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문화산책, 커피畵를 만나다!
2023년 1월 5일 목요일
음력 壬寅年 섣달 열나흗날
한파경보는 오늘도 이어진다. 정말 지루하다 못해
지긋지긋하고 지겹기까지 하다. 영하 19도, 아마도
남녘의 고향 남해에서는 상상도 못할 추위일게다.
이런 기후와 환경에서 살다보니 어느새 2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산골살이에서 추위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눈이 더 겁난다.
소한(小寒)인 내일과 모레 또 눈이 내린다는데...
산골살이에서 가장 목마른 것이 있다면 문화생활이
아닌가 싶다. 도시와는 달리 많이 취약한 것이 바로
문화생활이다. 영화관람은 인근에 작은 극장이 있어
이따금씩 가곤 하지만 연극, 공연, 전시와 같은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것은 극히 드물어 아쉬움이 참 많다.
그랬는데 우연히 페친이신 김숙영 작가님께서 인근
진부에서 커피畵 전시회를 하신다는 소식을 접했다.
3년전 강릉 커피박물관에서 커피畵 전시회를 열어
다녀오면서 처음 접했던 그날 이후 아내도, 촌부도
커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었다.
3년만에 커피畵를 감상하게 되어 너무나 뜻깊었다.
요즘은 거의 장을 보러 나가는 것 외는 외출이 별로
없다. 집에만 있으려니 갑갑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그런데 아내가 보건소에도 가야하고 읍내에 다녀올
일이 있다고 하여 잘됐구나 했다. 기왕 나가는 김에
진부에 가서 아내가 좋아하는 해물짬뽕을 먹고오면
좋을 것 같았다. 진부에 나갔더니 문득 생각난 것이
김숙영 작가님께서 커피畵 전시회를 진부 월정사에
가는 길목 '그릇 굽는 집'이라는 카페에서 하신다는
것이 떠올랐다. 진부까지 나왔으니 관람을 하고가면
좋을 것 같았다. 전시 첫날이라서 작가님도 뵐 수가
있지않을까 싶었다. 아내가 그냥 가면 되겠냐면서
꽃집에서 꽃을 사가지고 하여 진부 읍내의 꽃집을
찾아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잠겨있어서
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시골에서 딱히 사갈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갈 수 밖에 없었다. 예의가
아니라서 작가님께 너무나 죄송했다.
전시 첫날이라 그림을 벽에 부착하느라 바쁘셨다.
페북에서 사진으로만 뵈었지만 한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반갑게 맞아주시며 커피와 대추차를 시켜
주셨다. 전시를 해놓은 커피畵를 감상하며 아내는
무척이나 감명이 깊다면서 흐뭇해 하는 것이었다.
차를 마시며 작가님과 커피畵에 대한 설명도 듣고
살아가는 이야기로 나눈 대화는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같은 평창에 살지만 미탄과 봉평은 아마도
족히 한 시간 거리는 되겠지만 같은 산골살이하는
것과 오래전 한지미술 강사 경력이 있는 아내와는
서로 미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만 같았다.
작가님은 처음 뵙는 분이지만 오랫동안 뵌 것처럼
느껴졌으며 아내 또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작가님과 나눈 대화의 시간은 웃음꽃이 피었으며,
너무나 멋진 커피畵 감상은 두고두고 기억이 날 것
같다. 모처럼 문화산책, 문화생활을 커피畵로 했다.
너무 멋진 커피畵 감상을 하게 됨은 물론이거니와
좋은 전시회에서 좋은 시간과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신 김숙영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거듭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커피畵 전시회에 많은 분이
감상하여 성황리에 진행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숙영ㆍ황경아 커피畵 앙상블
- 2023년 1월 4일 ~ 2월 6일
- 그릇 굽는 집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월정사 길목
첫댓글 촌부님의 문화생활의 한 단면을 보게 됩니다.
언제 어디에서 살아가도 부족함을 채워가시는 촌부님
언제나 풍성한 마음가짐과 삶의 이야기에 빠지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모처럼 즐긴 문화생활이었습니다.
생활의 활력이라 여겨집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하루를 보내셨네요
이 산골에서 누리는 맛과 멋이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행복해보여요.
엄청 행복했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