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로 떠난 ‘동학개미’ 중 일부가 ‘n배 레버리지’와 해외파생상품 등 위험천만한 상품에도 손을 대고 있다. 해외파생상품 거래에서 개인투자자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고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카지노 및 스포츠도박이 정지되자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해외 증시로까지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올 들어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QQQ’ 상장지수펀드(ETF)를 11억7111만달러(약 1조4457억원)어치 거래했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QQQ는 미국 나스닥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ETF다. 나스닥지수가 하루에 1% 오르면 이 ETF 가격은 3% 오른다. 그 뒤를 이은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다. 나스닥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을 낸다. 두 종목의 거래액을 합치면 30억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단일종목 기준 최대 거래액을 기록한 테슬라(27억9416만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나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거액을 노리는 ‘불개미’족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배 레버리지뿐 아니라 원자재선물과 지수옵션 등 해외파생상품 거래에 뛰어든 개미도 많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은 해외파생상품 3790만 계약을 거래했다. 차익만 정산해 실제 거래금액은 크게 줄어들지만 단순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2조331억달러(약 2509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해외파생상품은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위험성이 높은 투자로 손꼽힌다. 실제로 지난 3월 급락장에서 환율 파생상품 전문 사모운용사 위너스자산운용은 하룻밤 만에 닛케이225 선물투자 상품에서 약 800억원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