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던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학교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26일 군산상고 동문회(회장 고석정)에 따르면 60~80년대 고교야구의 맹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학교의 명칭을 시대 흐름에 맞게 바꿀 계획이다.
동문회는 최근 “대다수의 상고들이 정보화 시대에 맞게 명칭을 바꾸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내년 초 ‘상고’란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라며 “새 명칭을 공모해 연말까지 이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산상고가 이름을 바꾸면 전북도내 마지막 남자 상고의 명칭이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지게 된다.
1941년 군산시 문화동 터에 문을 연 군산상고는 지난 60∼80년대 국내 고교야구계를 풍미한 유명 선수를 대거 배출한 명문 학교이다.
80년대 프로야구 홈런왕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봉연 선수를 비롯해 현 프로야구 기아 감독 김성한, ‘슬러거’ 김준환, 도루왕 김일권, ‘싸움닭’ 조계현 등 그 숫자를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전국대회 우승 15차례, 준우승 20여 차례의 금자탑을 쌓은 군산상고는 이름을 바꾼 뒤 오는 2005년부터 인문계 고교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