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과학대 조선학과, 외국인 유학생 위해 10년만에 부활
[제조업 인력난]
정원 50명 모두 채워 내달 첫 수업
현대삼호重과 실습 협약도 맺어
졸업생엔 실무능력검증 면제 혜택
“10년 전 조선 불황기에 국내 수강생이 급감하면서 조선학과가 폐지됐죠. 그런데 다음 달부터 조선업에 종사할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조선학과를 부활시켜 첫 수업에 들어갑니다.”
최정석 목포과학대 기획산학처장(교수)은 요즘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조선학과 수업 준비에 한창이라고 했다. 모집 인원 50명은 모두 채워졌다. 목포과학대는 이들의 실습 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 현대삼호중공업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목포과학대는 올해부터 신입생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내년 상반기(1∼6월)에 현장 실습을 진행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이 과정을 졸업한 유학생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내 유학생 E-7-3 비자발급요건 완화 정책에 따라 실무능력검증을 면제받는 혜택을 안게 된다. 유학 기간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습득할 수 있어 조선업계 또한 이들 유학생 인력 유치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최 처장은 조선학과 폐지 당시 상황에 대해 “불황기에 인력을 감축해가는 조선업의 현실에 실망하며 학생들이 모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처장은 “국내 학생들을 모집할 수 없어 학과를 폐지했는데 지금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을 위한 강의가 마련된 것”이라며 “누군가는 외국 인력으로 공백을 메우는 게 임기응변에 불과하다고 볼지 모르지만 존폐 기로에 선 조선업과 관련 학계로선 수주 물꼬가 트인 지금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업 협력사들이 모여 있는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서도 수년간 침체돼 있던 상권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상가 업주들은 “과거 호황기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람도 늘고 소비력도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년 전만 해도 공실이었던 상가 건물은 지금 거의 다 채워지고 있다는 게 이곳 주민들의 전언이다. 8년 전부터 이곳에서 할인마트를 운영하는 정지훈 씨(55)는 “하루에 마트를 찾는 손님이 400∼500명 정도인데 이 중의 80%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25년 일하다가 5년 전부터 대불산단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곽모 씨(63)는 “과거에는 가족 단위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인력이 많아 주변 부동산 경기도 급증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렇진 않다”면서도 “그래도 역대급 수주 성적이 나온 만큼 사람이 늘면 아무래도 여러 호재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