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사로 당시 삼풍백화점 외식업에 종사하던 분이 기자에게 전한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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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쯤 식당직원한테서 전화가 와 백화점 5층 식당에 도착했다.
바닥이 튀어 올라있었고 천장도 약간 무너져 내렸다.
벽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냉면집과 우동집 비빔밥집도 마찬가지였다.
이어 오전 10시30분쯤 백화점 사장과 시설이사가 무너진 식당가를 둘러보며 "전문가가 와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며 그냥 나갔다.
낮 12시 쯤 냉면집은 바닥이 꺼져 테이블이 기울어졌고 우동집에서는 천장에서 물이 쏟아졌다.
이때 식사를 하고 있던 손님들이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며 밖으로 뛰쳐 나갔고 백화점 직원들이 올라와
바리케이드를 쳤다.
오후 1시쯤 백화점 시설부 박모상무가 올라와 대리석 바닥을 뜯어보며 "어 콘크리트안에 철근이 없네"라며
어이없어 한뒤 아무런 조치없이 그냥 나갔다.
백화점내 음식점 주인들과 대책을 논의하다 오후 5시쯤 인근'송죽'이라는 곳에서 주인과 식혜를 먹었다.
이때 직원들이 우동집과 비빔밥집 등을 제외하고 영업해도 좋다고 말했다.
오후 5시 40분쯤 이곳 저곳에서 "쿵" "쿵"하며 콘크리트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너지는 콘크리트 속에서 사람들이 이곳 저곳으로 떼밀리며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고 "살아야 겠다"는 일념으로
비상구를 향해 뛰었다.
"살려달라" "건물이 무너진다" "도망가라"는 고함이 들렸고 정신없이 비상구를 통해 달려 내려갔다.
나와 우리 직원들 보다 늦게 내려온 사람들은 철근에 끼이거나 뒤로 넘어져 피를 흘리며 쓰러지기도 했다.
비상구를 통해 지하 2층까지 내려오자 가스냄새가 진동했다.
아마 붕괴되면서 가스관이 깨져 가스가 샜을 것으로 추정됐다.
"라이터나 성냥을 켜지마라!" 누군가 고함을 쳤다.
붕괴되면서 생긴 지하실 구멍으로 햇볕이 들어왔다.
햇살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우리는 이 개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떠 올리고 싶지않은 '악몽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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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 '철근이 없네' .....
첫댓글 철근이 없네 하고 그냥 나갔다니 저게 무슨 ㅡㅡ
부실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