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520만명에 틱톡과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각각 720만명, 170만명이었던 파충류 인플루언서이자 전문가 브라이언 바치크가 55세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2월 췌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고 알리며 투병 의지를 밝혔는데 끝내 스러졌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뱀 3만 마리 이상을 모은 세계 최대의 컬렉션을 자랑했다. 지난 2021년 7월 머리가 둘 달린 뱀이 쥐 두 마리를 동시에 잡아 먹는 동영상이 국내에서도 제법 눈길을 붙들었는데 유명 아이스크림 회사 벤앤제리스를 본떠 벤앤제리라 이름 붙인 이가 바로 바치크였다. 이 기이한 뱀을 소장한 곳이 미국 미시간주 우티카에 있는 인터랙티브 파충류 전문 동물원 '더 렙타리움'이었는데 바치크가 설립한 것이었다.
고인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15일 올라온 성명은 "바치크 가족과 더 렙타리움의 전체 팀을 대신해 깊은 슬픔과 함께 사랑하는 브라이언 바치크의 사망을 발표한다"면서 "파충류와 야생 동물에 대한 브라이언의 열렬한 열정과 교육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감동시켰다. 우리는 브라이언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브라이언의 삶에 영향을 미친 모든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호스피스 돌봄에 들어간다며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This Is Goodbye…'라는 제목의 16분짜리 작별 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영상에서 "놀라운 여정이었고 제 인생을 바꾼 여정이었다. 내 가족,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고통이 엄청났고, 아팠다. 나는 준비됐다. 힘든 한 해였다"고 울먹였다. 사실 이 영상은 지난해 4월 췌장암이 4기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알릴 때 공개했던 것이었다.
고인의 목숨을 앗아간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5%로, 암 발생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로 통한다. 췌장이 위나 비장 뒤에 위치해 있어 촬영 검사로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대부분 상당히 진전된 뒤에 진단이 내려져 치유하기 어렵다. 흔한 증상으로 복통과 체중 감소, 황달, 당뇨 등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암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췌장암으로 인해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다. 당뇨를 5년 이상 앓고 있는 사람과 가족력이 없는데도 갑작스럽게 당뇨 진단을 받은 사람은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흡연도 췌장암의 주요 발병 원인 중 하나다. 췌장암의 3분의 1가량이 흡연 때문에 발생하며, 흡연을 하면 췌장암의 상대 위험도가 최대 다섯 배로 치솟는다. 담배를 끊어도 10년 이상 지나야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던 사람만큼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이 두렵다면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