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받은 수세미를 친구에게 건냈다.
신정연휴 마지막날 친구 집 근처 백화점 중앙 광장에서 만났다.
백화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정신이 없었다.
베레모를 쓴 나를 친구가 알아봐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친구 손에는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아무 말없이 쑥 내밀어 엉겁결에 받고서야 이게 뭐냐고 물었다.
"비누야."
딸이 수제 비누를 만든다는 말을 들어 알고 있었다.
또 다른 손에 들었던 걸 내밀었다.
"수세미 걸이야."
이 친구는 눈썰미 좋아 어디서 이런 앙증맞은 물건을 사와서는 친구들에게 잘 나누어 주었다.
나는 수세미가 든 쇼핑백을 친구에게 주었다.
"아이고 예뻐라."
환하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빨간색 봉투를 내민다.
쑥스럽지만 받았다.
"1월 중에 우리 한 번 만나자."
이 친구와는 대학 동창으로 동창회에서 매달 만났었는데 2년 전부터는 건강이 안 좋아 만나지 못 했다.
푸석푸석한 얼굴이 현재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었다.
비누는 향도 은은하고 예술 감각으로 만든 아주 예쁜 작품이었다.
장미꽃이 양각된 하얀색 비누는 쓰기 아까울 정도다.
수세미 걸이는 실리콘 재질이라 말랑말랑하고 물 빠짐이 되도록 구멍이 뚫려있다.
단추형 걸이라 어디든지 걸어 쓰도록 되어있다.
친구야 고마워,
만나서 그동안 쌓인 회포 풀어보자.
첫댓글 이 친구는 메너랑 센스가 뛰어 난 기분 좋은 친구구나....나도 기분이 좋아지네 ...
마음 씀씀이가 넉넉한 친구입니다.
와! 이렇게 직접 만든걸로 주고 받으니,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열정으로 생각되어 저도 괜히 up되는 기분이구요. 백화점에서 oo7작전 하듯이 서로 교환하는 그림 그려집니다.
너무 보기 좋네요.
친구라고 다 좋기만 하진 않지요.
이 친구는 다들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