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3학년 때 이웃학교에서 선생님 한분이 전근을 오셨다.
얼굴이 가무잡잡하시고 야성미가 넘쳐 보이는 분이셨다.
약 사십 세가 되셨을까...
다들 내색하지는 않았어도 그 선생님 수업시간이 되면
뭔가 눈빛들이 반짝이는 듯 초 집중이다.
김동호 선생님.
나도 약간의 호기심은 일었었지만 특별히 설레이거나
눈을 빛낼 정도는 아니었었다.
그날 이전까지만 해도...
젊은 시절,
내 성격은 참 유별난 편이어서
아무리 영화배우같은 미남이 있다해도 나한테 관심이 없으면
그저 관심 밖의 남자일 뿐이었다.
그래서 연예인을 좋아하거나 나와 선이 닿지 않는 이룰 수 없는 짝사랑에
애태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별로 내새울 것 없는 사람일지라도 나를 향한 진심어린 마음이
감지된다면 한번 쯤 그 진심을 헤아려 볼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 였다.
그렇기에 어렴풋이 나마 나를 좋아하는 듯한 느낌이 와 닿을 때
잠시 스쳐지나는 인연일지라도 때론
설레임에 가슴 태우는 일도 가능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교회 사모가 된 나와 제일 절친했던 친구가 미화부장이었었기에
내 시 '어머니'가 교실 뒤에 붙여져 있을 때였다.
교실을 한 바퀴 도시며 찬찬히 살펴보시던 선생님께서 내 등을 쓰다듬으셨다.
"**는 엄마 닮았어, 아빠 닮았어?"
깜짝놀라 얼굴이 빨개진 내가 무의식중에 엄마 닮았다고 말을 해 놓고
웃으시던 선생님 눈빛과 마주친 뒤로 내 설레임의 시간은 시작되었다.
그 시간만 되면 나 역시 다른 애들처럼 눈이 빛나기 시작했고
그 선생님께 특별히 기억된 존재라는 사실에 홀로 애태우기까지 했었다.
당시 1학년 때부터 친했던 여섯 명 맴버 중에
훗날 김희애를 볼 때마다 그 친구 생각이 날 정도로 외모와 이미지가
비슷한 친구가 한명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선 별로 인기를 끌지못했어도 선생님들껜 늘 이쁨받던 친구는
3학년 때 우리반이 아닌 옆반이었었다.
어느날 우리 맴버들이 연못에서 놀고있는데
김동호 선생님이 오신다.
다들 얼굴들이 빨갛게 상기된 듯한 순간이었다.
세상에...
평소 인사하면 웃어주시던 그 김동호 쌤이
나한테는 눈길도 안주고
그 예쁜 친구한테 다가가 한말씀 하신다.
"**아, 우리 낚시갈까?"
그 뒤로 내 마음속에서 김동호 선생님에 대한 감정은 거짓말처럼
싹 사라져 버렸다.
아, 나를 좋아한게 아니었구나... ㅋ
그래도 어느정도 날 좋아하리라 믿었던 내 감각이
그렇게 무딘 헛다리였다니...
어떤 말도 재미있게 해 가며 허심탄회하게 웃고 떠들던 친구들이었음에도
이날 이때까지 그 말만은 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밝히며 자존심 상했었다는 말 꺼낸다는 것 자체가
내 자존심의 손상이었으므로...
다른데선 몰라도 내 자존심은
이성간에선 유난히 단단해서 휘어질 줄을 모르고 아니다 싶으면
마음 속을 점령해 스스로 상처받지 않도록 단도리시켜 버리곤 한다.
어제 초등친구 중 가장 친하다 생각했던
경찰친구가 늘 힘내고 열심히 살라고 좋은 음악 한곡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훌륭한 친구로 업무 수행하며 표창도 많이 받아 외국도 몇 번 갔었고
아시안게임등에서는 이북선수들 맨 앞에서 호위하는 등 자신의 길을 철저히 가면서도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진짜 늘 최선의 길을 걷는 친구다.
아들 군대있을 때 대대원 한명한명 신경쓰시며 모법 부대를 만드시면서도
늘 자신을 갈고 닦으셔서 지금 육군본부에 가 계신 대대장님과 참 비슷한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했었다.
그 모법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친구였기에 모임이 있을 때마다
대화가 가장 잘 통했고 딸이 속리산 고시원에 있을 때 경찰공무원 시험준비하는
친구 아들한테도 속리산 고시원을 소개해 딸보다 1년 먼저 합격을 했기에 부자간
경찰을 하는 친구이다.
내가 힘든 일 생길 때 의논해도 좋은 말, 힘내는 말을 많이 해 주던 친구였는데
요즘 각자 많이 바쁘기도 하고 또한 내가
고교 학생주임선생인 친구와 더욱 가까운 듯 친하게 이야기하면서
어딘가 소원해진 듯 한 즈음이다.
비록 남녀의 감정은 전혀 없었어도
친한 친구가 다른 이성친구와 더 친하게 얘기하는 걸 보면
나 같으면 아마도 친구고 뭐고 그냥 멀리했을 것 같은데...
