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알제의 여인들’ 1968억에 팔려…경매 사상 최고가
한겨레 기사 입력 : 2015.05.12. 오전 10:35, 수정 2015.05.12. 오후 2:05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 11일 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전세계 미술품 경매 역대 최고가에 낙찰됐다.
'알제의 여인들'은 이날 경매에서 1억7천936만5천 달러(한화 1천968억 1천721만원)에 낙찰돼 기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가격은 경매사에 주는 수수료 약 12% 를 포함한 가격이다.
기존 최고가는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Three Studies of Lucian Freud)가 2013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기록한 1억4천240만달러(1천562억 5천552만원·수수료 포함)였다.
1955년 작품인 '알제의 여인들'은 피카소가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동명 작품을 재해석해 그린 15개 연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외젠 들라크루아 [알제의 여인들]
미국 개인수집가가 소장하고 있었으나 이후 여러 주요 미술관에 전시됐고 가장 최근에는 런던 테이트브리튼에서 2012년 전시됐다.
이 작품은 피카소 작품 가운데 기존 경매 최고가인 2010년 5월 크리스티 낙찰 작품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이 갖고 있던 1억650만 달러(약 1천167억원) 낙찰기록도 갈아치웠다.
경매 전 추정가는 1억4천만달러(약 1천536억원)였으나 경매 시작 후 11분간의 치열한 전화 경합 끝에 추정가를 뛰어넘는 금액에 낙찰됐다. 낙찰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
피카소 '알제의 여인들' 낙찰자는 카타르 전 총리
서울|정유진 특파원
2015. 5. 22. 20:50
사상 최고가에 낙찰된 피카소 작품의 구매자는 카타르 왕족인 전직 총리로 밝혀졌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은 지난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936만5000달러(약 1956억원)에 거래되며 세계 미술품 공식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외신들은 미술계 소식통을 인용해 낙찰자가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타니 전 카타르 총리라고 전했다. 그는 크리스티의 현대미술 담당 국제부문 수석을 통해 전화로 경매에 참여, 예상가 1억4000만 달러를 훌쩍 넘는 1억80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 '알제의 여인들'을 손에 넣었다.
'알제의 여인들'은 벌거벗은 여인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입체파 화법으로 묘사하고 있어 이슬람교 국가인 카타르에서 공개 전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카타르로 옮겨지는 대신 하마드 전 총리가 소유한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의 아파트에 걸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하마드 전 총리는 외무부 장관 등을 거쳐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 대표도 지냈다. 2013년 퇴위한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전 국왕의 측근으로,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출을 바탕으로 카타르를 중동 맹주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타르 왕가가 고가의 현대 미술품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타르 왕가는 지난 2월에도 폴 고갱의 작품 '언제 결혼하니?'를 개인 소장자로부터 약 3억달러(약 3272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카타르 왕가는 공식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알제의 여인들'과 개인거래 최고가를 기록한 '언제 결혼하니?'를 모두 소장한 주인공이 됐다.
폴 고갱의 작품 '언제 결혼하니'
서울|정유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