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영화에 빠져있다보니 조셉고든레빗이란 배우에 주목하고 있는 찰나
신작개봉을 어제 했더군요.
어제 코엑스에서 학회 보고 남는 시간에 봤습니다.
근데 참 묘한 영화에요..
제 입장에서는 분명히 아쉬운점이 꽤 있는데, 그럼에도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매력이라고 해야하나?
영화를 관통하는 컨셉은 시간여행인데
사실 이부분에 있어서 제가 아쉬워하는 부분이
세계관에 모순이 생긴것 같다는 것이죠.
저만의 착각일 수도 있으나 제가 생각하고 분석한대로 글 좀 풀어보겠습니다. ㅎㅎ
이전에 제가 본 시간여행 컨셉인 만화나 영화를 떠올려 보면
드래곤볼(트랭크스), 터미네이터, 해리포터(아즈카반의 죄수), 나비효과(조금 다른개념이긴한데..) 등이 떠오르네요.
(위의 작품들 관련해서도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위 영화나 만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여기서 먼저, 드래곤볼의 경우는 세상이 여러개가 존재하게 됩니다.
뭐냐면 트랭크스가 과거를 바꾼다고 해도 트랭크스의 미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즉, 다른 시점의 세계가 여러개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사실 이렇게 설정이 되어버리면 작가입장에서는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관객입장에서는 그닥 재밌는 컨셉은 아니죠.
(하지만 우리의 드래곤볼은 포커스가 전투이기에 그 컨셉이 그닥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ㅎㅎ)
두번째, 터미네이터의 경우는 영화내에서 명확하지는 않습니다만, 1편만 보았을때는 하나의 세계라는 설정이 가능했습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큰 요소로서는 미래에선 마이크로칩(1에서 아놀드횽의 것으로 이것이 스카이넷의 혁명의 시발점이죠)
그리고 존코너의 아버지로서 존코너보다 이후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이전에 존재하는 카일리스의 존재가 따로 존재하는 듯한
현재와 미래를 잇는 고리로서 하나의 세계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작은 연결고리지만 영화말미에 사라코너의
사진도 미약하나마 고리역할을 한다고 보이고요.(그런데 영화가 2편을 개봉하면서 이런 루프는 끊어져 버립니다. 이렇게 되어
버리면 또다시 세계는 여러가지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능... ㅎ 뭐 그래도 영화는 재밌었죠.)
세번째, 해리포터의 경우 하나의 세계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시간여행보다는 같은 시간에 두 번 존재할 수 있다고해야할
거 같네요..ㅎ 이 경우도 따로 존재하는 듯한 세계가 이어지는 고리가 있죠.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삼총사에게 주의를 주려고 돌을 던지는 장면,
과거시점의 해리와 시리우스 블랙이 미래의(?) 해리에게 도움을 받게되는 장면등이죠.
그런데 사실 이 경우도 모순이 생길 수 있는데, 과거의 존재들이 미래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그것을 똑같이 미래에 행하지 않을 선택권이 생길수 있을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헤르미온느가 원래시점의 해리가
지금의 해리를 만나선 안된다며 막아서서 그런 장면자체가 안나오더군요. 제가 해리포터 책은 안봐서 몰겠는데,
둘이 만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확실히는 모르나 아마 설정은 파괴되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로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경우도 딜레마가 하나 있는데 미래를 알게 된 존 앤더튼이 살인을 하느냐 안하느냐는 것이죠.
근데 엄밀히 말하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과거-미래의 연결이 아니라 앞으로의 예측이기에 수시로 미래가 바뀔 수 있고
그렇기에 예언자가 '당신은 아직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네번째, 나비효과의 경우 미래, 과거의 연결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자신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방식이죠.
이 영화가 흥행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재밌게 봤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저는 설정의 모순을 느꼈는데요.
