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 사진은 그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31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다.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진 지 이미 여러날이다. 야권의 질의와 추궁은, 특별감찰반을 직계 조직으로 지휘하던 조국 수석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조 수석은 과연 민정수석실 발(發) 이슈들에 대해, 국회에서 실체 있는 답변을 내놓을까.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 의원들의 예고된 추궁에도 불구하고, 민정수석이란 자리는 말을 아낄 수 밖에 없는 자리다. 그런데 조 수석의 경우, 다른 이유가 가세한다. 아낄 말 자체가 많지 않을 것이란 얘기들이 나온다.
말하자면, 그가 민정수석실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수사관은 지난 28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조 수석의 '실무에 대한 감각'을 평가절하했다. 김 수사관은 조 수석을 두고 "실무를 안 해본 사람이어서 (사찰이)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두언 전 의원, TV시사 프로그램서 "조국은 무능"조 수석의 업무 능력, 업무 파악에 대한 폄하는 김 수사관의 발언이 처음도 아니다. 이달 초, 정두언 전 의원도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정 전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은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직설적으로, 조 수석을 향해 "무능하기 때문"이란 이유를 달았다. 정 전 의원은 "조국 수석은 제가 볼 때는 일을 할 줄 모른다"고도 했다.
"불법을 합법으로 가장... 지난 정부보다 위선적"김 전 수사관은 조국 수석의 '떨어지는 실무'를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도 비난했다. 김 전 수사관은 사찰과 관련 "특감반원이 아닌 '청와대 행정요원'임을 강조하며 정당성을 부여한다"며 "불법을 합법으로 가장한다는 점에서 지난 정부보다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논란에 대해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행정요원 자격으로 업무를 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태우 수사관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하에서도 특감반이 일해왔지만, 현 정부의 민간인동향 파악이 더욱 심하다"고도 했다. 그는 "2012년 3월 쯤에 특감반에 비공식 파견을 갔을 때는 민간인 사찰이 전혀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총리실 민간인 사찰 논란이 벌어진 상황이라 사찰이 불가능했다는 취지다.
한편 이날 김태우 수사관은 언론과 인터뷰 도중 검찰로부터 자신의 직위 해제 사실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징계인 '해임'을 요구했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8일 검찰에서 특별감찰반으로 파견돼 일하던 김태우 수사관에 원대복귀를 지시했다. 김태우 수사관이 지난달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경찰이 수사 중인 '공무원 뇌물 사건'에 대한 진척 상황을 물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날인 29일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 건의해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 직원을 모두 교체키로 결정했다. 김태우 수사관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여권 중진 인사 관련 보고를 청와대에서 불편해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우 수사관은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전직 의원이었던 이강래 한국 도로공사 사장이 휴게소 카페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제창 전 의원이 운영하는 커피 기계가 납품될 수 있도록 밀어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