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박성우
살구꽃자리에는 살구꽃비
자두꽃자리에는 자두꽃비
복사꽃자리에는 복사꽃비
아그배꽃자리에는 아그배꽃비 온다
분홍 하양 분홍 하양 하냥다짐 온다
살구꽃비는 살구배꼽
자두꽃비는 자두배꼽
복사꽃비는 복숭꽃비
아그배꽃비는 아기배꼽 달고 간다
아내랑 아기랑
배꼽마당에 나와 배꼽비 본다
꽃비 배꼽 본다
예쁘기도 해라 옛사람들은 이런 날 떨어진 꽃들을 자리 삼아 누워 얼굴로 꽃비 대신 맞으며 술을 마셨다고 들었다
동요스러운 듯하지만 어느 한 곳도 빈틈이 없다 살구꽃 자두꽃 복사꽃의 3음절에 이은 아그배꽃 4음절의 탈격이 맛있고 분홍 하양의 울림소리에 이은 '하양다짐' 이란 말은 소리로도 뜻으로도 시원하다 또 살구배꼽 자두배꼽 복숭배꼽은 얼마나 즐겁고 눈앞이 환해지는 명명인가
배꼽마당에 나와 배꼽비 본다
꽃비 배꼽 본다의 마무리까지 이 시는 우리말 음운의 맛을 절묘하게 살린다 삿됨을 여윈 이러한 천진 앞에서 우리 마음도 덩달아 풍선처럼 부푼다
김사인의 "시를 어루만지다"에서 퍼옴
추신"
공작산 산행 참 좋았지유? 어릴 때 동물원에서 본 그 공작새!
날개를 부채처럼 펼치고 무지개빛 색체로 꿈꾸듯 서 있었던 그 공작새를 그리며 공작산에 가는 날을 얼매나기다렸는지 모른다우
우리 님들이여 우중산행을 했으므로 더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겠지요?
마음이 빠르면 병이 든 것이요 마음이 느리면 건강한 것이며 마음이 고요하면 거룩한것이라죠?
우리들은 일상에서 살아내느라고 마음이 바빴지만 일욜마다 산에 들면 마음이 느려지는 것 같아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지 않았남유? 그런데 우중산행은 자기를 비우는 행위 같아서 조화롭게 거룩해 지는 느낌을 받더이다 꼭 선정에 드는 기분이랄까?
하산길도 참 좋더이다 흡사 갈지자로 걷는 것 같지 않았남유?
오른쪽 계곡을 건너고 보면 어느새 또 왼쪽 계곡을 건너고 있고
또다시 오른쪽 다시 왼쪽 이런식으로 자꾸 걷다보니 흥미로운 마음이 노래가 절로 나더이다
현호색 산괴불주머니 바람꽃 괭이눈 개별꽃 흰제비꽃들도 옹기종기 모여서 가랑비를 맞으며 봄노래를 부르고 있었지요?
아참 북한산 진달래는 만개했었는데 공작산 진달래는 필까말까 망서리고 있는 듯 보였지요?
또 하나의 발견인데 물에 젖은 상수리과 나뭇잎들이 흡사 오천원권 지폐같지 않았남유?흐흐흐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도사곡리에 있는 까미노 데 플로레스타에서 고품격의 휴식을 즐긴것도 좋았죠? 조관현,하명채님 우리맹꽁이 부대를 환영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우리 회장님의 멘토도 고품격이였지요
떠나올 때 "홍천강물을 다 마시고 간다" 시인이 따로 없죠?
그리고 갈 때 "좋은 말 만 하자 "하셨던 그 말씀도 깊은 울림을 받았슴다
첫댓글 '마음이 고요하면 거룩하다' 참으로 와닿는 명언입니다.
雨中山行 又一味(우중산행 우일미) 빗속산행이 또한 그 맛이 있다면 바로 마음이 고요해지는 그 맛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