루퍼에서 느낀 모순이 이와 상당히 유사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분명히 영화에서는 하나의 세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미래의 나'가 과거로 들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기억'이 '과거의 나'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애시당초 하나의 세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게다가 어릴 때 주인공 에반이 기억이 끊기며 미래의 기억이 들어오는 지점, 그 부분이 두 시점(두 세계)을 연결하는 고리가 되죠.
그런데 여기서 모순은 에반이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미래의 나에게도 변화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이 영화를 관통하는 컨셉이면서 재미지만, 동시에 설정의 약점, 모순이라고 보입니다.
변화가 생기는 시점에서 이미 세계는 여러가지로 갈라져 버립니다.
에반의 미래는 에반의 과거에서 비롯됩니다.(이게 나비효과의 핵심이기도 하죠)
그런데 에반이 과거를 조금 바꿈으로서 미래에 변화가 생기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뭐냐?
에반의 경우는 과거의 행동도 미래에서 비롯되버리는 거죠.(블랙아웃되는 지점말이죠)
그럼 두 시점이 서로가 원인이자 결과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따라서 원인을 바꾸면 결과가 바뀌지만
그 결과도 원인의 원인이 되기에 성립이 되지 않는거죠. 따라서 이렇게 되면 여러가지 세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나비효과는 감독판이 리얼이라고 생각하는게..
미래의 기억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존재인 에반이 존재조차 못하는 상황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계의 존재는 모순에 봉착하지 않아도 되니 설정에 딱딱 맞아들어가는 거죠.
루퍼의 경우도 비슷한 모순에 빠집니다.
루퍼에서는 현재와 미래를 잇는 고리가 미래에서 온 자기자신을 살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것이 미래의 나가 다른 선택을 함으로서 바뀌어 버립니다.
영화에서 미래의 조는 이미 30년 전에 그 보다 더 미래의 조를 죽였습니다. 하나의 세계라면 미래의 조는
현재의 조에게 자신이 30년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시각에 똑같은 방식으로 죽었어야햇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그럼 이 시점에서 영화에서 세계는 여러가지로 갈라지게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영화 중간중간에 현재의 조가 다칠 때, 어떤 사건을 겪을 때 미래의 조는 그 흔적을 가지게 되고
이전의 자기 기억이 변해가게 됩니다. 나비효과의 설정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나비효과의 설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를 전제한 설정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또한 모순이 생겨버립니다.
영화의 설정 그 자체는 나름 신선하고 재밌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설정의 모순이 계속 아쉽더라구요. ㅎㅎ
뭐 그렇지만, 영화 그 자체로서의 재미는 꽤 괜찮지 않았나 싶어요. 어제 봤는데 오늘까지 이렇게 생각나게 한 것도
어떤면에서는 이 영화가 줬던 또다른 재미 아니었겠습니까?ㅎㅎㅎ
또한 영화가 단순 오락영화일 뿐 아니라 어떤 메세지들을 던지는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어떤 블로거가 분석해 놓은 글이 있던데, 아마 그 글이 매우 잘 해석하지 않았나 싶어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ㅎㅎ)
미래의 나는 과거-현재를 관통한다는 점..
그리고 아무런 죄의식, 책임감 없이 행동하던 '현재'
지금 나만 잘되면 되지 하는 '현재'
그 '현재'가 결국 죽이는 것이'미래'인듯 보인다고 했는데..
매우 공감갑니다.
여하간에 간만에 또 생각많이 하게되는 영화를 봤네요.(제가 쓸데없이 생각을 크게한건지는 몰라도)
앞에서 아쉬움이 많다며 디스하는 듯 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보기에는 손색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ㅎ
첫댓글 터미네이터가 타임 패러독스가 있죠....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의 부품이 미래의 스카이넷,터미네이터를 만들 단서가 되고,그게 미래의 터미네이터를 만들고...원천 기술이라는게 없이 돌고 도는...
아 그런 모순도 있네요ㅎㅎ 시작점이 있어야할것이 시작점이 없어지는 근데 따지고보니까 마이크로칩으로인한 설정도 2에 나왔군여 제가착각했습니ㄷ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