그 노래가 아마도 노사연이 부르는 부부인 것 같다.
내가 힘든 사연을 얘기했을 때
힘내라고 응원해준 친구,
지금도 늘 열심히 사는 모습에 힘찬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나 또한 연일 바쁘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앞날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그 친구한테 늘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 친구가 나 아닌 다른 여자친구와
모임때마다 더 다정하게 웃고 떠들며 친하게 보였다면
그 속내야 어떻든 내 절제하지 못하는 자존심이 또
빛을 발해 좋은 우정을 잃지 않았을까...
과연 내 자존심의 발로는 어디에서 기인되는 것인지...
첫댓글 요즘은 연일 방송이 나가서 매일 두 시간 연장근무를 하고 토요일도 특근을 합니다. ㅎ
집에 오면 열시가 넘고 올려진 글 읽고 반갑게 댓글 달다 보면 시간이 훌쩍가네요.
늦은 시간임에도 글을 쓰고 싶어지는 마음이 일어나니 소통을 통해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삶방, 참 감사하고 좋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ㅎ
아침에 일어나 수정을 좀 하다보니 시간이 벌써... ㅋ
밤새 시원하게 내리던 비가 멎으니 새들의 지저귐이 더욱 청아합니다. ㅎ
이번 비로 메르스가 좀 씻겨나갔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도 '일체유심조' 마음에 새기며 힘차게 시작해 봅니다. ㅎ 삶방 귀하신 인연님들 좋은 날 되세요.
귀한 글에 적극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초등학교때 새치머리가 있던 저를 쉬는 시간에 책상에 엎드리라면서 한올씩 뽑아주시던 선생님을 짝사랑했었는데
어느날 다른 학생의 머리칼도 뽑아주시는걸 보고 마음을 접었더랬습니다
아마도 자존심이 사랑보다 한수 위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결혼이 자주 가슴의 비를 내립니다
맞아요. 자존심이 사랑보다 한수 위...
흰머리 염가로 뽑아 줍니다.
맘에들면 공짜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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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면에서는 몰라도 이성간 여자는 자존심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귀하게 여겨주고 사랑해준다는 그 느낌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니까요. ㅎ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에버그린 님께서는표현을 못하셨었군요. ㅎ
아마 콩깍지가 벗겨진 뒤 보셔서 정이 날아간 듯 느껴지셨을 거예요. ㅎ
그때까지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셨다면 파파할아버지라도 젊은 총각처럼 보이셨겠죠. ㅎ 모든게 마음에서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ㅎ
행복한 날 되세요.^^*
순이님이야 그렇지만 우린 치마만 걸치면
좋아하니 구태여 냉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몸 지금은 도를 연마하며 도를 가기 위해
(도)동무 방 가려고 화장 합니다.
순이님은 아직도 애틋한 감성이 ㅆ네요?
그런 게 소멸 되어 갈 때 작가는 *맹작을 양산할
가능성이 희박하니 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시심을
유지하이소, 이몸 기원하나이다.
치마만 걸치면 좋아하는 남자들은 사랑이란 단어를 쓸 수 없겠지요. ㅎ
아무리 자신을 예쁘게 본다 해도 그저 아무 여자한테나 똑같은 비중으로 이쁨받는 것에 흔들릴 여자는 없을 것입니다. ㅎ
道 많이 연마하셨나요? ㅎㅎ
애틋한 감정이 생의 마지막 날까지 날 지탱시켜주길 바랄 뿐입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간다 해도 감성을 잃지 말아야 할텐데요.
교주님. 평온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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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어려서부터 생각하는것이 남자하고는 아주 다르네~
남자들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자들을 돌처럼 보고 공부만 하는데~~~ㅎㅎㅎ
희아님은 오로지 굴욕의
이력서만 화려하니
이 어이 할꼬?
@끌리오 ㅎㅎ 고향사람 만난듯 반갑습니다.
난 농성동 동명동에서 오래 살았는데
북구 우치로 전대 뒤 옛날 오치동인가요?
들려줘서 감사합니다.
@끌리오 ㅎㅎㅎ 희아 님은 침 솔직담백하세요. ㅎ 멋지십니다.^^*
산골순이님 순진한줄 알았는데 고등학생때부터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기 시작했구만~~
난 고등학생 까지는 오직 공부만~ 아무리 이쁜 여학생이 꼬셔도 등 돌리고~~~ㅎ
ㅎㅎ 저는 지극히 정상적인 감성주의자였어요. ㅎㅎㅎ
낭주 님 말씀 그대로 믿어집니다. ㅎ 좋은 밤 되세요.^^*
그런데 , 그 선생님은 담당과목이 뭐였죠 ?
그리고 , 앞으로는 내가 산골순이님을 좋아할테니 "어머니"라는 시...그런 시도 보여주기를...
우리의 삶을 아끼고 사랑하며 화이팅~!!
ㅎㅎㅎ 이젠 누가 좋아해 준다 해도 예전처럼 맘이 흔들리지 않네요. ㅎ
예전엔 누가 좋아하는 듯 하면 신경쓰이고 관심도 좀 가곤 했었는데...
