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날씨가 오락가락하더니 오늘은 반짝 해가나고 내일부터는 약 한 주간 가을장마가 온단다
서둘러 배낭을 챙겨 며칠전 무학산 학봉 산행 때 남겨두었던 무학의 오른쪽 날개인 대곡산을 찍고
내친김에 용마산(지금의 산호공원)까지 답사를 해 보기로 한다
마산남부터미널에서 262번 버스를 타고 만날고개입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만날고개는 길을 건너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10:46 출발
입구의 상가를 벗어나 만날공원으로 접어들 무렵
공원 초입의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는데
수령 약350년 된 푸조나무다
느릅나무과의 낙엽 활엽 교목인 푸조나무는 팽나무와 비슷하여
지역에 따라서는 개팽나무 또는 검팽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부산 수영사적공원에는 수령 약550년이된 푸조나무 거목이 있다
독특한 형태의 화장실
야외공연장도 있고
무학산둘레길 이정표 / 무학산둘레길도 한 번 걸어볼만 하겠다
고개 한켠에는 만날고개 유래비가 있는데
찬찬이 읽어보면, 고개를 가운데에 두고 떨어져 살던 모녀가 눈물의 상봉을 하였다는 이야기 ~
모녀상과 .....
만날고개의 스토리텔링도 전개된다
만날고개 유래비 옆으로 대곡산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목이 있지만
만날고개 꼭대기에서도 등산로가 있지않을까 싶어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한다
편백숲산림욕장을 지나
드디어 만날재 고개마루까지 올라왔다
고개마루에는 차단봉으로 차량통행을 막고있고, 고개마루 너머 오른쪽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11:07 본격적인 산행 시작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곧 만날고개 유래비 옆에서 오르는 산길과 합류하고
제법 비탈진 오름길을 쉬엄쉬엄 오른다
무덤이 있는 곳에서 길은 잠시 유순해지더니
11:33 벤치 쉼터
이곳 벤치쉼터까지는 또다시 만만치않은 오르막이 나오고
기온은 높지 않은데도 어제 비가 온 탓인지 습도가 높아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먼저 와 쉬고있던 산객이 '깔딱고개' 오르느라 수고했다며 쉬고 가라고 말을 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한다
제법 운치있는 소나무를 지나면
곧바로 대곡산 정상이 나온다
11:46 대곡산(大谷山) 정상 / 만날재에서 39분 소요
정상석이 예전에는 조그만 대리석이었는데 멋진 정상석으로 바뀌어 있다
<참고사진> 2009년 8월 23일 낙남정맥 때의 대곡산 정상석
정상에는 삼각점이 두 개나 있고
진행방향 조금 옆에는 멋진 전망대도 있다
11:56 대곡산 정상에서 7~8분 정도 가면 신월산 갈림길이 나오고
신월산을 향해 오른쪽 내리막으로 간다
갈림길의 119 표지목
대곡산과 신월산의 고도차이가 약170m 정도라 내리막길을 한참이나 가는데
초반엔 길이 조금 험한듯 하더니 어느정도 내려오면 길은 편안해지고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사람이 산에 들어가면 신선이 된다는데, 그래서 사람 인人자와 뫼 산山자를 합해서 ‘선仙’이란 글자가 되었고
사람 인人에 나무 목木을 더하면 쉴 휴休자 된다
山은 우리들의 쉴 곳이고, 그 쉼은 도인의 경지에 이르럼이다는 말을 있더라~
신월산에는 정상석이 없다고 하니 혹시나 정상을 그냥 지나쳐버릴까 싶어
조그만 언덕배기마다 나무가지를 유심히 살피면서 가는데
이곳은 아니고 .....
12:11 이곳이 신월산(新月山) 정상이었다 / 만날재에서 1시간 4분
정상석 대신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시그널
작가 김난도에 의하면
우리가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즐거움과 쾌감을 결정하는 분비물인 '도파민'이 있지만
우리가 꾸준히 행복하려면 '도파민'만으로는 부족하며 '세로토닌'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더 많이 성취하고 더 많은 물질을 갖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데
이 '세로토닌'은 마음이 편안할 때, 명상을 할 때,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뿐만 아니라
햇볕을 쬘 때나 숲속을 걸을 때에도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는 것이다
감사없는 성취는 고단하고, 성취없는 감사는 무력하기 때문에
사람이 행복하려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2:22 사거리 갈림길 도착 / 무학산 둘레길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벤치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잠시 발품을 쉬었다가 일어선다
도중에 만나는 소로는 무시하고 계속 직진하여 진행을 하면
5층 석탑이 나오는데 이제 지도상의 해은사가 지척인 모양이다
울창한 동백숲 터널을 통과하면
이윽고 해은사가 나온다
12:54 해은사
해은사를 나와 절 앞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곧 조망이 터이며
13:01 도로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 / 총산행시간 : 2시간 15분
산행을 마친 해은사 입구 조금 옆에는 관음사가 보이고
길을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262번 버스를 타고 '용마산'을 답사하기 위해 시내로 들어간다
첫댓글 무학산 오른쪽 날개 대곡산을 올랐구나.
하나의 산을 섭렵하는 집념이 대단하다.
그러면 부산집에 갔다가 다시 왔겠구나.
만날고개의 전설.
아내가 覲親가는 날, 산마루에서 아내를 기다리던 남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自盡하고 만 그 안타까운 일,
그런 당당한 자의식을 가졌기에
그 아버지가 갑천골에서 천석군을 하였다고 여겨진다.
비록 그의 죽음이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그렇게 하였으리라.
당신 곁을 비워줄테니 좋은 사람을 만나라는.
시대가 고려시대이니 능력있는 여자가
再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리라고 짐작된다.
마산에서 학교를 다닌 아내에게
만날고개를 아느냐고 물어 보았다.
아내가 들은 적은 있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서 반색을 하였다.
그 푸조나무,
담양에 가면 유명한 푸조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군락이 올해 봄가뭄이 심하여
새잎이 돋아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도파민, 세로토닌 이야기
잘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