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능력에서라면 우리 강아지 시츄를 따라갈 자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난 지 한달 남짓한 걸 교회 전도사가 주어서 데려왔을 때에 먹거리 몇 개를 주면서 가르쳤더니 "손"하면 양 앞발을 번갈아 내밀고, "악수"하면 오른쪽 앞말을 들어서 내밉니다.
먹을 것을 달라고 할 때에는 엉덩이로 앉게 했더니 때마다 와서 엉덩이로 앉습니다.
지금 집으로 이사오기 전에 아파트5층에 살 때에는 배변판에 용변을 보게 했는데, 지금 집으로 이사오던 날, 밖에 데리고 나가서 용변을 보게 했더니 지금까지 집에서는 절대로(일년에 한 번 정도, 정 급할 때를 제외하고는) 용변을 보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급할 때에는 앞에 와서 엉덩이 쪽으로 머리를 돌려서 나가자는 표시를 합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만큼의 학습능력도 없는 자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버스를 타면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라고 방송을 했었는데, 태그가 뭐냐는 지청구에 슬그머니 그 방송이 사라지고 접촉하라든지 대라든지 하더니 태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하차태그를 하십시요, 미태그시 어쩌구저쩌구..."
게다가 한 술 더 뜨는 것은 "버스가 출발할 때 무리하게 뛰어서 타지 말라"는 방송입니다.
도대체 버스가 출발할 때 무리하게 뛰어서 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뭐 할 일이 없을까 해서 지하철 문이 닫힐 때 무리하게 타는 것이 생각나서 만든 말인지는 몰라도 버스는 그렇게 탈 수가 없습니다. 버스를 타보지 않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니....
지하철은 전기로 간다는 우스개의 대상인 "기름역"에서 나와서 우이동쪽으로 올라가는 길 양편에 소위 유해업소라는 '찻집'들이 즐비합니다. 그런데 양쪽 길이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왼쪽 길에는 없는 "유해업소 단속"이라는 현수막들이 오른쪽 길에만 한 두집 건너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왼쪽길은 성북구, 오른쪽 길은 강북구라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김강자라는 사람이 종암경찰서장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했던 일이 미아리택사스를 없애는 일이었습니다. 한 동안 택사스를 없앤다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여성이 서장을 그만 두고 10년은 지났을 때에 언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자신이 미아리 택사스를 없애겠다고 했던 것은 실패였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안 되어서 실패가 아니라 그런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부터가 실패였다는 겁니다. 풍선효과(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그곳은 바람이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바람은 풍선의 다른 쪽으로 가기 때문에 풍선 안의 공기의 총량은 변화가 없다는 이론- 다 아는 것일 텐데 한 번 젠 체 했습니다)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성북구쪽의 찻집들 앞에는 현수막이 없고 그런 직접 경험이 없는 길 하나 건너의 강북구쪽에는 그런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겁니다.
우리 강아지 시츄만큼의 학습능력만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