그 선생님 담당이 주요과목은 아니었어요. ㅎ 적토마 님. 좋은밤 되세요.^^*
@산골순이
ㅋㅋ~ 그러세. 화이팅~!!
아!
그게 자존심이라 정리가 되는군요. ㅎㅎ
이제사 알았습니다.
선생님을 좋아한 적은 없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저 역시도
그 부분 변치 않습니다. ^^
길동무 가는 전철 안에서 한자 날립니다. ~~
행복한 하루되세요. ~~
방장님께서도 한 자존심 하시는 군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ㅎ 행복한 밤 되세요.^^*
첫사랑 짝사랑도 좋지만
여잔 자존심이 먼저 앞서죠
암만 좋아도 나 좋다 안하면
마음 숨기는게 여자의 심리랍니다
아로미 님. ㅎ 공감해 주시는 마음, 급 친근감이 느껴지네요. ㅎ 행복한 밤 되세요.^^*
와이프가 어느날 초딩 동창회간다고 꽃단장하고 나갔어요 저는 와이프가 밤에 어디 나갈 때는 늘 이 멘트를 날립니다
..김여사~ 오늘밤 안들어올꺼제?
ㅋㅋㅋ 제딴엔 부담없이 놀다가 오라는거죠
근데 그날밤 정말 일찍 들어왔는데 표정이 영~~ 어둡더군요
와? 그라노? 했더니 쫌 씩씩~~거리면서 하는 말에 저는 참 많이 웃었습니다
..정임이 가쓰나~ 오늘 진짜 이상한 옷입고 와서는 노래부르면서 춤을 추니까 머시마들이 침을 질질~~ 흘리더라 천박한 것들
내가 부르니까 쳐다도 안 보더라 신경질나서 와뿟따
정임이는 지캉 제일 친하면서 스포츠댄서 선수거등요 참말로 질투할데다 해라 그래도 남자들은 질투하는 여자가 이뻐요 ㅋㅋ
ㅎㅎㅎ 몸부림 님. ㅎ 질투 없는 여자는 앙꼬없는 찐빵에 비유해야 하나요? 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여자의 질투는 무죄라고 했던가요 ?
자존심...이것도 지킬 수 있을 때까지는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이젠...아름다운 질투요...배려의 자존심이 되어야 겠지요.
저도 시골 남녀 공학에서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했네요.
가끔 친구들의 순수하고 풋풋한 첫사랑 앓이를 듣곤 합니다.
돌아오지 않을 추억들이지만 감회가 새롭고 공감도 갑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온 길을 뒤 돌아 보면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고 아련한 그리움이겠지요....ㅎㅎㅎ
다들 지금쯤 어디서 어떻게 살고들 있는지...보고싶네요.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덥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오늘도 잘 마무리 하시고...멋진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어릴 때의 짝사랑...
과묵 님 친구분들도 그 풋풋한 첫사랑 앓이 하셨던 분 많으신가 보군요. ㅎ
설레임이란 참 아름다운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ㅎ 좋은 밤 되세요. 과묵 님.^^*
저는
남자는 좀 아는데..
워낙 여자를 몰라서 뭐라 말씀드리기..ㅎ
학창시절 여학생은 호감이 가도 여선생님에 대해서는
이성으로서 마음이 가거나 하는 일 없었으니
저를 표준남으로 가정할경우
아무래도 남자와 여자는 그 감정의 흐름이 ..격이 다른가봅니다~~^^
ㅎㅎㅎ 그러게요. 가을이오면 님.
남자와 여자의 감정 흐름이 달라서 그 또한 흥미진진하게 생각될 때가 있었죠.
그래서 전 심리테스트를 참 좋아합니다. ㅎ 행복한 밤 되세요.^^*
산골순이님의 학창기는 항상 흥미진진입니다~^^~
ㅎㅎㅎ 정샘 님. 흥미진진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제 생각엔 정샘 님 삶이 흥미진진하셨을 것 같은데요. ㅎ 행복한 밤 되세요.^^*
ㅋㅋ~ 그러세. 화이팅~!!
적토마 님. 좋은 휴일이네요. 정말 할 일입니다. 을 받았습니다.난게 아니라는 뜻으로 앞으로도 계속 고수해 갈까 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가사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어느 자존심 강한 분들께서 눌러주셨는지 글 쓰고 처음으로 네 분의
제 자존심이 결코 유
ps: 오늘 콘서트 7080 지나간 프로 돌려 듣다 보니 그 친구가 보내준 노래가 노사연의 '바램'이였군요.
역시 글을 멋드러지게 쓰십니다.
'자존심' 이해가 감니다. 훌륭한글에 심취해감니다.
글도 멋이 있고 퓽류가 있고 , 유려하면서,살살 고개를 넘는듯 마는듯 하면서...............
감사합니다
ㅎㅎ 만장봉 님. 기분이 최고로 업됩니다. 만장봉 님께 이런 과분한 댓글을 받다니요. ㅎ
감사합니다. 행복한 오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