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소설가협회(회장 김도운) 작품집 16호 [꽃넋] 발간
한밭소설가협회(회장 김도운)에서 2023년 한밭소설 제16호 [꽃넋]을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김도운 김용재 김우영 김권호 김하겸 배정기 옹소림 이미숙 임승수 한진호 작가의 신작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2023년 8월 22일 18:30, 고려회관에서 발간기념회가 있었습니다. 김도운 회장의 인사말씀에 이어 문학사랑협의회 리헌석 이사장의 축사, 한밭소설가협회 배정기 2대 회장의 격려사, 그리고 임승수 작가, 오소림 작가, 이미숙 작가의 소감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래 사진 - 김도운 회장의 인사말씀)
참고로 김도운 회장의 발간사를 소개합니다.
창작은 인내와 고통을 수반한다. 쉽게 이루어지는 창작은 없다. 쉽고 간편한 창작이 있다면 그건 진정한 창작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의 팽배 이후 세상의 모든 가치 척도는 돈이다. 무슨 물건이든, 어떤 일이든 그 가치를 돈으로 매겨 돈 되는 일이면 관심을 두지만, 돈 안 되는 일에는 당최 관심이 없다. 금전가치 없는 일에 매달려 매진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당하는 세상이다. 돈도 안 되는 일에 뭣 하러 매달리느냐고 조롱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순수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예술 분야에 정진하는 이들이 대개 그러하다고 보면 된다. 예술은 아름답고 숭고한 일이지만,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괄시받는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그 어려운 창작의 과정에 동참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다. 세상이 뭐라 하든 꿋꿋하게 창작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 있으니, 문학도 예술도 살아남아 세상을 밝게 비친다.
그래서 ‘한밭소설가협회’에 참여하여 꾸준히 소설을 창작해 내는 작가들은 등불 같은 존재이다. 그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세상을 밝혀야 한다는 일념으로 묵묵히 창작에 몰두한다. 등불을 꺼뜨리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그런 생각이 이어져 ‘한밭소설’이 제16호를 편찬해 내기에 이르렀다. 대전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소설집을 16호까지 펴낸 단체는 ‘한밭소설가협회’가 유일하다.
소설은 적지 않은 분량의 원고를 써야 한다. 지구력이 없고, 구성 능력이 없으면 한 편의 소설을 창작해 내지 못한다. 그래서 시나 수필을 창작하는 이들은 소설 창작자에게 대단하다고 한다. 분량에 기가 질려 그러는 거다. 어떻게 그 많은 원고를 쓰는지 신기하다고 한다. 더욱이 이야기의 중심을 잃지 않고 꼿꼿하게 몰고 나가는 게 놀랍다고 한다. 대화와 심리 묘사를 통해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부각하는 것도 신기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시와 수필에 없고 소설에만 있는 묘한 매력이 바로 그 점이다.
소설은 시대와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 모두를 소화하는 게 소설이다. 그래서 소설가의 머릿속에는 우주가 담겨있고, 삼라만상이 들어있다. 소설가는 누군가를 탄생시켜 무한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고, 가련하고 원통하게 목숨을 내려놓게도 한다. 그러면서 세상을 울렸다, 웃겼다 한다. 소설가는 그 재미를 알기에 창작이 고통이라 하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윤회하며 머문다.
그러니 팔자라고 하는 거다. 팔자는 못 속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보상 없는 고통을 달게 이겨내는 것을 팔자라는 말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팔자라고는 하지만 뜻은 숭고하다. 창작은 나를 위한 일이라기보다는 불특정 타인을 위한 일이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희망을 품길 바라는 마음, 묵은 상처를 치유하기 원하는 마음이 창작을 이끌기 때문이다. 나보다 가혹한 삶의 무게를 지고 가는 이들을 소설 속에서 만나며 세상 살아가는 용기를 얻는다. 그것은 세상을 치유하는 일이다.
작품을 제출해 16호를 탄생하게 해주신 김용재, 김우영, 김권호, 김하겸, 배정기, 오소림, 이미숙, 임승수, 한진호 등 모든 회원 소설가분께 엎드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꺼지지 않는 이들의 창작열은 대전 문학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의 열정은 대전 문단의 창작 아궁이 ‘오늘의 문학사’와 결합해 결실을 잉태한다. 편찬에 애써주신 오늘의 문학사에 감사드리며, 대전시와 대전시문화재단의 후원에도 갈채를 보낸다.
2023년 초여름 한밭소설가협회장 김 도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