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스티카(swastika, 卍)
스와스티카(swastika, 시계방향으로 꺾인 십자가)는 오랜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부와 행운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스와스티카의 어원은 범어 스바스티카(svastika)로서, '행운으로 인도하는'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스와스티카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화폐의 도안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미술에도 등장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의 마야 문명을 비롯해 북아메리카의 나바호족을 중심으로 스와스티카가 사용되었다.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문화 지역에서는 스와스티카가 그리스어 알파벳 가운데 하나인 감마의 대문자 Γ 4개를 조합해서 만든 십자가라고 알려져 있었다. 인도의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에서는 여전히 스와스티카가 길조의 상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된다. 자이나교에서 쓰이는 스와스티카는 그들의 7번째 성인(Trthakara)의 상징이다. 특히 그 숭배자들에게는 스와스티카를 이루는 4개의 꺾인 선이 각각 자신이 환생할 4개의 장소를 일깨워준다고 하는데, 그것은 동물이나 식물세계, 지옥, 현세, 영적 세계 등으로 나뉜다.
힌두교와 자이나교에서는 스와스티카를 회개장부의 겉장, 문지방, 문, 헌금상자 등에 붙인다. 시계방향의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와 시계반대방향인 왼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 는 각각 뚜렷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는 태양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즉 북반구에서 볼 때 태양은 동쪽으로부터 남쪽을 거쳐 서쪽으로 회전하는데, 이와 같은 태양의 1일 주기를 본떠 스와스티카의 회전방향을 정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왼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는 밤, 무서운 칼리(kl) 여신, 주술적인 관습 등을 상징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스와스티카가 혜성의 모양에서 나왔다는 의견이 있다. 따라서 천체관측이 가능한 문명에서 혜성의 의미로 스와스티카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불교에서 스와스티카가 사용되는 이유는 불교의 발생지가 인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와 전혀 관계가 없는 기독교 국가인 독일에서 유사한 스와스티카가 사용된다는 의미는 모두 인도를 그 근원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십자가(Cross 十)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일과 그의 수난과 죽음이 가져다준 구원의 은총을 상기시킨다. 십자가는 그리스도 자신과 그리스도교도의 신앙을 동시에 나타내는 상징이다. 의식을 집행할 때 십자가 상징을 긋는 것은 상황에 따라 신앙고백·기도·봉헌·축복 등을 뜻한다. 여러 전승에 따르면, 그리스도가 죽은 십자가는 '크룩스 이미사'라고 하지만, '크룩스 코미사'였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 4가지 십자가 모양에서 행렬·제단·문장(紋章) 등에 쓰이는 십자가, 교회·묘지 등에서 무늬를 넣고 색을 칠해 쓰는 십자가 등 많은 변형과 장식이 발전했다. 십자가 상(像)들은 그리스도교 시대보다 훨씬 전에 종교나 그 외의 상징들로 사용되었지만, 이 상들이 단지 신분이나 소유를 상징하는 물건이었는지, 아니면 신앙이나 숭배의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그 이전에 쓰이던 2가지 십자가 형상들이 널리 유행했다. 콥트 그리스도교도들은 생명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ankh, 지붕을 얹은 타우 십자가로 크룩스 안사타로 불렸음)를 받아들여 신앙 기념물에 널리 썼다. 크룩스 감마타(crux gammata)라고도 하는 만(卍 swastika)자형 십자가는 그리스 문자 감마의 대문자 4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도들의 무덤에 십자가의 은밀한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시대 이전의 그리스도교도들은 십자가를 그리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십자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 조롱을 받거나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콘스탄티누스는 개종한 뒤에 죽음의 형벌이었던 십자가형을 없애고, 십자가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키로(chi-rho) 도안을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물로 권장했다. 이 상징물은 350년경부터 그리스도교 예술에 소재가 되었으며 묘비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십자가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십자가는 라틴 십자가라고 불리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모양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믿어지고 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십자가가 이것으로 서방 교회에서 많이 쓰고 있다. 전형적 십자가라고 하면 그리스 십자가가 그것이다. 가로와 세로가 같고 동방 정교회에서는 이것을 사용하고 있다. 또 교회의 건축도 평면도로 보면 이런 모양으로 되어 있다. 동방 정교회에서는 러시아 십자가도 많이 쓰고 있다. 라틴 십자가를 거꾸로 한 것이 베드로 십자가이다. 베드로는 이런 모양으로 십자가에 처형되었다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교황의 행진 때 사용되는 교황형 십자가가 있다. 예루살렘에서만 볼 수 있는 예루살렘십자가도 있다. 그리고 다수의 십자가들이 있다. 그러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십자가상을 숭배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독일의 국기에는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등장한다.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당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나치독일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패전과 함께 나치의 반인류적인 행위가 밝혀짐에 따라서 하켄크로이츠는 독일은 물론 서구의 모든 나라에서 금기되었다. 독일어로 하켄(Haken)은 영어로는 Hooks(갈고리), 크로이츠(kreuz)는 cross(십자가)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바꾸면 갈고리 십자가가 된다. 이 갈고리 십자가를 게르만 십자가라고도 한다. 이 하켄크로이츠는 불교에서 사용하는 만(卍)과 매우 흡사하다. 방향만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나치는 이 문장을 자신을 대표하는 것으로 사용했을까?
나치는 게르만족의 우월성을 알리는데 아리안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자신을 아리안족의 후예라고 주장했다. 아리안족은 선사시대에 인도를 침략하여 지배했음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유럽에도 진출하였다. 선사시대 유럽에서 쓰인 언어는 대부분 인도유럽어족(Indo-European languages)에 속해 있었다. 이들의 기원은 흑해 및 카스피 해의 북쪽지역으로 설정된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유럽의 선사시대에는 인도의 문명이 유럽으로 어느 정도 이동을 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고대 게르만족이 인도의 스와스티카를 신성한 표시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도의 스와스티카가 유럽에 전파된 후 기독교가 공인됨에 따라서 십자가의 일부분으로 인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