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가을 풀과 겨울 매미(秋草冬蟬): 청주집(淸珠集)
그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살펴보기만 하라.
추위와 더위가 교차하는 세월이 사람을 재촉하는 것이
흐르는 강물이나 번쩍이는 번개랑 뭐가 다른가?
고개 돌리면 사오십 년 전 사람들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 당시야 괴로움과 즐거움을 그 누군들 집착하고 미혹하지 않았으랴?
하나 가을철 풀처럼 겨울철 매미처럼45) 형체도 울음소리도 모두 변하고 마니,
한번 이별하고 나면 그 모습을 다시는 찾을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훗날에 지금을 돌아보면 옛날을 서글퍼하는 지금과 같을 것이건만
어리석은 자들은 소홀히 하고,
아는 자들도 뒤로 미루기만 하는구나.
그렇게 정신없이 여기저기 분주히 뛰어다니지만
도대체 뭐가 실제로 남아 있는가?
다급한 일이 있다면 성명性命을 온전히 보존하는 한 길뿐이니,
극락으로 올라갈 수 있어 헛되지 않으리라.
이 몸은 바람 앞의 촛불일 뿐이다.
옛 가르침에 “오늘이 이미 지나갔으니 목숨도 따라 줄었네.”46)라고 하였고,
또 “오늘을 또 이렇게 헛되이 보냈으니 내일은 어떨지 모르겠네.”47)라고 하였다.
뼈에 사무치도록 간절한 이런 말씀을 듣고도
심장이 떨리거나 털이 곤두서지 않을 수 있고,
아무런 이익도 없는 헛된 일들에 연연하며 유한한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 있을까?
옛일을 생각해 보고 훗날을 미루어 보니,
탄식할 만하고 불쌍히 여길 만하구나.48)
45)
가을철 풀처럼 겨울철 매미처럼 : 생명력을 잃은 상태, 곧 죽음을 뜻한다.
『梁書』 권50에 수록된 양나라 유준劉峻의 「自序」
마지막에 “나의 자취 적막하여 세상 사람 나를 모르니,
내 혼백 떠나가면 가을 풀과 같아지리.(余聲塵寂漠, 世不吾知, 魂魄一去, 將同秋草.)”라는 구절이 있다.
46)
오늘이 이미~따라 줄었네 : 『法句經』 상권 「無常品」(T4, 559a)에
“오늘도 이미 지나갔으니, 목숨도 따라 줄었네.
작은 웅덩이 속 물고기 신세, 여기에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
(是日已過, 命則隨減. 如少水魚, 斯有何樂?)”라는 구절이 있다.
47)
오늘을 또~어떨지 모르겠네 : 『禪關策進』 「第2 諸祖苦功節略」 ‘晚必涕泣’(T48, 1105b)에
“이암伊菴 권權 선사는 아주 절박하게 공부하면서도
저녁이면 꼭 눈물을 흘리며 ‘오늘을 또 이렇게 헛되이 보냈으니,
내일 공부는 어떨지 모르겠구나.’라고 하였다.
(伊菴權禪師, 用功甚銳, 至晚必流涕曰, 今日又只恁麼空過, 未知來日工夫如何.)”라는 기록이 나온다.
48)
그저 눈앞에서~여길 만하구나 : 청나라 주극복이 편찬한
『淨土晨鍾』 권9 「第9 了俗」 ‘了浮生之妄’(X62, 80b)에서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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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