 후 먹는 것이 제 맛인 듯.
점심시간에 대원 모두 기수가 들고 걷는 깃발에 걷기의 소회를 담은 글귀를 적고 서명을 한다. 어떤 이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 나는 ’행복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라 적었다. 각기의 소회가 하나로 응축되어 좋은 결실 맺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12시 반에 오후 걷기 출발, 한 시간여 걸으니 고성군청 소재지인 간성읍 초입의 남촌교를 지나 꽤 넓은 들판이 나온다. 주변에 별다른 표지가 없어 해변에서 풀을 깎는 일꾼들에게 물으니 이곳 지명이 ’고오리‘라고 말해준다.
잠시 후 북촌철교를 지난다. 원산으로 이어진 옛 철교 자리, 그곳에서 부티 평화누리길이 시작된다. 한참 걸으니 길가에 아담한 정자가 나온다. 휴식하기 좋은 장소, 간식을 들며 정자에 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눈을 들어 현판을 보니 ‘송강정철정(松江鄭澈亭)’이라 써져 있다. 그 옆에 ‘관동별곡 800리길’이라 쓴 길 안내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송강 정철을 기리는 정자인 것 같은데 언제 세운 것인지, 현판 글씨는 누가 썼는지 아무런 흔적이 없어 고개를 갸웃했다.
다시 걷기 시작, 오늘 도착지인 거진항이 시야에 잡힌다. 마지막 구간을 열심히 걸어 거진항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 26.3km를 걸었다. 다른 날보다 약간 더운 날씨, 거리도 줄고 지원팀과 후원자들이 협찬한 간식(한국체육진흥회 엄산호 설악권지부장과 고성에 거주하는 지복순 한국체육진흥회 회원)이 힘을 돋워 전날보다 수월한 걷기였다.
스트레칭을 한 후 버스에 올라 숙소(금강산콘도)로 향하였다. 경관이 좋은 해안에 자리한 쾌적한 시설(이틀간 묵을 예정), 여장을 풀고 다시 버스에 올라 잠시 전에 도착했던 거진항으로 향하였다. 저녁식사는 고성군청과 한국관광공사가 베푸는 만찬, 식당(경기이천횟집)에 도착하니 지승태 부군수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들이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메뉴는 풍성한 회 정식, 모두들 맛있게 들며 밝은 표정이다.

이제 남은 일정은 마지막 하루,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보낸 답신, ‘끝까지 이르도록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원 차질 없이 끝마무리 할 수 있음은 치밀한 계획과 진행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내일이 기대됩니다.’ 잘 걷고 잘 먹고 잘 살폈으니 우리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두자.
첫댓글 정결하고 우아하여, 마을의 품격까지 높에준다는 화장실!!
인증샷이 없어 쬐끔 아쉽네요^^
잘 지내고 계신거죠??ㅋㅋ
수고하셨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셔서 유종의 미를 거두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