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서글픔
글/ .. 중년의 서글픔..
비개인 까만 밤하늘에는
은하가 잔 여울 되어 흐르고
별똥 별이 길게 여운을 남기고 떨어질 때
별들이 살고 있는 하늘 저편...
평상에 누어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얼굴 위로 별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두려움과 함께
광활한 우주 속 미지의 세계로 멀고도 먼 여행을 떠나기도 했던,
꿈 많던 시절은 나에게도 있었습니다.
놓쳐버린 유성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밤은 깊어가고
옷이 이슬에 다 젖도록 또 다른 별똥 별을 한없이 기다리던,
백설처럼 순수했던 시절은 나에게도 있었습니다.
그 끝을 알수 없는 설레임으로 꿈을 키워 가던 소년이
어느덧 세월이 흘러 머리에 희끗희끗 서리가 내린
중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밤하늘의 별을 쳐다본지가 언젠지
그 기억마저도 아득합니다.
그동안 머리위 하늘에 별이 있다는 것...
푸른 하늘에는 각양의 신비로운 형상을 한
흰 구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잊고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어젯밤 퇴근길에 불현듯 하늘이 생각이나
참으로 오랜만에 밤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도대체 별이 보이지 않습디다.
너무 많이 밝아져버린 도심의 불빛들이 밤하늘의 별을 가려 버렸는지
아니면 오염된 공해가 별을 가려 버렸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아주 소중하게 간직해 왔던
보물 한 가지를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이제껏 전쟁터 같은 세상 가시덤불 헤치듯 살아오면서
정작 잊고 산 것은 밤하늘의 별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산 것 같았습니다.
쉬는 날만 되면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하는 건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나를 위해 어떻게 여가를 보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습디다.
어딘지 모르게 대낮에 집에 있다는 것이
그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불편하고
남의 집에 온 사람처럼 쭈뼛거리다가
결국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일터에 나가 있어야
얼굴에 화색이 도는 그런 사람이 돼버렸습니다.
그렇게 산다고 해서
남들 안 먹는 밥 한 끼 더 먹어가며 산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살라고 누가 등 떠밀어 시킨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나도 모른 사이에 이 모양으로 변해 있습디다.
나도 한때는 누가 놀자, 하면 만사 제쳐놓고 그러자 했고
친구 다, 하면 사족을 못 쓰고 달려갔던 사람이였는데...
내 인생의 가을인 중년이 되어 어느 날 문득 내가 생각이 나
나를 찾아보니 이 모양으로 변해 있습니다.
첫댓글 현실에 만족하는 마음, 너무나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삶, 소신있고 떳떳하게 산다면 어떨까요 ? 남에게 불편이나 괴로움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누구나 중년, 노년은 정해진 길인데... 그 저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모두에게 권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