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밤의 기적
원제 : Miracle in the Rain
1956년 미국영화
감독 : 루돌프 마테
출연: 제인 와이먼, 반 존슨, 에일린 헥카트
페기 캐슬, 프레드 클락, 조세핀 허치슨
바바라 니콜스
'비내리는 밤의 기적'은 1940년대 2차대전 시기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여 평범한 노처녀의
짧고 애틋한 사랑의 전설을 토대로 영화화 된 이야기입니다. 재미없는 삶을 사는
루스 라는 여인이 비가 오는 어느 날 만난 군인청년과 사랑에 빠졌지만 슬프고 기구한
운명에 맞닥드리는 내용입니다.
여주인공 루스 역은 매우 평범한 외모지만 연기력과 시나리오 보는 안목 때문에 제법
명작 고전을 남긴 여배우 제인 와이먼이 맡았습니다. 제인 와이먼은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이지만 연기폭이 꽤 좁은 배우이기도 합니다. 폭넓고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지는 못하지만 순수하고 착한 역할에 특화된 연기가 장기로 이러한
이미지를 잘 살려서 좋은 영화를 많이 남겼습니다. '유리 동물원' '잃어버린 주말'
'무대 공포증' '마음의 등불' 그리고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한 '조니 벨린다' 등
수작들을 다수 남겼습니다. 커크 더글러스, 레이 밀런드, 록 허드슨, 그레고리 펙 등
일급 남자 배우들의 상대역으로 출연하였는데, 여자로서의 삶은 그다지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총 5번 결혼했으나 대부분 2-3년 남짓한 짧은 결혼생활을 했고 그나마
후에 미국 대통령이 되는 로널드 레이건과의 결혼생활이 8년으로 가장 길었고,
레이건과의 사이에서 낳은 3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구두판매회사에서 일하는 노처녀 루스(제인 와이먼), 음악가였던 아버지는 루스가
어릴때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루스가 돌봐야 되는
처지로, 남자 한 번 사귀어 보지 못한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비오던
날, 우연히 만난 넉살좋은 군인 아서 휴게논(반 존슨)은 루스의 물건을 들어주다가
루스의 집까지 오게 되고, 이후 루스와 아서는 데이트를 시작하며 사랑에 빠집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설레이는 데이트, 두 사람은 루스의 직장동료인 그레이스의
응원 속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아서의 부대가 전선으로 투입되게 되고
그렇게 해서 루스와 아서는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모정', '사랑과 영혼' 같은 영화가 연상되는 작품이기도 한데, 시네마스코프 시대가
도래한 1956년에 발표되었음에도 4 : 3 의 고전적 화면비율을 유지한 흑백영화
입니다. 제인 와이먼 출연작 중 국내에 개봉한 영화 중 한 편인데, 제인 와이먼,
반 존슨 모두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배우는 아니었음에도 이 영화가 개봉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1년 먼저 개봉된 '모정'의 인기 때문에 다소 유사한 듯한 내용의
애틋한 멜로영화로 선택된 작품 아닐까 싶습니다. 기구한 삶과 운명을 맞게 되는
루스라는 여주인공의 가슴아픈 이야기기도 한데, 엔딩 부분에서 판타지적 요소가
나오기도 하며, 이 내용이 1942년 뉴욕에서 설화처럼 전해진 이야기라고 합니다.
일종의 사랑의 기적이랄까요.
다른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제인 와이먼은 착하고 순수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유명 여배우 중에서 화려한 역할과는 거리가 먼 제인 와이먼이 여기서도 조용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소시민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 배우로는 매우 평범하고
멋없는 느낌의 반 존슨이 넉살좋은 군인으로 제인 와이먼과 사랑에 빠지는 군인을
연기하고 있는데 그의 역할중 꽤 호감가는 역을 연기했습니다. 반 존슨 역시도
꽤 평범한 듯한 인상과 연기인데 꽤 많은 영화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로
우리나라에도 여러편이 개봉되었습니다.
판타지적 요소를 아주 약간 가미한 애틋하고 슬픈 로맨스 영화로 온순한 분위기의
제인 와이먼이 연기해서 더 마음아픈 분위기가 표현된 영화입니다. 평범하게
살던, 별로 행복을 모르고 자란 여주인공에게 모처럼 굴러들어온 행복의 순간이
너무나도 짧은,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과 애틋함을 주었던 영화입니다. 제인
와이먼 출연작 중 비교적 후기 영화에 해당되며 대표작이랄 수는 없지만 국내
개봉했던 영화라는 점에서 한 번 찾아볼 가치는 있는 작품입니다. 방영된 기억이
없고, 미츨시 된 영화라서 개봉후에 오래도록 잊혀진 고전 중 한 편입니다.
ps1 : '리오 브라보'에서 딘 마틴, 리키 넬슨, 월터 브레난이 부른 경쾌한 노래
'신디, 신디'를 반 존슨이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더군요. '비나리는 밤의
기적'이 더 먼저 만들어진 영화니 이 오래는 이 영화가 더 '원조'였네요.
ps2 : 50년대 뉴욕의 거리(영화속에서는 42년으로 설정된)를 많이 구경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ps3 : 헐리웃 여배우들이 가장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을 함께 겸비한 시대에
제인 와이먼이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데 동 시대 활동한 여배우가
'에바 가드너' '데보라 커' '도나 리드' '수잔 헤이워드' '엘리자베스 테일러'
'잉그리드 버그만' '리타 헤이워스' '진 시몬즈' '제니퍼 존스' 같은 여배우였으니
제인 와이먼 같은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배우가 살아남기 참 힘든 시대였습니다.
그만큼 특정 역할에 특화된 연기와 시나리오 보는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ps4 :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모정'이 단연 대표적인 작품이지요.
[출처] 비내리는 밤의 기적(Miracle in the Rain 56년) 짧고 애틋한 사랑|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